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수확도 없는 하루가 반복된다.황제도 다급해서 진익을 다그치며 질책했다. "틀림없이 너무 많은 사람을 거느리고 산을 수색하는 바람에, 고묘묘가 눈치채고 도망친 게 틀림없다."진익도 어이가 없었다. 그는 낙요가 준 위치 정보가 모두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곳에서는 고묘묘를 찾을 수 없다.진익이 고개를 숙여 말했다. "소자의 잘못입니다.""하지만 그 산세와 지형이 복잡해서, 사람을 좀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그녀를 찾을 수 없었을 거예요.""고묘묘가 나를 보았을지 모르지요, 나를 믿지 않으니까요.""한 가지 더 가능성이 있습니다. 고묘묘가 누군가에게 납치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겁니다."황제가 얼굴을 찌푸리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더니, 침서가 고묘묘를 붙잡고 있다고 여겼다. 그날 침서 댁에 수색하러 갔을 때, 침서는 조용히 사람을 시켜 고묘묘를 성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고 한다.만약 고묘묘가 침서의 손에 있다면 어쩔 수 없다. 침서는 고묘묘를 잡은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아무런 증좌 없이 침서를 체포할 수 없다.황제는 머리가 아팠다."아직도 고묘묘를 못 찾다니..."진익이 입을 열었다. "부황, 왜 그녀를 찾는 겁니까? 그녀를 찾는 것에 이리 수고를 들일 필요가 있습니까?"황제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짐은 생각이 있다!"진익이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 "부황께서 고묘묘를 찾아 모후에게 보내려고 그러시는 겁니까?"황상이 깜짝 놀랐다.하지만 그는 감히 대답하지 못했다. "됐다, 이 일은 여기까지 하자꾸나. 쉬어야겠다."진익은 가지 않고 계책을 썼다. "부황, 만약 고묘묘를 찾아 모후에게 보내고자 하는 것이면, 제게 방법이 있습니다.""고묘묘로 위장한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고묘묘는 침서부에서 온갖 고문을 당했고, 모후에게 중상을 입고 누워있어 고묘묘를 보여준다면 믿을 겁니다."황제의 두 눈이 번쩍 뜨였다.오히려 좋은 방법이다."그 방법, 시도해 볼 수 있겠구나."-같은 시각, 낙요는 고묘묘를 먼저 도성 밖
다음날.낙요가 일어나자마자 갑자기 마음이 불안했다. 눈꺼풀마저 심하게 떨렸다.막 외출하려고 채비를 하는데.갑자기 한 그림자가 애타게 집으로 뛰어들어갔다."대제사장님! 대제사장님, 큰일 났습니다!"계진의 목소리에 낙요가 황급히 나갔다.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왜 왔소?"계진이 헐레벌떡 뛰어와서 말했다. "마차를 약탈당했습니다. 고묘묘를 누군가 잡아갔습니다!"낙요의 안색이 변했다.일어나자마자 눈꺼풀이 뛰어대기 시작했다."누구인지 알아?" "낙요가 물었다.고묘묘를 아는 사람이 많았다.계진이 대답했다. "침서 같아요.""주락이 쫓아갔지만 이기지 못할까 봐 걱정입니다. 그래서 돌아와서 소식을 전하는 겁니다!"낙요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급히 밖으로 나갔다."준비해, 출발하자!"주락은 침서를 당해내지 못할 것이다.주락이 침서를 붙잡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억지로 부딪치지 말아야 한다.두 사람은 도성을 나갔다.계진이 길을 안내했다. 사고 난 곳까지 쫓아가자, 바닥에 싸운 흔적과 마차 바퀴 흔적이 있었다. 갈림길에는 이 바큇자국이 둘 다 있었다.계진이 왼쪽 길을 가리키며 말했다. "침서는 저쪽으로 갔습니다."하지만 낙요는 불안했다."내가 왼쪽 길로 갈 테니, 넌 오른쪽 길로 가. 의심스러운 사람을 만나면 나한테 소식을 전해. 절대 나서지 마."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이 따로 움직였다.낙요는 침서를 쫓아갔다.침서가 고묘묘를 그녀에게 넘겨주더니 다시 빼어가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낙요는 침서를, 주락은 어두운 곳을 따라갔다.낙요가 침서의 앞을 가로막았다.침서가 말을 타고 눈을 가늘게 뜨고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낙요, 왜 따라온 거야?"낙요는 침서의 마차를 한 번 쳐다보았다.침서가 이해할 수 없는 눈으로 말했다. "고묘묘를 주더니, 왜 다시 빼앗아 가요?""그래도 분풀이가 안 풀리면 나한테 말했어야죠.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예요?"침서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눈썹을
