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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하지만 고 신의는 떠나지 않았다.

“왕야, 왕야께서 저를 보내신 건 왕비 마마의 얼굴을 치료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낙청연은 거절했다.

“내 얼굴은 고칠 수 없다. 고칠 수 있다고 한들 어떠하리? 예전에 얼굴이 망가지지 않았을 때도 왕야께서는 날 싫어하셨다.”

고 신의는 나쁜 의도가 있었고 설사 그가 진짜 그녀의 얼굴을 고칠 마음이 있다고 해도 그에게 얼굴을 보여줄 수 없었다.

그녀는 아프지도 않았고 상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직 사람들에게 자신이 살이 빠졌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가 저낙이라는 걸 들킬지도 몰랐다.

“왕비 마마, 그렇게 소극적이면 안 됩니다. 병이 있다면 병을 치료해야 하고 상처가 있다면 상처를 치료해야지요!”

고 신의가 그녀를 설득했으나 낙청연은 입을 꾹 다물고 지초에게 문을 열어주라고 하지 않았다.

잠시 뒤 소유가 찾아왔고 핑계를 대며 마당 안으로 들어오려 했지만 그에게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소유는 밖에서 입이 마를 정도로 그녀를 오랫동안 설득했지만 낙청연은 마음을 바꾸지 않았고 오히려 방 안에서 서글피 울기 시작했다.

“다들 날 싫어하는구나. 내가 왕야의 체면을 구기게 했다고 싫어하고 날 다시 데려오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 내가 돌아와도 너희들 모두 내가 죽기를 바라지.”

큰 소리로 운 것은 아니었으나 울먹이는 어조를 들으니 그녀가 울고 있다는 게 확연히 느껴졌다.

결국 소유는 어쩔 수 없이 왕야에게 보고를 올렸다.

부진환은 그의 말을 들은 뒤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

“고집이 그렇게 세단 말이냐?”

소유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왕비 마마께서는 얼굴에 남은 상처로 인해 마음에 크게 멍이 들었나 봅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예전에 상처를 입어 침상에 누워있을 때도 계속 가면을 쓰고 있어 지초도 얼굴을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말에 부진환은 괜히 짜증이 났다.

“고 신의는 방법이 없는 것이냐? 먼저 약을 주면 안 되는 것이냐?”

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묻자 소유는 고개를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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