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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이 물건들을 전부 다 팔게 된다면 왕비 마마께서 다시 이곳에 오셔서 은자를 챙기시면 됩니다!”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물건들은 내가 한 번 검사해 봐야겠다. 내친김에 표기도 해 놓을 터이니 장궤는 가서 먹과 붓을 가져오거라.”

아직 돈을 지급하지는 않았지만 장궤는 무섭지 않았다. 상대는 섭정왕비이고 승상부의 딸이니 돈을 떼먹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

장궤는 사람을 시켜 먹과 붓을 가져오게 했고 이내 별실을 나갔다.

낙청연은 화병 하나를 들고 보면서 말했다.

“지초야, 몰래 물건 좀 가져오거라.”

지초는 낙청연에게 가까이 다가갔고 낙청연은 작은 목소리로 분부했다.

곧이어 지초가 별실을 나섰고 낙청연은 붓을 들어 화병 아래 부문을 적기 시작했다.

송천초는 부문을 알아볼 수 없었기에 옆에서 간식을 먹으며 물었다.

“이 물건은 전부 낙해평에게 줄 것이 아닙니까? 이 물건들이 그를 재수 없게 만드는 것입니까?”

낙청연은 덤덤히 대꾸했다.

“재수만 없는 게 아니다.”

가까이 다가간 송천초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부문들이 전부 다른 것 같습니다.”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닥에 놓이는 화병은 구석 쪽에 놓일 것이고 작은 장식품들은 선반에 놓일 것이다. 이것들은 각기 다른 곳에 놓일 것이니 다른 부문을 적어야 서로 다른 진법 기세를 이룰 수 있다.”

송천초는 그 말에 깜짝 놀랐다.

“그 말은 처음부터 이 물건들을 어디에 놓을지 다 생각해두셨다는 뜻입니까? 하지만 낙해평이 당신의 말대로 놓지 않는다면요?”

낙청연이 대답했다.

“제자리에 놓는다면 살기가 더 강해질 수 있고 저택 안의 풍수를 더욱 빨리 파괴할 수 있지. 하지만 제자리에 놓지 않는다고 해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부문을 다 그리고 나니 지초가 돌아왔다.

지초는 작은 주머니를 탁자 위에 쏟았고 그 안에서 쌍두침(雙頭針)과 얇은 칼날이 와르르 쏟아졌다.

그녀는 붉은색 실로 쌍두침과 칼날을 조심스럽게 한데 묶었고 송천초와 지초가 옆에서 그녀를 도왔다.

다 묶어 놓은 뒤 쌀풀로 칼날을 화병 아래에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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