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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5화

이 말을 들은 해씨 집안 가장은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뭐라고? 내 딸이라고?”

그는 땅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한참 멍해 있더니 손을 뻗어 시신을 덮은 하얀 천을 벗겼다.

피범벅이 된 얼굴을 본 순간, 더욱 놀라서 땅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얼굴! 얼굴이 왜 없소?”

낙요가 대답했다. “시신을 발견했을 때부터 얼굴이 없었소. 자세히 들여다보시오. 당신 딸이 맞소?”

해씨 집안 가장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긴장한 표정으로 시신의 손을 보려고 옷소매를 젖혔다.

낙요는 이 동작을 주시했다.

강상군의 팔에 모반이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때, 방 안에서 상비의 격동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 저 여기 있습니다!”

“밖에 시신은 제가 아닙니다.”

“저는 이미 폐하의 아이를 뱄습니다. 아버지, 대제사장은 제 아이를 해치려고 합니다.”

“아버지, 저를 살려주세요!”

이 말을 들은 해씨 집안 가장의 동작은 순간 굳어버렸다.

그는 한참 멍해 있더니 고개를 들고 낙요를 쳐다보았다. “대제사장, 내 딸이… 아직 살아있소?”

“방 안에, 내 딸 아니오?”

“그럼, 이 시신은 누구요?”

해씨 가장은 정신을 차리고, 다급히 일어나 뒤로 몇 걸음 물러서더니 싫은 듯 손을 닦았다.

그는 방안으로 달려 들어가, 방 안의 그 상비를 만났다.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해씨 가장은 만면에 웃음을 띠며 걸어 나왔다.

“대제사장 농이 심하시오. 나는 정말 놀랐소!”

“내 딸이 저렇게 무탈하게 살아있지 않소?”

낙요가 물었다. “방 안의 그분이 당신 딸이라고 확신하오?”

해씨 가장은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틀림없소!”

“내 딸을 설마 못 알아보겠소?”

류상은 뒤짐을 짊어지고 득의양양해서 웃으며 차가운 표정으로 낙요를 힐끔 쳐다보았다.

“대제사장, 아직도 할 말이 있습니까?”

“상비의 친아버지가 자기 딸을 못 알아볼 리가 없지 않소?”

“어서 시신을 들고 내려가지 못하겠느냐?”

하지만 낙요는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 “급하지 않소.”

“보고 싶다는 사람이 또 한 분 있소.”

이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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