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며칠 후, 유란희가 몇 번이나 외출했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왔다.유란희도 그자가 사라질 줄은 몰랐다.낙요는 이 말을 듣자 수상한 낌새를 느꼈다.“도망쳤다는 건, 소문을 들어 피한 겁니다.”“여국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제가 경도에 오자 감히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겁니다.”부진환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낙요가 말했다.“그렇다면 일단 몸에 있는 술법부터 풀어주겠습니다.”술법으로 사도를 유인하려고 했으나, 이미 숨었으니 지금 푸는 게 맞았다.부진환은 곧바로 옷소매를 거뒀다.낙요는 피로 쓴 부적으로 술법을 풀었다.저녁이 되자, 낙요는 점을 쳤다.그 사도는 이미 경도성을 떠났다.위치도 계속 움직이고 있으니,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다.하여 이 일은 잠시 놓아둘 수밖에 없었다.“지금 보니 제가 도성을 떠나야 다시 모습을 드러내겠군요.”부진환이 급히 말했다.“급하지 않다. 맹약을 아직 맺지 않았다.”낙요는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요 며칠 놀다 보니 정무를 깜박했군요.”“내일 바로 입궁해 맹약을 맺겠습니다.”“미리 준비해 놓으시죠, 섭정왕.”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순간 실망했지만, 낙요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그래, 내일 입궁하여 맺는 걸로 하자.”맹약을 맺으면, 낙요도 여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다음날, 낙요는 바로 입궁하여 맹약을 맺었다.맹약이니 낙요도 제사 일족의 제자들을 보내 천궐국에 또다시 사악한 술법이 나타나면 해결해주겠다고 결정했다.또한 여국의 모든 풍수사를 엄격하게 관리하여 정파 풍수사를 여국의 심사를 거친 후, 옥패를 발부할 것이라 결정했다.이 옥패가 있어야 여국에 들어갈 수 있었다.다른 무역 상인들도 등록하고 명패를 가져야 천궐국에 출입할 수 있었다.앞으로 여국의 사악한 술법을 다루는 풍수사는 절대 천궐국에 들어올 수 없었다.이건 천궐국에 대한 보장이었다.모두 기쁜 마음으로 맹약을 맺었다.맹약을 맺은 후 다음 날, 낙요는 곧바로
낙요는 앞으로 다가가 밥과 반찬을 보고 젓가락을 들었다.“이렇게 입어야 경도로 몰래 돌아가지요.”부진환은 멈칫하더니 낙요가 온 의도를 알아채고 저도 모르게 웃으며 기대에 가득 찬 눈빛으로 낙요를 바라보았다.“경도에 돌아간다고?”“농담하는 거 아니지?”낙요는 몸을 일으켜 자신의 차림새를 보며 말했다.“옷도 갈아입었는데 못 믿으시는 겁니까?”“이번에는 돌아와 골칫거리를 해결해 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 사도도 못 잡았는데 어떻게 갈 수 있겠습니까.”“완전히 해결하지 않으면 여국에 도착하기도 전에 서신을 보내 돌아와 도와달라고 할 겁니다.”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기뻐하며 낙요를 품에 안았다.“고생하는구나, 청연.”“너를 고생시키는 게 아니었는데.”낙요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저에게 예를 차릴 필요는 없습니다.”부진환은 웃으며 낙요의 손을 잡고 말했다.“뒷문으로 가자.”부진환은 소서에게 당부한 후 낙요와 함께 뒷문으로 말을 타고 경도로 향했다.낙요가 경도성을 떠난 후에야 사도가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니,낙요는 우선 맹약을 맺고 떠났다.모두 낙요가 여국으로 떠난 줄 알고 있으니, 사도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두 사람은 말을 타고 함께 달렸다.오는 길의 풍경은 분명 똑같았으나, 부진환은 경치가 미련이 남을 정도로 아름다운 것 같았다.경도성에 돌아간 후, 낙요는 섭정왕부가 아닌 원래 있던 그 정원에 머물렀다.부진환도 함께 이곳에 머물렀다.방 정리를 마친 후, 낙요는 힘들어 침상에 드러누웠다.부진환도 옆에 누워 말했다.“청연, 나는 심지어 그 사도가 더욱 강했으면 좋겠구나. 그러면 너도 며칠 더 머물 수 있지 않냐.”“참 이기적이지.”낙요는 몸을 돌려 침대에 엎드리고 부진환을 바라보았다.“황위에 오른 후, 저는 매일 온 힘을 다하며 정무를 봐왔습니다. 쉴 때도 사소한 일부터 큰일까지 계속 떠올렸지요.”“제가 이성을 버리고, 모든 것을 버리고 오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하지만 당신이라면 좋습니다.”
