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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7화

위에는 ‘소 승상을 만나러 가야 하니 아침은 같이 못 먹겠구나. 점심은 맛있는 걸 사 올 테니 요리할 필요 없다.

상 위에는 따뜻한 죽이 놓여 있었다.

낙요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저택도 더는 한산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침을 먹은 후, 낙요는 정원을 청소했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정원을 청소하고 긴 나뭇가지를 자르니 정원이 한결 깨끗해 보였다.

예전에는 이런 일을 할 시간이 없었으니, 혼자 여유롭게 보내는 것도 좋았다.

점심이 되자, 부진환이 돌아왔다. 주루에서 낙요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들로 사 왔다.

부진환은 낙요에게 반찬을 집어주며 나긋하게 말했다.

“혼자 집에서 심심하지 않으냐? 정원을 청소한 걸 보니 심심한 것 같은데 오후에 같이 나갈까?”

낙요는 웃으며 말했다.

“심심하지 않습니다.”

“심심하면 혼자 나가 돌아다닐 테니 사무를 보십시오.”

부진환이 답했다.

“급한 일은 없다.”

“오늘 소 승상을 만나보니 우리 생각이 맞더구나. 네가 출성한 다음 날, 조울이 유란희를 통해 소 승상을 찾았다고 하더라.”

“소 승상이 이미 이야기를 했더구나. 조정에 들어올 생각이 있고, 소가 미래의 부귀영화까지 약속했다.”

“조울은 대국사의 자리를 원한다. 이 일은 내 동의를 거쳐야 하니, 소 승상이 나와 상의하고자 한 것이다.”

“3일 후, 조울이 나를 만나러 올 것이다.”

이 말을 들은 낙요는 멈칫했다.

“그렇다면 사흘 후, 조울을 잡으면 되겠군요.”

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한 것보다 순조롭지만 경계를 늦출 수는 없습니다. 조울이 당신을 만나러 오니 만반의 준비를 했을 겁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제가 있으니 어떤 수작도 부리지 못할 겁니다!”

부진환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있으니 걱정이 없지.”

낙요가 며칠 있지 못하니, 두 사람은 오후에 호숫가로 향했다.

저녁에는 시끌벅적한 노점에서 저녁을 먹고, 번화한 야시장을 돌아다니며 함께 있는 순간을 즐겼다.

또 특별히 부설루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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