이미 죽었다.낙요는 마차의 판자를 두드려 확인했다. 마차 밑에 숨은 사람이 없는지도 확인했다.고묘묘는 마차 안에 없었다.주락이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침서가 의기양양해서 말했다. "찾고 싶은 사람 찾았어?"낙요가 고개를 돌려 침서 앞으로 다가왔다. "이 시체 어디로 가져가는 거예요?""묻어주러." 침서가 침착하게 대답했다.낙요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침서는 다른 사람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이다.그런 사람이 여자를 묻어준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고묘묘가 침서를 납치해갔다고 확신했다.그러나 이 대열에는 고묘묘가 없었다.낙요는 주락을 데리고 출발했다.침서가 사람을 데리고 길을 재촉했다.거리가 벌어지자 낙요가 멈춰 서서 느릿느릿한 행렬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주락이 다급하게 말했다. "분명 납치당했습니다!""도로에 매복해 있다가 저희를 공격했습니다.""나랑 계진이 흩어졌고 그들은 마차가 없는 틈에 고묘묘를 납치했습니다.""침서가 도착하고 나서야 대제사장부의 사람들이 오해했다고 갔습니다.""마차 안을 확인했을 고묘묘가 없었습니다!""분명 침서의 사람들이 손을 댔습니다!"왜인지 모르겠지만, 몰래 뒤따른 침서는 마차 안에 고묘묘를 두지 않았다.낙요가 눈을 가늘게 뜨더니 말했다. "나도 알아.""침서가 일부러 천천히 재촉했다. 너희의 주의를 끌어 따라가도록 했다. 그러니 고묘묘는 애초에 저 안에 있지 않았다."주락이 의아해서 물었다. "그럼 어디에 있습니까?"낙요가 말을 돌렸다. "다른 마차 안! 얼른 가자!"두 사람은 빠른 속도로 갈림길로 돌아가 다른 한쪽 길로 들어갔다.그들이 계진을 따라잡았을 땐, 계진이 이미 풀숲에 쓰러져 있었다.두 사람은 즉시 말에서 내려 계진을 일으켜 세웠다.맥을 짚어보니 아직 살아 있었다. 낙요가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하지만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계진이 흐리멍덩하게 깨어나 힘겹게 입을 열었다. "대제사장님...""그가 도망갔습니다!"낙요가 황급히 물었다. "어떻게
“제사일족? 저 사람이 제사일족 사람이라는 말씀입니까?” 주락은 몹시 놀라웠다.낙요도 믿어지지 않았다.“복뢰장은 제사일족 중 유일하게 부술과 융합된 무공이오. 이 무공을 수련 성공하려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제사일족에도 복뢰장을 성공하는 사람은 극히 적소.”“과정 또한 매우 고통스러워 스스로 무공을 없애야 하는데 만약 복뢰장을 수련 성공하지 못하면 그 사람은 철저하게 폐인이 되오.”“그래서 이 장법을 제사일족은 수련하는 사람이 없소.”“지난번 복뢰장을 수련 성공한 사람은 이미 세상을 떠났소. 설령 살아있다고 해도 이미 백여세가 되었을 것이오.”이 말을 들은 주락은 깜짝 놀랐다. “그럼… 혹시 누군가 이 복뢰장을 훔쳐서 스스로 수련 성공했을 가능성은 없습니까? 제사일족 사람이 아닌 게 아닐까요?”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소.”“필경 이 복뢰장은 오랫동안 세상에 나타난 적이 없기에, 사람들의 주의를 끌지 못했소. 어쩌면 이 공법은 진작에 누군가 훔쳐 갔을지도 모르는 일이오.”복뢰장을 수련하려면 그에 따른 위험과 대가는 너무 크기에 이 무공을 연마하는 사람은 없다.낙요도 오늘 복뢰장을 보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정신을 가다듬고, 낙요는 즉시 처방전 두 장을 썼다.한 첩은 외상약이고, 다른 한 첩은 내상약이었다.때마침 발견해서 제때에 계진을 데려왔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으면 계진의 목숨이 위태로울 뻔했다.이 세상에 복뢰장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백서가 약을 지어오자, 낙요는 백서에게 약을 달여오게 했다.그리고 자신은 그 외상약을 갈아서 연고로 만들어 손바닥 자국에 발랐다.작열감을 덜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계진이 깨어나더니, 몹시 자책했다.“이게 다 제 탓입니다. 제가 사람을 놓쳤습니다.”낙요는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다. 그 사람의 무공은 네 위에 있다. 네가 목숨을 건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계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럼, 고묘묘는 어떻게 합니까?”낙요는 실눈을 뜨고 문밖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