위에는 ‘소 승상을 만나러 가야 하니 아침은 같이 못 먹겠구나. 점심은 맛있는 걸 사 올 테니 요리할 필요 없다.상 위에는 따뜻한 죽이 놓여 있었다.낙요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저택도 더는 한산하게 느껴지지 않았다.아침을 먹은 후, 낙요는 정원을 청소했다.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정원을 청소하고 긴 나뭇가지를 자르니 정원이 한결 깨끗해 보였다.예전에는 이런 일을 할 시간이 없었으니, 혼자 여유롭게 보내는 것도 좋았다.점심이 되자, 부진환이 돌아왔다. 주루에서 낙요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들로 사 왔다.부진환은 낙요에게 반찬을 집어주며 나긋하게 말했다.“혼자 집에서 심심하지 않으냐? 정원을 청소한 걸 보니 심심한 것 같은데 오후에 같이 나갈까?”낙요는 웃으며 말했다.“심심하지 않습니다.”“심심하면 혼자 나가 돌아다닐 테니 사무를 보십시오.”부진환이 답했다.“급한 일은 없다.”“오늘 소 승상을 만나보니 우리 생각이 맞더구나. 네가 출성한 다음 날, 조울이 유란희를 통해 소 승상을 찾았다고 하더라.”“소 승상이 이미 이야기를 했더구나. 조정에 들어올 생각이 있고, 소가 미래의 부귀영화까지 약속했다.”“조울은 대국사의 자리를 원한다. 이 일은 내 동의를 거쳐야 하니, 소 승상이 나와 상의하고자 한 것이다.”“3일 후, 조울이 나를 만나러 올 것이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멈칫했다.“그렇다면 사흘 후, 조울을 잡으면 되겠군요.”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였다.“생각한 것보다 순조롭지만 경계를 늦출 수는 없습니다. 조울이 당신을 만나러 오니 만반의 준비를 했을 겁니다.”"그래도 괜찮습니다. 제가 있으니 어떤 수작도 부리지 못할 겁니다!”부진환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있으니 걱정이 없지.”낙요가 며칠 있지 못하니, 두 사람은 오후에 호숫가로 향했다.저녁에는 시끌벅적한 노점에서 저녁을 먹고, 번화한 야시장을 돌아다니며 함께 있는 순간을 즐겼다.또 특별히 부설루로 향했다.부
조울은 예를 올리며 말했다.“왕야, 송구하옵니다! 성의를 표시하기 위해 특별히 선물을 가져왔습니다.”“바로 옆 방에 있습니다.”“왕야, 함께 가시지요.”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렸다.“데리고 올 순 없느냐?”“예.”“직접 가보셔야 합니다.”부진환은 손에 든 술잔을 놓고 밖으로 향했다.낙요도 따라갔다.옆방에 도착해 부진환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조울은 낙요의 어깨를 누르며 말했다.“왕야의 선물이니 당신은 밖에 계시오.”낙요는 미간을 찌푸렸다. 무엇인데 이렇게 하는 걸까?낙요가 방 안을 들여다보는 순간, 조울이 문을 닫았다.부진환은 멈칫했다. 방문이 닫히자, 부진환은 안으로 들어가 선물이 무엇인지 확인했다.침상 위에 소견상이 누워있었다!소견상은 기절한 듯 누워있었으며, 볼이 빨간 것이 드러난 어깨를 보니 옷을 입지 않은 모양이었다.부진환은 짜증이 난 듯 등을 돌리고 화가 난 얼굴로 방문을 나섰다.낙요는 깜짝 놀랐다.방에 무엇이 있었길래 안색이 이런 것일까?그래도 낙요는 부진환을 따라 주루를 떠났다.이 모습을 본 조울은 깜짝 놀라 부진환을 막아섰다.“왕야, 마음에 드시지 않습니까?”부진환은 낙요 수중의 검을 뽑아 조울을 겨눴다.“어디 감히 소 승상의 손녀를 납치해 온 것이냐! 네가 괘술을 안다고 본왕이 너를 가만히 둘 줄 알았느냐?!”낙요는 깜짝 놀랐다. 방에… 소견상이 있는 것인가?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다니.이 모습을 본 조울은 급히 설명했다.“제가 왕야를 오해했습니다. 이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군요.”“하지만 제가 한 짓이 아니라, 소 소저가 자발적으로 그런 겁니다.”“이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제가 또 다른 선물을 드리겠습니다.”부진환은 잠시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소 승상이 그대를 추거했으니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다.”“이리 오십시오.”일행은 또다시 방에 들어갔다.방문을 닫고, 조울은 손을 휘둘렀다.순간 방에 음기가 나타나 촛불이 반짝였고, 조울 옆에 서서히 한 여인의 모습이
