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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본왕이 있는데 어찌 혼자란 말인가?”

부진환은 뒷짐을 지면서 느긋하게 걸어왔다.

그의 등장에 낙청연과 낙랑랑은 살짝 놀랐다.

“왕야!”

범산화는 급히 예를 갖췄고 낙랑랑 역시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건넸다.

“때마침 밖에서 범씨 집안의 마차를 보게 되었소. 범씨 어르신께서 오래 기다리신 듯하더군.”

부진환이 일깨웠다.

낙랑랑은 아쉬운 얼굴로 낙청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럼 난 이만 가보겠다.”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부진환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늘 마침 일이 없으니 나도 왕비와 함께 배웅하겠소.”

그 말에 낙청연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부진환은 아마 처음으로 사람들의 앞에서 그녀가 왕비라는 것을 인정한 듯했다.

갑자기 성격이 변한 걸까?

낙청연은 이런 부진환이 낯설게 느껴졌다.

낙청연은 부진환과 함께 말을 타고 범씨 집안의 마차를 성 밖까지 배웅했다.

마차가 멀어지는 모습을 눈에 담은 낙청연은 아쉬운 기분이 들고 마음이 무겁게 느껴졌다.

언제 그들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몰랐다.

바로 그때, 부진환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범씨 어르신은 계양에 큰 가업이 있다. 친척이 많지만 범씨 어르신과 범산화가 낙랑랑을 보살핀다면 낙랑랑이 괴롭힘을 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낙청연은 살짝 놀랐다. 그들은 곧 말을 타고 다시 성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

“고맙습니다.”

그녀의 말을 들은 부진환은 눈을 가느스름하게 떴다.

비록 그 말에 대꾸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걸려있었다.

고개를 돌린 낙청연은 그의 모습에 미간을 팍 구겼다.

뭘 웃는 것일까? 또 무슨 나쁜 생각을 하는 것일까?

두 사람은 말을 타고 느긋하게 섭정왕부로 돌아왔고 많은 사람이 그 모습을 보았다.

가는 길에 의논 소리가 들렸다.

“저것은 섭정왕과 왕부의 못생긴 왕비가 아닌가? 섭정왕은 그녀를 아주 미워한다고 들었는데 어찌 그녀와 동행하는 것인가?”

“그러게 말이네. 섭정왕은 저렇게 잘 생겼는데, 못생긴 왕비는 그에게 어울리지 않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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