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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관은 흰개미에게 처참히 물어뜯긴 상태였다.

그 장면을 본 낙용은 큰 충격을 받아 하마터면 정신을 잃고 쓰러질 뻔했다.

낙청연은 얼른 그녀를 부축했다.

“어찌, 어찌 이런 일이!”

어머니의 관이 저런 모습이 되자 낙용은 가슴이 쥐어뜯기 듯 아팠다.

앞으로 나서서 관을 확인해 본 낙청연은 미간을 구겼다.

“이것은 질이 좋지 않은 목재라 방충할 수 없습니다.”

낙용은 깜짝 놀랐다.

“그럴 리가! 내가 어떻게 어머니의 관을 짜는데 질 낮은 목재를 쓰겠느냐?”

낙청연은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

“누군가 관에 손을 썼나 봅니다. 흰개미가 이렇게 많다니, 흔한 일이 아닙니다.”

낙청연이 분부했다.

“무덤 주위까지 전부 파보거라!”

사람들은 다시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땅을 파보니 그 안에는 대량의 소나무가 파묻혀 있었고 그것은 흰개미의 소굴이 되어있었다.

분명 누군가 의도적으로 벌인 짓이었다.

“고고, 아마 고고께서 땅을 파는 것을 거절했을 때 이미 손을 쓴 듯합니다. 이 물건들을 보니 적어도 1년 이상은 된 듯합니다.”

낙용은 울화통이 치밀어 가슴을 부여잡았고 곧 쓰러졌다.

낙청연은 다급히 그녀를 부축했다.

“고고!”

언제가 강해 보이던 낙용은 눈시울을 붉혔고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렀다.

“왜 이런 짓을 한 것이지? 왜? 죽은 사람도 봐주지 않다니!”

낙용은 화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고 비통한 마음에 처절하게 고함을 질렀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다.

낙청연 또한 믿을 수 없었다. 이렇게 음험하고 악독한 방법으로 이곳의 풍수를 파괴하고 태부부를 해치려 했으니, 아주 악랄한 행위였다.

깊은 원한이 있는 게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었다.

낙청연의 마음속에서 증오가 불타올랐다.

뒤에서 엄씨 가문을 돕는 사람은 분명 여국의 사람일 것이다.

천궐국에도 이런 능력을 갖춘 이들이 있었지만 그들중 대부분은 은거하는 사람이라 이렇게 음험한 방법을 쓰지 않을 터였다.

게다가 취살대진, 인뇌진 같은 것들도 여국 사람들의 수법이었다.

상대는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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