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사람들은 온몸이 굳었는지 그 자리에서 꼼작하지 않고 서 있었다.“섭정왕…”누군가 앞으로 나서면서 그를 설득하려 하자 부진환은 매서운 눈초리로 그를 쏘아봤고 그에 상대는 감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위운하는 목이 졸린 채로 허공에 떠 있었다. 그녀는 부진환의 손을 떼어내려 안간힘을 썼고 두 발을 힘껏 움직이며 저항하려 했다.그 장면은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위운하는 당장이라도 시체가 되어 이 정원에 버려질 것 같았다.부진환은 더없이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대중 앞에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황실의 명성과 명예를 더럽히려 하다니, 지금 당장 너를 죽인다고 해도 뭐라 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멀지 않은 곳에 있던 위 대인은 소란을 듣고 얼른 그곳으로 향했다.그는 부진환의 앞에 털썩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섭정왕이시여! 제 딸이 무례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제 딸도 자기 잘못을 알 것입니다.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시옵소서.”위운하는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이마에 핏줄이 돋았으며 얼굴이 새빨갛게 된 것이 당장이라도 질식해 죽을 것 같았다.부진환은 그제야 위운하를 놓아주었고 위운하는 큰 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졌다.곧이어 위엄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늘은 낙씨 가문에 혼례가 있는 날이니 피를 보지 않는 것이 좋겠지. 오늘은 살려주마.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단두대에서 보자꾸나.”그의 차갑고 낮은 목소리는 분명 감미로웠지만 염라대왕처럼 소름 돋는 데가 있었다.말을 마친 뒤 부진환은 뒷짐을 지고 걸음을 옮겼다.부진환이 떠나자 위운하는 그제야 부축받으며 일어났지만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보였고 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낙청연은 부운주에게 이끌려 멀리 도망쳤다.더는 달리지 못할 것 같았던 낙청연은 부운주를 잡아당겼고 그에 부운주는 멈춰 섰다.“괜찮습니까?”부운주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걱정스레 물었고 낙청연은 고개를 저었다.“오황자님, 달리기를 정말 잘하십니다. 이렇게 반년 동안 운동하신다면 차차 좋아질 것 같
뒷짐을 짊어졌던 부진환 등 뒤의 두 손은 다시 주먹을 불끈 쥐었다.바깥소문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말인가? 태부부까지 와서 애정행각을 하다니!부진환은 마음속으로 화가 치밀어 올라 분노하여 몸을 돌려 떠나갔다.낙청연은 몸을 돌려 부운주를 쳐다보더니,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밀어냈다. “5황자,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전 괜찮습니다.”그녀는 할 일이 많았다. 이런 일에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다.게다가 그들의 신분 또한 특수하기에,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마땅하다.“청연, 나는 그저 고 신의에게 너의 얼굴을 봐줬으면 해서 그런다. 혹시 고칠수 도 있으니, 자포자기(自暴自棄)하지 말거라!”마침 이때, 낙용이 이곳을 지나가다가 그녀를 불렀다: “청연!”“고모!”낙청연은 고개를 돌려보니 낙용이 감격하여 그녀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낙용은 그녀의 팔을 잡더니 말했다: “왜 이렇게 오랫동안 사라졌던 것이냐? 괜찮은 것이냐? 왜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이냐?”“고모, 다른 곳으로 가서 얘기합시다.” 낙청연은 목소리를 낮췄다.그리고 그녀는 부운주를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하더니, 낙용을 따라 먼저 자리를 뜬다는 뜻을 표했다.낙용이 곁에 있으니, 부운주도 더 이상 말하기 불편했다. 하여 그도 자리를 떴다.낙용은 낙청연의 손을 잡고, 내원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방문을 닫더니 낙청연의 손을 잡더니 마음 아파하며 말했다: “네 얼굴이 어찌 됐는지 고모가 한 번 보자꾸나!”“하인이 바깥에서 일어난 일을 내게 아뢰어서, 네가 얼굴을 다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동안 너는 대체 어디로 갔던 것이냐? 섭정왕이 너를 가두어 놓고 형벌을 가한 것이냐?”낙청연은 낙용의 걱정스러운 모습을 보더니, 다급히 그녀를 의자에 눌러 앉혀 놓고 말했다: “고모, 우선 조급해하지 마세요! 제가 아주 중요한 일을 고모에게 알려드리겠습니다!”말을 하면서, 그녀는 유모(帷帽) 아래의 가면을 벗었다.낙용은 긴장한 마음으로 보고 있었다. 백사(白紗)를 걷어 올리니, 순
