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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낙해평은 왜 오지 않았는가? 그는 태부부의 대문 밖에서 저지당해 들어올 수 없었다.

그래서 낙월영이 향을 올리러 온 것이다.

낙청연이 향에 불을 지피려는데 갑자기 손 하나가 나타나 그녀가 들고 있던 향을 빼앗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낙운희가 울어서 붉어진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우리 할아버지를 죽여 놓고 무슨 낯짝으로 이곳에 온 것입니까? 전 당신이 우리 할아버지에게 향을 올리는 걸 반대합니다! 당장 나가세요!”

낙운희는 씩씩거리며 화를 내고 있었다.

옆에 있던 낙월영은 향을 향로 안에 꽂은 뒤 곁눈질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입가에 쉬이 알아챌 수 없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녀를 힐끔거린 낙청연은 어떻게 된 일인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아마 낙월영은 낙운희에게 또 헛소리했을 것이고 낙운희는 또 멍청하게 낙월영의 말을 전부 믿었을 것이다.

“낙운희, 오늘 이런 장소에서 이렇게 소동을 부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느냐?”

낙청연은 날카로운 눈매로 그녀를 쳐다봤고 낙운희는 그녀를 쏘아보며 말했다.

“그럼 당신은요? 가면을 쓰고 온 건 옳다고 생각합니까?”

“나가거라!”

바로 그때 낙용이 그곳에 도착해 낙운희를 자신의 뒤로 끌어당겼고 작은 목소리로 그녀를 꾸짖었다.

“이게 무슨 소란이냐!”

낙운희는 눈시울이 빨개서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소란을 피우다니요? 어머니! 이런 상황에서도 그녀의 편을 들어주시려는 겁니까? 낙청연이 어머니의 친딸입니까? 낙청연이 할아버지를 죽인 겁니다!”

그 목소리는 영당의 모든 이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우렁찼다.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을 들었고 낙용은 안색이 잿빛이 되어 버럭 화를 냈다.

“네가 제정신이 아닌가 보구나! 얼른 나가거라! 여봐라. 둘째 아씨가 쉴 수 있도록 밖으로 모시거라!”

곧이어 하인들이 낙운희를 억지로 끌어냈다.

하지만 그들은 낙운희의 입을 막지 못했고 그녀는 울며불며 소리쳤다.

“어머니, 모두 낙청연 때문입니다. 낙청연 때문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고요! 낙청연이 할아버지를 죽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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