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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낙청연은 고약을 만들어 발라 가려움증을 완화했다.

갑자기 정원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낙청연은 깜짝 놀라 옷을 바로 입었다.

지초는 문을 열더니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왕야!”

이 소리를 들은 낙청연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문을 등지고 앉은 사이 무거운 발걸음 소리와 함께 술 냄새가 풍겨들어왔다.

“상처는 좀 나았느냐?” 등 뒤에서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낙청연은 그 말투에 관심이 담겨 있다고 느꼈다.

“지금 제 상처를 걱정하시는 겁니까? 왕야께서 시비만 걸지 않으시면 자연스레 낫습니다.”

낙청연은 불쾌한 어투로 답했다.

부진환은 이마를 찌푸렸다.

항상 말에 뼈가 있는 걸 알면서 왜 또 찾으러 온 건지!

하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오해였고, 낙해평을 치료하라고 협박까지 했으니 말에 뼈가 있는 것도 당연하다.

이렇게 생각한 부진환은 더이상 따지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는 침착한 어투로 말했다: “고 신의를 불러 맥을 짚어봐 주겠다.”

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일어서서 그를 쳐다보며 날카로운 어투로 답했다: “왕야께서는 절 죽이려고 작정하셨습니까?”

순간 부진환은 화가 치밀어 올라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낙청연, 꼭 이래야만 하겠느냐?”

부진환은 이런 일 앞에서 고개를 숙인 적이 없었다. 예전이라면 오해하면 그만이지,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는가? 낙해평은 승상이니 아직은 죽으면 안 된다.

부진환은 승상의 세력이 필요했다. 낙청연을 협박해 낙해평을 구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그는 종래로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자신의 행동을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가슴이 꽉 막힌 것 처럼 답답해 미안함을 표하러 왔는데, 낙청연은 정녕 이 뜻을 알아차리지 못했단 말인가?

낙청연은 차갑게 웃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제 말이 틀렸습니까?”

“고 신의가 언제 한번 저를 완전하게 치료해준 적이 있습니까? 고 신의를 부르면 제 명을 단축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왕야의 뜻이 아니었다면 일부러 저를 해하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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