“내가 만일 두 딸의 종신대사(終身大事)를 서둘러 안배하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돌아가면, 그녀들이 의지할 데 없이 외로울까 봐 두렵구나.”말을 하더니, 낙용은 참지 못하고 기침을 몇 마디 하더니, 찻물로 목을 축였다.낙청연은 확실히 낙용의 눈빛에 숨어있는 피로함을 보았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혼사 때문에 고생한 탓인 것 같았다.그러나 지금 다시 보아하니, 다른 원인이 있는 것 같다.“고모, 제가 맥을 좀 짚어보겠습니다.”하지만 낙용은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내 몸은 내가 잘 안다. 걱정하면 빨리 늙는다고 하는데, 게다가 말썽을 피우는 운희까지 있으니 말이다.”“나는 정말 두렵다. 태부부의 영화로운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아, 두 아이를 지켜줄 사람이 없을까 봐 두렵구나!”낙용의 표정은 무거웠고, 마음속은 걱정으로 가득했다.듣고 있던 낙청연은 곤혹스럽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태부부의 영화로운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요즘 조정에 무슨 큰일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낙용은 웃으며, 그녀의 손등을 가볍게 쓰다듬더니 말했다: “나는 그저 내가 움직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래서 하루빨리 애들의 혼사를 안배하고, 나도 빨리 편안한 생활을 누리고 싶구나!”“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운희 때문에 화나서 죽을 테니까!”낙청연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왠지 낙용 고모의 말에는, 다른 깊은 뜻이 있는 것만 같았다.하지만 낙용 고모는 분명히 그녀에게 말하려 하지 않았다.낙용은 말머리를 돌리더니, 또 다급히 말했다: “예전에 네가 범산화와 좋은 배필이 아니라고 했는데, 그때는 저 신산이 너인 줄을 모르고, 네 말을 듣지 않았구나!”“지금 네가 다시 한번 봐주거라, 곧 길시가 다가오는데, 내가 랑랑을 망쳐서는 안 된다!”낙용은 급히 한 묶음의 첩자(帖子)를 꺼냈다. “그 집안 온 식구들의 사주팔자는 모두 여기 있다!”“원래는 가지고 가서 절호의 좋은 날을 잡으려고 했으
계집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낙용은 몹시 긴장 해하며 바로 일어나 뛰쳐나갔다.낙청연은 등을 돌리고, 다급히 가면과 유모를 쓰고, 빠르게 따라갔다.낙태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낙용을 따라 급히 태부의 서방으로 와보니, 태부가 의자에 누워서 가슴을 누르고 있었으며, 숨을 쉬지 못하는 것 같았다.서방에, 뜻밖에 낙해평도 있었다.“둘째 숙부! 버티세요. 제가 의사를 모셔오겠습니다!” 낙해평은 조급해서 말하더니, 밖으로 달려 나가려고 했다.하지만 낙용은 그를 확 잡아당기더니 엄숙하게 말했다: “오늘은 랑랑이 혼인하는 날입니다. 이렇게 당황한 모습으로 달려 나가, 밖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알게 되기를 바라는 겁니까!”낙해평은 깜짝 놀라더니, 꾸짖으며 말했다: “누이동생, 네가 제일 효성스러운데, 이 관건적 시각에 어찌 네 딸의 혼사를 더 중요시한다는 말이냐? 만일 의사를 모셔오지 않으면, 둘째 숙부는 죽을 수도 있다!”낙용은 노기등등해서 그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우리 아버지가 이렇게 된 건, 누구 짓인데요?”이 한마디 말은, 낙해평이 말문을 막히게 했다.지금 낙청연은 이미 낙태부의 곁에 와 있었다. 그녀는 은 침을 몸에 지니고 다녔기에, 즉시 낙태부에게 침을 놓아, 낙태부의 숨을 탁 트이게 했다.천천히 낙태부의 호흡이 좀 원활해졌다.“너의 할아버지는 왜 이러시는 것이냐?” 낙용은 긴장해서 앞으로 다가와 물었다.낙쳥연은 낙태부의 맥박을 짚으면서 말했다: “순간 화가 치밀어, 잠시 숨이 막힌 것입니다.”“고모, 여기는 저에게 맡기십시오. 길시가 곧 다가오니, 고모가 그 자리에 안 계시면 안 됩니다.”낙용은 그제야 시름을 좀 놓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갈 테니, 네 할아버지를 잘 돌보거라!”낙용은 떠나면서, 낙해평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방문을 나가, 낙용은 엄한 목소리로 하인들에게 호통쳤다: “태부는 단지 누구 때문에 화가 난 것이다. 이 소식이 정원에서 밖으로 흘러 나가, 소란을 일으킨다면, 결코 용서치 않을 것이다!”“