하지만 조울의 이 물건은 일반인에게는 큰 유혹이었다.부진환처럼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죽음을 가장 두려워하니, 막강한 귀신 병사가 지켜주면 확실히 안전을 보장할 수 있었다.그러나 조울은 부진환을 너무 얕잡아 보았다.부진환은 덤덤하게 말했다.“필요 없다.”“이런 것으로 본왕에게 잘 보이려고 들기보다는, 너를 뽑아야 하는 이유를 말해보아라.”이게 바로 두 사람의 목적이었다.조울은 이미 왔으니, 둘은 조울 배후에 다른 세력이 없는지 확인해야 했다.될수록 일망타진해야 했다.조울은 웃으며 귀신 병사를 다시 불러들였으나, 귀신 병사가 빙의된 옥패를 탁자 앞에 놓았다.그러고는 부진환이 반드시 받을 거라는 확신에 찬 어투로 말했다.“왕야, 저는 여국 사람입니다. 제 능력도 보셨겠지만, 저는 왕야의 분부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며칠 전, 여국 여제와 천궐국이 맹약을 맺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여국에서 사람을 보내 일을 처리한다고 했으나, 필경 그자는 여국 사람입니다. 마음은 여국 쪽이란 말입니다.”“앞으로 천궐국의 기밀과 형세를 여국에 보고할 수도 있고, 그렇다는 건 여국 여제가 모든 일을 알게 될 거라는 뜻입니다. 왕야, 정녕 안심이 됩니까?”“저는 다릅니다. 저는 여국 사람이지만 천궐국을 유람하며 천궐국을 더욱 애정하고, 저는 그저 명성만 바랄 뿐입니다.”“대국사의 자리만 주시면 왕야의 모든 분부를 받들겠습니다!”부진환은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하지만 본왕은 네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사문이 있느냐?”조울은 사실대로 답했다.“없습니다. 저는 제 실력으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여국의 대제사장과는 비할 바가 안 되지만, 대제사장 외에는 제 상대가 없습니다.”“하지만 여국에는 풍수사가 많으니, 제가 바라는 걸 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왕야를 찾아온 겁니다.”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다시 물었다.“네 혼자란 말이냐?”“여국에서 보낸 사람과 적이 될 거라면, 너 혼자서 충분하겠냐?”조울은 자신감에 가득 찬 모습으로
낙요는 손을 들어 금색 법진을 소환했다.그러자 법진이 순간 조울을 감싸더니 신속하고 빠른 동작으로 조울을 참살했다.곧바로 시위들이 들어와 조울의 시체를 들고나갔고, 낙요는 귀신 병사까지 죽여버렸다.부진환은 어안이 벙벙했다.“이게 끝인 거냐?”낙요는 웃으며 말했다.“이런 녀석을 상대하는 건 쉽지요.”부진환은 웃으며 말했다.“제가 군주를 쉽게 봤군요.”두 사람은 주루를 떠나 저택으로 돌아갔다.침상에 누운 두 사람은 꼭 껴안고 있었고, 낙요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일이면 돌아가야 합니다.”“바래다줄게.”“알겠습니다.”날이 밝자, 낙요는 곧바로 길을 떠났다.부진환은 낙요를 변경까지 데려다주었다.“앞으로는 혼자 가야겠구나.”부진환은 고개를 돌려 아쉬운 듯 낙요를 보며 말했다.“당신도 혼자 가야겠네요.”“보고 싶을 거다.”“저도요.”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날도 좋았다.부진환은 아쉬웠으나 그래도 재촉했다.“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떠나라. 그러면 밤이 되기 전에 역참에 도착할 거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예, 이제 돌아가세요.”“급하지 않다. 난 여기에서 좀 보다가 가겠다. 먼저 가라.”하여 낙요는 말을 타고 출발했다.한참 가다 뒤를 돌아보니, 부진환은 여전히 제자리에서 낙요를 지켜보고 있었다.낙요는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 뒤를 돌아봐도 허전하지 않았으니 말이다.낙요는 그렇게 서서히 부진환의 시선에서 사라졌다.“청연, 다음 만남이 오래 걸리진 않기를.”부진환은 기대를 품고 등을 돌려 경도로 떠났다.-낙요는 거의 쉬지 않고 길을 재촉했다.궁에 돌아온 후.궁에는 아무 일도 없었으며, 탁자에는 상주서가 가득했다.낙요는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밥을 먹은 다음 쉬지도 않고 탁자 앞으로 향했다.월규가 입을 열었다.“군주, 수고하셨는데 잠시 쉬었다가 처리하십시오.”낙요는 고개를 저었다.“아니다. 내일이면 더 많이 쌓일 것이다.”“요 며칠 큰 일은 없었느냐?”이 말을 들은 월규는 궤짝 안에서