낙요는 마음속으로 몹시 궁금했다.그래서 십리탑으로 가서 알아볼 생각이었다.십리탑에 도착하기 이틀 전, 낙요와 주락은 마을에 있는 객잔에서 휴식을 취했다.하지만 뜻밖에 지인을 만났다.주락이 낙요의 방문을 두드리더니 급히 걸어 들어왔다.그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제사장, 대황자를 봤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깜짝 놀랐다. “진익?”주락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바로 객잔 밖에 있습니다.”낙요는 문틈으로 마침 진익이 객잔으로 들어오는 걸 보았다.그리고 그의 옆에는 서진한이 따라 들어오고 있었다.두 사람은 곧바로 객잔으로 들어가, 방 두 개와 음식을 주문하고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대제사장, 대황자가 여긴 어쩐 일로 오셨을까요? 설마 그들도 고묘묘의 위치를 발견한 거 아닐까요?”낙요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없소.”“내가 가서 진익에게 물어보고 오겠소.”“당신은 마을 밖에 있는 숲속으로 가보시오. 아마 그들 둘뿐만이 아닐 것이오.”주락은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창문을 훌쩍 넘어갔다.주락이 간 후, 낙요는 슬그머니 진익의 방으로 와서 방문을 두드렸다.진익은 방문을 열더니, 그녀를 보고 깜짝 놀랐다.“당신이 어떻게?”낙요는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닫고 물었다. “여긴 어쩐 일로 왔소?”진익이 대답했다. “나는 천궁도를 공격하러 왔소.”이 말이 나오자, 낙요는 깜짝 놀랐다.“천궁도를 공격한다고? 당신은 천궁도의 위치를 알고 있소?”진익이 대답했다. “부황과 모후의 거래조건이 바로 부황께서 고묘묘를 구해오면, 모후는 천궁도의 위치를 알려주시는 거였소.”“그날 내가 가짜 고묘묘로 모후를 속였소. 모후는 허점을 보아내지 못하고 이미 천궁도의 위치를 부황께 알려주었소.”“그래서 부황께서 나와 서진한에게 천궁도를 공격하라고 하였소. 원래는 부황께서 당신도 함께 보내려고 했지만, 당신은 그날 도성에 없었소.”이 말을 들은 낙요는 살짝 놀랐다.보아하니 그녀는 진익보다 하루빨리 출발한 모양이다.“그렇군요.
진익은 낙요가 몸을 숨기자, 바로 일어나 방문을 열었다.문을 두드린 사람은 서진한이었다.서진한은 방 안을 힐끗 쳐다보았다. “대황자, 밤이 늦었는데 왜 아직도 쉬지 않습니까? 제가 왜 여인 목소리를 들은 것 같죠?”진익은 듣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여인 목소리라니? 잘 못 들은 거 아니냐?”서진한은 미간을 찌푸리고 방안을 훑어보았다. “정말 없습니까?”진익은 아예 방문을 열고 그에게 길을 비켜주었다.그는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 “설마 검사하려는 것이냐?”“설마 돌아가서 부황께 내가 행군 중에도 환락을 탐했다고 일러바치려고? 그래서 진도까지 늦어졌다고 할 셈이냐?”하지만 서진한은 웃으며 말했다. “대황자께서 지나친 걱정을 하시는 군요. 그런 뜻이 아닙니다.”“저는 단지 대황자의 안전이 걱정됐을 뿐입니다.”진익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슬쩍 쳐다보았다. “네가 오지 않으면 내가 매우 안전하다.”이 말을 끝내고 방문을 닫아 버렸다.그는 문밖에 잠깐 서 있더니,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낙요는 그제야 침상 뒤에서 걸어 나왔다.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진한이 당신을 지켜보는 거 같으니, 스스로 조심하시오.”“나는 그만 가보겠소.”“내가 왔었다는 얘기를 절대 하지 마시오.”이 말을 끝내고, 곧바로 창문으로 훌쩍 뛰어내렸다.낙요에겐 짐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객잔 방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았고, 곧바로 객잔에서 나가 큰길에서 기다렸다.잠깐 후, 주락이 돌아와 그녀를 찾았다.“대제사장, 여기서 1리 떨어진 마을 밖 숲속에 대량의 군대가 있습니다.”낙요가 물었다. “대략 사람이 얼마나 되오?”주락이 대답했다. “그들은 숲속에 흩어져 있습니다. 제 생각에 아마 수천 명은 되는 것 같습니다.”낙요는 미간을 찌푸렸다. “보아하니 더 이상 쉬면 안 될 것 같소. 지금 바로 출발합시다.”황제가 이렇게 많은 공을 들여 고묘묘를 찾으려고 하는 건 단지 황후에게서 천궁도의 위치를 받아내려는 것뿐이다.황제는 이번에 기필코 천궁도를 철저하게 타진할
확실히 고묘묘가 아니었다.낙요의 미간이 흔들렸다. “함정이요. 철수!”두 사람은 신속하게 아래층으로 달려갔다.하지만 4층에 도착했을 때, 낙요는 사람이 있다는 걸 느꼈다.분위기는 긴장했고, 약간 살의가 숨겨져 있었다.주락은 살며시 낙요를 살짝 잡아당기고, 자기는 검을 잡고 앞으로 달려갈 준비를 하는 찰나 상대방은 이미 검을 들고 공격해 왔다.갑자기 두 사람은 맞붙어 싸우기 시작했다.아주 격렬했고 살기등등했다.한치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번뜩이는 장검의 차가운 빛만 보였다.갑자기 낙요는 대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 약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싸우는 소리에 찌지직 소리가 섞여 있었다.낙요의 미간이 흔들렸다.“싸우지 말고 어서 창문으로 뛰어내리자고.” 낙요는 즉시 귀띔했다.이 말이 떨어지자, 기계장치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창문이 갑자기 닫혔다.낙요는 검을 뽑아 바로 창문을 깨뜨리고 주락과 함께 창문 밖으로 뛰쳐나갔다.하지만 그 시각 탑 밖의 지면 위는 전부 기관 암기들이었다.날카로운 암기는 달빛 아래서 차가운 빛이 번뜩이었다.