낙태부는 심호흡하더니, 한참을 걸려 마음을 가라앉혔다. 낙청연의 차림새를 보니, 아마 섭정왕부에서 그다지 잘 지내지 못하는 것 같았다.그전에 또 아주 오래 실종된 것도 아마 무슨 좋은 일을 겪은 것 같지도 않았다.만일 승상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섭정왕은 반드시 낙청연을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때 낙청연도 연루될 것이고, 그녀를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다!낙해평은 원래부터 그녀를 아끼지 않는데, 만일 그까지 돌보지 않는다면, 이 아이는 끝장이다……낙태부는 마음이 아파, 결국 이를 악물고 승낙했다.“좋다! 기린추를 내주겠다! 하지만 명심하거라, 이것은 그해 태상황께서 하사하신 물건이다. 나에게는 의미가 남다르다. 게다가 그 자체의 가치는 더욱 헤아릴 수 없다!”“오늘 내가 이 물건을 너에게 내주어, 승상부를 구할 테니, 이 은혜를 잊지 말기 바란다!”“그리고 청연에게 잘해주거라, 더 이상 이용하지 말고!”낙태부는 말을 하더니, 품속에서 기린추를 꺼내어, 낙해평에게 주었다.낙청연은 순간 흠칫하더니, 가슴이 꽉 막힌 것같이 답답했다.그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 하지만 낙해평이 달라고 한 이 물건은, 태부에게 아주 진귀한 것이다.하지만 태부는 여전히 낙해평에게 주었다.“둘째 숙부, 감사합니다! 둘째 숙부 말씀을 따르겠습니다!”낙해평은 기린추를 손에 들고, 마음속으로 몹시 격동되었다.뒤이어 낙해평은 서방에서 나갔다. 머리도 돌리지 않고, 단호하게 가버렸다.낙청연은 태부의 초췌한 모양을 보면서, 속으로 낙해평을 저주했다: “늑대 같은 놈!”“할아버지, 그렇게 소중한 물건을 왜 그에게 줘버린 겁니까?” 낙청연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직도 모르고 있었다.낙태부는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그가 한 말 중에 한 마디는 옳았다. 승상부와 태부부는 필경 혈연관계이다. 그가 저지른 잘못은, 초가멸족(抄家滅族)의 대죄이다. 만일 승상부에 일이 생기면, 태부부도 결코 연루될 것이다.”“나는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으니, 며칠 더 살든, 덜 살든
지금 빈객들은 모두 앞쪽에서 떠들썩했고, 후원을 지나다니는 사람은 적었다.낙청연은 슬그머니 낙월영을 따라 동상방 밖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왔다.낙청연은 담벼락 뒤에 숨었다.낙월영이 계집종에게 분부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은 모두 준비되었느냐?”계집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염려 마십시오!”낙청연은 고개를 기울여 슬쩍 쳐다보았다. 그 계집종은 승상부의 계집종이었다.낙월영의 신복 계집종인 셈이었다.특별히 태부부에 들어와서 무엇을 안배한다는 말인가? 절대 좋은 일이 아닐 것이다.“좋다. 그럼 계획대로 진행하거라! 낙청연이 방에 들어가면, 네가 바로 사람을 끌어들이거라!”계집종은 고개를 끄덕이었다.뒤이어 낙월영은 가버렸다.낙청연의 두 눈은 차가워졌다. 이건 지금 그녀를 견주고 있는 건가?보아하니 낙월영은 정말 목적을 이루지 못하면 그만두지 않을 것 같다.낙월영은 아마 연루되지 않으려고 멀찍이 떨어져서 상관하지 않는 척하는 것 같았다.계집종이 그녀를 찾고 있는 듯하여, 낙청연은 일부러 천천히 그쪽으로 걸어갔다.계집종은 그녀를 보더니, 다급히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혀 예를 행했다. 그녀가 행여 알아볼까 봐 두려웠던 것이었다.하지만 낙청연은 그녀를 의식하지 않고, 곧장 동상방의 객방으로 갔다.계집종은 약간 의아했다. 자기 발로 직접 찾아오다니!정말 하늘이 돕는 것이로구나!계집종은 급히 살금살금 따라가, 낙청연이 들어간 방을 확인했다.낙청연은 방에 들어가서 한참 있다가, 문밖에 사람이 가버린 것을 확인한 뒤, 바로 창문으로 뛰어내려 방에서 나갔다.그녀는 슬그머니 그 계집종의 뒤를 밟았다.계집종은 전원으로 들어가더니, 몇 명의 남자들과 귓속말을 주고받았다.그러자 그 남자들은 술을 마시며, 곤드레만드레 취하여 동상방으로 가고 있었다.낙청연의 두 눈은 차가워졌다.이 사람들이 가봐야 허탕 칠 게 뻔했다.그럼 얼마나 아쉬운 일인가!낙월영이 정성껏 그녀를 위해 설계한 함정인데, 어떻게 이렇게 실패하게 할 수 있겠어!어떻
