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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낙청연은 지지 않겠다는 듯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처럼 비천한 여인은 왕야께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저를 내쫓지 않는 것입니까?”

“너!”

부진환은 진노했고 눈빛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낙청연은 부진환이 이토록 화를 내는 것이 전혀 놀랍지 않았다.

섭정왕비, 얼마나 존귀한 신분인가?

그런데 섭정왕비가 청루 같은 곳을 드나들면서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며 스스로 신분을 낮췄다.

그녀는 자신이 청루에서 춤을 추는 것을 들킨다면 아주 엄중한 죄가 될 것이라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린부설에게서 어머니의 실마리를 알아내려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부진환에게 들킬 줄은 몰랐다.

“왕야, 난처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절 내쫓으시고 낙월영과 혼인을 올리신다면 왕야의 장인어른은 여전히 낙해평이지요. 그러니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낙청연의 평온한 어조에서는 뼈에 사무치는 한기가 느껴졌다.

“어차피 저는 계속 춤을 출 것입니다. 왕야께서 이 사실을 알리신다면 본인 체면도 고려하셔야겠지요.”

그녀는 더없이 차분한 눈빛으로 부진환을 바라보며 위협적인 어조로 말했다.

부진환 역시 그 점을 알아차렸고 더욱더 분노했다.

날 위협하다니?

낙청연은 이것을 빌미로 그녀의 비밀을 지키라고 부진환을 위협하고 있었다.

“낙청연, 너 참 대단하구나!”

부진환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억세게 잡으면서 고개 숙여 그녀를 보며 호된 목소리로 말했다.

“사내들한테 춤을 선보이는 것을 좋아한다고? 그럼 널 류 대인의 저택으로 보내주마. 거기서 마음껏 추거라!”

차가운 말과 함께 부진환은 그녀의 손목을 힘껏 뿌리치고는 소맷자락을 펄럭이며 자리를 떴다.

류 대인이 그녀에게 어떤 마음을 품었는지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를 류 대인에게 보내겠다니,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인가?

낙청연은 자신이 그의 악랄함을 얕봤음을 인정했다.

잠시 뒤 송천초가 다급히 뛰어나왔다.

“무슨 일입니까? 조금 전 왕야가 마당에서 나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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