“군주, 막 돌아오셨는데 정무가 바빠도 쉬어야 합니다.”“저와 동생들이 만든 간식거리인데, 한번 드셔보시겠습니까?”낙요는 그릇에 담긴 예쁜 간식거리를 바라보았다.모양이 모두 다른 것을 보니 함께 만든 모양이었다.“다들 손재주가 좋구나.”하나 먹어보니 상큼한 꽃향기가 입안에 풍겨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었다.“맛이 좋구나. 수고했다.”정비는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입맛에 맞으시니 다행입니다.”“그러면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낙요는 차와 간식을 먹으며 늦은 밤까지 정무를 처리했다.탁자 위에 쌓인 상고서를 모두 처리하자, 낙요는 기지개를 켜고 탁자 위에 엎드려 눈을 붙였다.월규가 방으로 들어와 옷을 덮어주자, 낙요는 그제야 눈을 떴다.“군주, 깨셨습니까. 침궁으로 돌아가 쉬는 게 어떻습니까?”“그래.”낙요는 기지개를 켜고 방을 나섰고, 무심결에 정원에 앉아 있는 누군가를 보았다.가까이 가보니 해회조였다.해회조는 급히 예를 올리며 말했다.“군주를 뵙습니다.”낙요는 탁자 위의 그림을 보았다. 해회조는 낙요를 그리고 있었다.창문 너머 탁자 앞에서 정무를 처리하는 낙요의 모습이었다.“다 그렸느냐?”“거의 다 그렸습니다.”“잘 그렸구나. 밤이 늦었으니 어서 돌아가 쉬어라.”해회조는 놀라 하며 급히 답했다.“예.”낙요는 등을 돌려 침궁으로 돌아갔다.“내가 없는 동안 해회조가 무슨 짓을 하지는 않았냐?”월규가 답했다.“예.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습니다.”“비빈들이 화상을 그려달라고 할 때만 나오지, 평소에 그리는 그림은 모두 군주입니다.”낙요는 의아했다.“그렇냐? 참 지루하게 보내는구나.”잠에 들려고 했으나, 낙요는 갑자기 무언가가 떠올라 다시 몸을 일으켜 서신을 쓴 후 아신에게 부진환에게 전해라고 보냈다.안전하게 돌아왔으니 인사를 해야 했다.낙요는 그제야 편히 잠에 들었다.그렇게 며칠을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또다시 평온한 나날이 돌아왔다.정무도 많았지만, 크게 골칫거리는 없었다.천궐국과의 맹약도 세상에 알렸다.여
가을이 되자, 바람이 차가워졌다.정무를 다 처리한 낙요는 기지개를 켜고 정비가 가져온 간식 몇 개를 먹었다.그러고는 해회조가 보낸 서화를 펼쳐보았다.펼쳐보니 모두 낙요의 모습이었다.군주의 일상을 기록한 서화라 낙요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서화를 닫자, 바람이 불어와 낙엽이 떨어졌다.마침 월규가 들어와 차를 들이면서 낙엽을 주워갔다.“청소하는 자들이 게으름을 피우나 봅니다. 제가 혼을 내겠습니다.”낙요가 입을 열었다.“아니다. 바람에 떨어진 것이다. 요 며칠 낙엽이 떨어지는 걸 보니 어느덧 가을이구나…”“그렇습니다. 군주는 종일 정무에 바빠 바깥 경치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낙요가 머무는 조월궁은 다른 궁과 달리 정원이 많았다.꽃, 풀, 산, 호수도 있었고, 모두 낙요의 취향대로 배치한 것이었다.궁전 뒤에는 작은 호수 정자가 있었다.맑은 호수면 위로 궁전의 그림자가 비치니 매우 아름다웠다.시간이 날 때면 낙요는 이곳의 풍경을 감상했다.사계절 모두 풍경이 달랐다.호숫가 옆의 나무에서 낙엽이 수면 위로 떨어지며 잔잔한 물결을 일궜다.낙요가 호숫가에서 물고기 먹이를 주고 있던 그때, 백서가 급히 다가왔다.“군주, 대제사장의 서신입니다!”서신에는 ‘도성입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이 서신을 본 낙요는 매우 기뻤다.우유가 돌아왔다!“출궁 준비를 하여라. 대제사장부로 간다.”낙요는 백서와 유단청 두 사람만 데리고 출궁했다.대제사장 부에 도착하자, 우유는 막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우유가 의아한 듯 물었다.“군주, 오셨습니까? 서신을 써서 저녁에 입궁하려고 했습니다.”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유도 더욱 침착하고 듬직해진 느낌이었다.“보고 싶어서 온 것이다. 수고했다! 오늘 밤은 입궁하여 밥을 먹자꾸나!”우유는 웃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 풍수사 등급 시험이 생겼다고 하여 급히 온 것입니다.”“마침 출궁했으니 같이 가봅시다.”“좋다.”하여 두 사람은 도성의 시험 장소로 향했다.낙요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