다행히 두 사람은 신속하게 반응하여 바로 착지했다.손안의 장검이 바닥에 꽂혀 잠시나마 지탱해 주는 순간, 훌쩍 뛰어 함정 범위를 벗어났다.그리고 다른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바짝 따라 뒤에서 날아 나왔다.같은 시간, 탑 안에서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고, 화염이 순식간에 폭발하여 가장 아래서부터 솟구쳐 올라 탑 전체에 불이 붙었다.순간 주위를 환하게 비추었다.또한 같은 시각에 낙요는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의 얼굴을 보았다.“부소?”부소의 실력은 괜찮은 편이었다.그는 지면의 암기를 피해 안정적으로 착지했다.몸을 일으킨 부소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낙요를 쳐다보았다.“당신들이었구먼요.”“고묘묘는?”낙요는 살짝 놀랐다.부소가 어떻게 고묘묘가 여기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고묘묘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단 말이오?”부소는 미간을 찌푸렸다. “우리 아버지가 협박 서신 한 봉을 받았는데 상대
음산한 바람이 불어왔고 낙요의 나침반은 격렬하게 흔들렸다.한 줄기의 음산한 기운이 몰려와 주락에게 접근해 오려고 했지만, 주락 몸의 금광에 튕겨 나갔다.낙요는 갑자기 몸을 돌려 부적 두 개를 던져 즉시 그 기운을 둘러쌌고 검을 들고 내리치자, 순식간에 그 기운은 흩어졌다.주락은 깜짝 놀랐다. “저건 무엇입니까?”낙요는 고개를 돌리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이 숲속에 있는 물건이요.”“빨리 가자고.”다행히 주락은 몸에 호신부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그 사기들은 그의 몸에 붙지 못했다.하지만 몸을 돌리는 그 찰나, 부소의 두 눈이 시뻘겋고 온 얼굴에 살기가 가득했다.낙요는 깜짝 놀랐다.부소가 걸릴 줄이야!부소가 검을 들고 그녀를 향해 달려올 때, 주락은 검을 뽑아 들고 그를 맞이하여 낙요 앞을 가로막았다.그리하여 낙요는 이 기회를 틈타서 부소 등 뒤로 갔다.그리고 나침반을 꺼내자, 금진이 떠오르더니, 곧장 부소의 등으로 돌진했다.금진이 부소의 등에 부딪히는 순간, 그 검은 기운이 갑자기 뿜어져 나왔다.낙요가 분심검을 휘두르자, 처참한 비명과 함께 그 검은 안개는 삽시에 흩어져버렸다.이 신비한 사람이 이 술법에 능통한 걸 봐서 제사일족과 연관이 있긴 있는 것 같았다.다만 그녀는 도무지 이 사람이 누구일지 떠오르지 않았다.부소는 가슴을 움켜잡더니 검은 피를 왈칵 토했다.그는 즉시 자기 가슴에 부적 두 장을 붙이고 일장으로 가슴을 쳤다.또 검은 피를 토했다.그리고 또 입안에서 머리카락 한 가닥까지 끄집어내며 연신 침을 흘렸다.“보아하니 탑 안에서 사술에 걸린 것 같소.”부소도 너무 방심했다.부소가 괜찮은 걸 보고, 낙요는 즉시 그에게 호신부를 주었다. “예전에 당신에게 줬던 건요?”부소는 호신부를 받아 옷속에 넣으면서 말했다. “실수로 연못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다 젖었소. 그 뒤로 가지고 다니지 않았소.”“당신이 준 이 부적은 정말 대단하군요.”그들 세 사람 중, 오직 그만이 술법에 걸렸다.말이 떨어지자, 주위의 어둠 속에
“나는 더 이상 당신의 상대가 안 되오.”낙요는 고개를 돌려 바둑판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당신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바둑을 두며 답답함을 풀기 위해서요.”부진환은 바둑알을 하나하나 거두었다.낙요는 실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햇빛이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왔다.“그러고 보니, 나의 답답함을 풀 사람은 당신뿐이오.”“심시몽은 어의원의 심사를 통과하고 정식으로 어의원에 들어가게 되었소. 그리고 강소풍의 집안에서도 그들의 혼사를 승낙하여 두 사람은 곧 혼사를 올릴 것이오.”“갑자기 심면과 낙현책도 혼사를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소.”부진환이 웃으며 말했다.“일찍이 혼인할 나이가 되었지만, 아이들도 조급해하지 않는데 왜 그렇게 걱정하오?”낙요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여유롭게 말했다.“걱정하지 않소. 대소사를 모두 당신이 걱정하고 있지 않소? 초경의 수위가 있으니, 몇 년이 지나도록 용모가 변하지 않았소. ”“나 같으면 그렇게 걱정을 많이 했으니, 일찌감치 늙었을 것이오.”몇 년 동안 부진환은 그녀를 도와 적지 않은 조정의 일을 분담했다.그녀도 부진환의 동반에 습관이 되었다.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진환을 바라보며 손바닥에 턱을 괴고 물었다.“이 나이가 되니,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을 후회하오?”“걸을 수 없을 정도로 늙었을 때, 다른 사람의 자식들이 단란히 모여있는 것을 부러워할 것이오? ”부진환은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후회하지 않소.”“사람은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오.”“게다가 당신은 여제요. 당신이 늙었다고 해도 누가 감히 푸대접하겠소?”“당신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하면 난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오. 초경의 수위로 늦게 늙는다고 하지 않았소? 앞으로 당신이 늙으면 내가 당신을 부축하고 업고 다닐 것이오.”낙요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참 좋소.”이듬해 가을.심시몽은 강소풍과 혼사를 올렸고 어의원 5품
