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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그는 그녀의 겉옷에 달린 모자를 씌워줬다.

너무도 가까운 거리에 낙청연은 심장이 철렁했다.

“아직 상처가 다 낫지 않았으니 고뿔에 걸리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덤덤한 어조에서는 친절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의 말과 행동에서 그녀를 걱정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낙청연은 당황스러웠다.

그녀는 이런 부진환이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부진환은 걸음을 옮겨 앞으로 걸어가며 중얼거렸다.

“범산화는 풀려났다. 낙태부의 자백서가 조정으로 올라갔고 폐하께서 이 사건을 이로써 종결할 거라 얘기하셨다. 하지만 낙태부는 과거 많은 공을 세웠으니 그의 죄를 묻지 않을 것이고 그의 가족 또한 건드리지 않을 거라 하셨다. 그리고 조정의 신하 또한 그의 죽음을 기릴 수 있도록 윤허하셨다.”

부진환은 무거운 어조로 말했고 낙청연은 답답했다.

“왜 조사를 이어가지 않는 겁니까? 낙태부를 죽음까지 몰아간 사람은 아무런 벌도 받지 않는 겁니까?”

부진환은 유감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벌써 며칠이 지났고 증거들은 모두 처리됐다. 범산화는 자기 친구를 위해 봉주를 팔았다고 했지만 그가 말한 그 친구는 이미 죽었다. 종묘 제사를 책임졌던 의심스러운 궁녀 역시 시체만 남았다. 계속 조사한다고 해도 알아낼 수 있는 건 없을 것이다.”

그 말에 낙청연은 주먹을 힘껏 움켜쥐었다. 그녀는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

“진짜 봉주를 찾는 일은 누가 발설한 것입니까? 그들은 고작 하룻밤 사이에 범산화를 희생양으로 삼아 죄를 뒤집어씌울 계략을 짰습니다.”

부진환은 잠시 침묵했다가 대답했다.

“낙해평이다. 네가 입궁한 그날 밤, 낙해평은 예부 상서를 찾아갔고 두 사람이 연합해 봉주 도난 사건을 조사했다. 아마 그 때문에 진범이 사태를 파악한 걸지도 모른다.”

그 말에 낙청연은 이를 갈았다. 또 낙해평이었다.

낙태부는 낙해평 때문에 죽은 것이다!

“낙해평이 주동적으로 봉주 도난 사건을 밝히는 게 남에게 밝혀지는 것보다는 낫지. 그는 이번에 벌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공을 세웠다.”

낙청연은 경멸을 담아 웃었다.

“낙태부를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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