하지만 이때, 누군가 그녀의 등을 확 밀어, 그녀를 방으로 밀쳐버렸다.낙청연은 그녀를 밀쳐버리고 바로 피해버렸다. 그리고 목청을 쥐어짜며 소리쳤다: “왕비님 편히 쉬십시오. 그럼 저는 먼저 물러가겠습니다.”낙월영은 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그녀는 음해당했다!이 점을 의식하고, 몸을 돌려 도망가려는 찰나였다.술에 취한 몇 명의 공자는 이미 그녀를 목표로 생각하고 겹겹으로 에워쌌다.“행춘루(杏春樓)의 소란(小蘭) 아니냐? 어찌 이곳에 있는 것이냐?”“소란, 오랜만이구나! 마침 잘 됐다! 오늘 나와 한잔하자꾸나!”몇 명의 남자들은 바로 다가와서 그녀의 어깨를 눌렀다.낙월영은 싫다는 듯이 그들의 손을 밀쳐냈다. “이거 놓아라! 사람을 잘 못 알아보았다! 바로 내가 너희들을 부른 것이다!”하지만 낙월영이 아무리 해명해도 소용없었다.이 사람들은 왕비를 상대해야 한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계집종은 분명히 그녀를 왕비라고 불렀다.누구의 왕비이든지 상관없다. 어쨌든 그들은 돈 받고 하는 일이니까!지금 취한 척했다는 것이 탄로 나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거짓말할 수가 없다.“소란, 어찌 되었든 예전에 내가 그래도 너를 많이 보살펴주었는데, 어찌 이렇게 모른는 체할 수 있는 것이냐!”“그래, 이건 정말 친절하지 않구나!”“자, 자, 자! 오라버니들과 한잔하자! 어서!”남자는 팔을 힘껏 그녀의 목에 두르더니, 술 주전자의 술을 강제로 그녀의 입에 부어 넣었다.낙월영은 죽을힘을 다해 발버둥 치며, 필사적으로 도움을 청했다: “살려주세요!”도움을 청하는 소리를 듣고, 낙청연은 콧방귀를 끼더니, 몸을 돌려 가버렸다.자기가 만든 화는 피할 수 없는 법이다.지금, 이 순간 계집종은 전청으로 황급히 달려가서 사람들을 찾았다. “동상방에 큰일 났습니다!”큰 소동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낙쳥연은 계집종에게 태부부의 하인들만 불러오라고 했다.그러나 이 동정은, 많은 사람의 주의를 끌기 마련이었다.부운주는 동상방에
부진환은 낙월영을 감싸 안고 갔다. 그녀를 조심스럽게 품속에 감싸고 있는 모습을 보니, 두 사람의 정말 잘 어울렸다.낙청연은 몸을 돌려 나무에 기대 가슴의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 거지?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이 낙청연의 몸은 아직도 부진환에 대한 감정이 남아있는 것인가?하지만 이런 느낌은 너무 진실했다. 한순간 그녀는 괴로운 건 그녀의 마음인지 이 몸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부진환은 낙월영을 감싸 안고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술 취한 그 몇 명 사람들은, 바로 조용히 태부부로 압송되었다.이 일은 낙용 고모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은 낙랑랑의 혼인하는 날이었기에 이런 추문을 크게 만들어서는 안 되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한 마디도 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엄하게 명령을 내렸다.하지만 일은 이미 발생하였다. 이는 낙월영에게 있어서, 엄청난 수치였다!전원에서 범산화는 빈객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낙청연은 슬그머니 신방으로 갔다.그녀는 방안에서 홍개두(紅蓋頭)를 쓰고 앉아 있는 낙랑랑을 보았다.“누구세요?”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낙랑랑은 경계하듯이 소리쳤다.“랑랑 언니, 나야!” 낙청연은 즉시 앞으로 다가갔다.목소리리가 들리자, 낙랑랑은 다급히 홍개두를 걷어 올리려 했다: “청연! 드디어 왔구나!”낙청연은 다급히 그녀의 손을 눌렀다. “아이고, 홍개두는 신랑만이 벗길 수 있어. 언니를 몰래 보러 온 건데, 규칙을 어겨서는 안 돼!”그녀는 가면을 쓴 자신을 낙랑랑이 보고 걱정할까 봐 두려웠다. 필경 남 몰래 왔기 때문에 낙랑랑에게 해명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낙랑랑은 감격스러웠지만, 그저 그녀의 두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청연, 그동안 네가 너무 걱정됐어, 어떻게 지냈어?”“나는 괜찮아!” 낙청연은 그 향낭을 꺼내어 낙랑랑의 손에 쥐여주었다.“이건, 제가 언니에게 주는 신혼 선물이야, 귀중한 선물은 아니지만, 그 안에 있는 호신부는 언니를 사악한 기운으로부터 지켜 줄 거야!”낙랑랑은 그 향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