강소풍은 고개를 끄덕이다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니오. 그런 뜻이 아니오. 어머니께서는 마음에 들어 하셨소.”설명할수록 강소풍은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심시몽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여전히 그를 위로했다.“자네의 뜻을 알고 있소. 설명할 필요 없소.”“시몽... 미안하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방법을 강구하여 어머니에게 자네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오. 분명 어머니도 자네를 받아들일 것이오. ”그 말에 심시몽은 살짝 놀라 의아한 듯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나와 헤어지려는 것이 아니었소?”심시몽은 강소풍이 특별히 그녀를 찾아와 이 일을 설명하는 것을 보고, 그녀와 연을 끊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니요. 그럴 리가 있소.”“나는 단지 이전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을 뿐이오. 이번 달 안에 혼담을 꺼낼 수 없을 텐데, 나를 기다려줄 수 있소?”“말재주가 좋지 않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 어머니께서는 자네가 연약하고 힘없다고 생각하시오. 앞으로 내가 출정하면 자네가 홀로 집안을 지킬 텐데, 우리에게 좋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하시오.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대충 뜻을 알아차렸다.“어머니께서는 문무를 겸비한 며느리를 원하고, 자네와 함께 전쟁터에 나가서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기를 원하시오.”“나는 비록 무공을 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해낼 수 있소.”고개를 들어 올린 심시몽의 눈빛은 밝았다..강소풍은 놀라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정말이오? 여전히 나와 함께 있고 싶소?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심시몽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어찌 쉽게 포기할 수 있소? 자네가 포기하더라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강가는 장군 집안이라 분명 우리 언니와 같은 여인을 좋아할 것이오. 난 비록 언니와 비길 수 없지만 그래도 노력할 것이오.”“여제께서 나에게 약옥을 주었소. 만약 순 의원과 의술을 배울 수 있다면 어의원에 들어갈 기회가 있소.”“성공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약간 의아해했다.“공주는 저를 탓하지 않습니까...”“그분은 공주시다. 천하를 품고 있는데, 어찌 네가 범한 작은 잘못을 추궁할 리 있냐?”“지금 너의 변화를 보면 공주도 더 이상 너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차려야 할 예의는 없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나면 공주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거라.”심시몽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 내일 가겠습니다.”“저는 먼저 약옥을 넣고 의관에 가겠습니다.”심시몽은 기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고, 의기양양한 분위기를 풍겼다. 조금도 방금의 의기소침함이 없었다.심면도 기뻤다.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 같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강소풍이 집에서 어머니와 싸우고 있었다.“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너를 현학서원에 보내 양성하는 것도 앞으로 네가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니 너도 마땅히 너와 어울릴 만한 부인을 얻어야 한다. 너와 전장을 누비며 적을 죽이는 그런 사람 말이다.”“힘없이 연약하게 집안에서 서방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평범한 아가씨는 안 된다.”“이전에 그 심시몽을 위해 집안의 빙천영지를 훔쳤고, 심지어 벌을 받고도 물건이 어디로 갔는지 말하려 하지 않았다. 난 그때부터 심시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그 아이와 혼사를 올리려는 것이냐?”“말도 안 된다!”강부인은 단호한 태도로 조금도 말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강소풍은 내키지 않는 듯 반박했다.“심시몽이 평범하다니요? 어떻게 평범하다는 말입니까? 심시몽은 그저 무공이 부족할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무예를 익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하물며 그녀의 언니는 이미 태자로 봉해졌습니다. 그러니 심시몽도 좋은 아가씨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지 않습니까?”강부인은 콧방귀를 뀌었다.“언니는 언니이고, 심시몽은 심시몽이다. 어찌 동일하게 논할 수 있겠냐?”“강가는 권세에 빌붙지 않고, 심시몽의 언니가 태자라는 것을 봐서 그녀를 맞이하려
“나중에 자네가 신의가 될지도 모르오.”심시몽이 웃으며 말했다.“자네의 좋은 말대로 되길 바라오.”모두 술을 마시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 심면이 임계천에게 물었다.“자네는? 어디로 가고 싶소?”“나라에 보답할 수 있다면 어디든 좋소.”임계천이 담담하게 웃었다. 그는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기에 그저 궁의 안배를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기분이 좋았고 투지가 넘치고 미래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술을 너무 늦은 시각까지 마셔서 그들은 심가에서 묵었다.오전이 되자, 각 집안의 하인들이 부랴부랴 사람을 찾아왔다. 몇 사람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지만, 여전히 집으로 끌려갔다.궁에서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강소풍은 금군 기사영 통령으로 봉해져 도성과 황궁의 안위를 지키게 되었다.임계천은 형부로 전근되었다.소우청과 봉함선은 수주의 군영 부장군으로 명을 받았다.소우청의 행처는 그의 아버지 소진오가 좋은 경험을 하기를 바라며 부탁한 것이다.낙요는 봉함선이 여인이기에 그녀를 그렇게 멀고 험한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주동적으로 수주에 갈 것을 청구했다.봉함선이 말했다.“여국은 역대로 여 장군이 없었습니다. 저는 첫 번째 여장군이 되고 싶습니다.”“만약 힘들고 험한 곳이 아니라면 어찌 제가 포부를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낙요는 그녀의 담력과 야심을 높이 사고 그녀의 청을 승낙했다.“나는 네가 여국의 첫 번째 여장군이 되기를 기대한다.”이들 외에 현학서원의 다른 학생들도 그들로 하여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행선지를 얻었다.유독 심시몽에 대해, 낙요는 따로 안배를 해주지 않았다.백서가 걱정했다.“어찌 유독 심시몽만 얘기가 없으십니까? 심시몽이 알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입니다.”낙요가 웃었다.“아니다. 이미 심면을 시켜 심시몽에게 한가지 물건을 보냈다.”백서는 살짝 놀랐다.“일찍이 계획이 있으셨군요.”이때의 심시몽은 홀로 넋을 잃고 연못가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마치 흩날리는 낙엽처럼 어수
유생이 드디어 알아차렸다.“그랬구나. 내가 어찌 이걸 잊은 것이냐.”“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구나. 이렇게 운 좋게 제사장 자리를 주울 수 있으니.”심면이 답했다.“아닙니다. 전에 제가 청주 전쟁에서 조난했을 때, 제자들을 통솔해 적과 싸우지 않았습니까? 현책보다 능력이 훨씬 뛰어났습니다.”“사저가 소제사장이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이렇게 칭찬하는 것을 듣고 유생은 쑥스러워하며 낙현책을 힐긋 쳐다보았다.“네가 이렇게 말하면 낙현책이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낙현책이 웃으며 답했다.“그녀가 말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너는 나보다 대제사장이 더 잘 어울린다.”“나는 무학에서 너보다 좀 나을 뿐이다. 정말 대제사장이 되려면 너보다 잘할지 모를 일이다.”“다만 제사장 일족의 심사에는 이런 것이 없었다.”“하물며 나도 대제사장이 될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단지 여제가 기뻐하기를 바랄 뿐이다.”이 말을 듣고 유생은 마음이 놓였다.“불쾌하지 않았다면 다행이구나. 권력과 지위 앞에서 네가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구나!”“한 잔 권하마!”유생이 술잔을 들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대문이 열렸고,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먼저 목소리가 들렸다.“사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왜 벌써 마시는 것이오?”“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니, 의리가 없소!”몇 사람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강소풍과 임계천이 술병을 들고 오는 것이 보였다.“오늘 밤 다들 왔구나!”“자, 심면과 유생을 위해 한 잔 하세!”모두 자리에 앉아서 잔을 들어 함께 마셨다.그렇게 한참 마시다 보니 술에 취한 강소풍이 흥분한 듯 입을 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심가에 겹경사가 닥칠 것이오.”모두 멍해졌다.강소풍은 낙현책과 심면을 바라보았다.“여제가 두 사람의 일을 인정했으니, 언제 혼사를 치르는 것이오?”심면은 갑자기 얼굴을 붉어지며 황급히 강소풍에게 술을 따라주었다.“술을 마셔도 자네의 입을 막지 못한 것이오?”
“저희가 어찌 가족입니까?”“50냥의 이득을 본 걸 후회한다면서요?”이 말이 나오자 다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들은 그제야 유생이 그날 밤 그들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어쩐지 상자를 도둑맞았더라니.유룽은 체면을 깎으며 사과했다.“유생아, 우리는 한 가족이니 티격태격하는 것도 정상이다. 그러나 다들 나쁜 생각은 없다.”“이전의 일은 모두 나의 잘못이다. 이렇게 너희들에게 사과하마!”“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가자. 너를 위해 잘 경축해야지 않겠느냐!”둘째아버지와 셋째 아버지도 모두 따라서 사과했다.집안 재산을 나누겠다고 얘기한 그날 그들이 각박한 만큼 지금 아주 자상했다.“유생아, 집으로 가자. 지나간 일은 잊고, 우리 가족 다시 시작하는 게 어떠냐?”“그래. 가족이 함께 지내면 얼마나 시끌벅적하냐? 따로 이곳에서 지내면 쓸쓸하지 않으냐?”“우리 집에 좋은 술도 두 병 간직하고 있는데, 유생을 축하하러 오늘 꺼내마!”유생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차분하고 차갑게 말했다.“다들 시간 낭비하지 마십시오.”“집안 재산을 나누고 연을 끊었는데, 어찌 번복할 사람이 있겠습니까?”“잘살든 못살든 더 이상 유가와 관계가 없습니다.”“다들 가시지요. 굳이 우리 집 앞에서 매달리려 한다면, 관아에 신고할 것입니다.”말을 마치고 유생은 방안으로 돌아와 차갑게 문을 닫았다.문밖의 사람들은 후회에 휩싸였다.게다가 둘째는 첫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형님 탓입니다. 제사장 자리가 발표되기도 전에 넷째네를 쫓아내더니, 지금은 어떻게 하려는 것입니까?”셋째도 불평했다.“유생은 앞으로 대제사장이 될 것이오. 앞으로 유생 덕을 보긴커녕 이렇게 소란을 피웠으니, 앞으로 우리를 난처하게 할 수도 있소...”유롱은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어찌 또 내 잘못이 되었냐?”“애초에 심사 결과가 나오자, 다들 하나하나 달려와서 유생네가 끝났다고, 그들 일가를 헛되이 잘해줬다고 하지 않았냐? 너희들이 모두 동의했기 때문에 넷째 일가를 쫓아낸 것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유가 사촌들은 냉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유생도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왜 제가...”왜 낙현책이 아닌가?장 총관이 웃으며 말했다.“어서 명을 받으시지요. 소제사장”유생은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하며 얼른 명을 받고 고마움을 전했다.장 총관은 자리에 있던 병사들을 힐긋 보고 유생에게 친절하게 물었다.“소제사장,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제가 처리할 필요가 있습니까?”유생은 웃으며 말했다.“필요 없습니다. 고맙습니다!”“어찌 사양하십니까? 제가 필요한 곳이 없다면, 이만 궁으로 돌아가 명을 전해야 합니다.”“예. 바래다 드리겠습니다.”유생은 장 총관을 골목 밖까지 배웅했다. 장 총관이 의미심장하게 일깨워주었다.“아가씨는 아직 소제사장의 권력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도성에서 제사장의 권력은 여제와 대제사장에 버금갑니다.”“태자와 동등한 권력입니다.”“이런 사소한 일은 직접 처리할 필요도 없으니, 제게 한마디만 분부하면 됩니다.”유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일깨워 줘서 고맙습니다.”“오늘 여제께서 태자도 정하셨습니까? 심면입니까?”장 총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심가에 뜻을 전하고 왔습니다.”장 총관을 떠나보내고 유생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선택받을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분명히 낙현책한테 졌기 때문이다.심면도 태자로 봉해져서 참 좋았다.오늘 밤 심면을 찾아 축하하려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문밖으로 돌아갔다.병사들은 즉시 공손한 태도를 바꾸어 그녀에게 예를 올렸다.“소제사장, 오늘 분명 오해일 것입니다. 저희는 먼저 떠나겠습니다.”유생이 차가운 소리로 호통을 쳤다.“멈추거라!”그들은 뻣뻣하게 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땀을 뻘뻘 흘렸다.제사장의 말 한마디에 그들은 직무를 잃을 수도 있다.“수사를 더 해야 하는 거 아니오? 안 하시오?”“저희가 감히 소제사장의 집을 수색할 용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오
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궁을 나가려던 참이다. 함께 가자.”유생은 단번에 알아차렸다.“심면을 찾으러 가는 것이냐?”“심사 결과가 나온 후, 심면을 만나지 못했구나.”“심면도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낙현책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그런가 보구나.”“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거라.”“그래.”두 사람이 함께 궁으로 나온 후 유생은 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낙현책은 심면의 집으로 향했다.유가의 골목에 도착하자마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관아의 사람들이 유생의 집 앞을 막고 그녀의 부모님을 잡고 그들을 관아에 데리고 가려 했다.옆에는 그녀의 사촌들이 있었다.안색이 바뀐 유생은 다급히 달려갔다.“그만하시오!”“뭐 하는 것이오?”유생은 바로 부모님을 뒤에 감쌌다.유롱은 화가 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뭐 하냐니? 집안 재산을 나누었으니, 유가와 이젠 연이 없는 것이다. 집안 재산도 주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찌 유가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냐? 그 상자에는 족히 수십만 냥이 있다!”“감히 너희랑 아무 연관도 없다고 할 수 있느냐?”유생은 그들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고, 관리에게 고소할 줄도 몰랐다.“우리가 훔쳤다는 증거라도 있습니까?”“증거도 없이 저희를 잡다니, 법을 따르셔야죠.”유롱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유가 사람들이 네가 돌아온 것을 봤다!”“변명하지 말거라. 할 말이 있으면 감옥에 가서 변명하거라!”물건을 잃어버리고 그들이 유일하게 의심하는 사람은 유생이다.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들은 그 돈을 되찾으려 했다.“내가 돌아갔다고 돈을 훔쳤다는 것입니까? 농이 심하십니다!”“관청에 따라서 갈 수 있지만, 저희 부모님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사람을 잡을 수 없습니다!”유롱이 화를 냈다.“네 아버지와 어머니도 한패다! 당연히 관아로 데려가야 한다!”“나으리, 그들은 수십만 냥을 훔쳤습니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나리께서 반드시 돈을 되찾아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조영궁.심사 결과가 나온 후 오랫동안 기다리던 낙요는 드디어 낙현책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여제.”낙현책은 고개를 숙이고 여제를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심사 결과가 나온 지 오래됐는데, 어찌 이제야 나를 찾아온 것이냐? 잘 고려한 것이냐?”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릎을 꿇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이 말을 듣고 낙요는 그의 결정을 알아차렸다.“일단 일어나서 얘기하거라.”낙현책은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 않았다.“여제의 가르침을 저버렸습니다. 저는 대제사장 자리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낙요는 다소 실망했지만 그래도 의외는 아니었다.“잘 생각했느냐? 이 일은 번복한 기회가 없다.”낙현책이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오랫동안 심사숙고한 후 내린 결정입니다.”“제가 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지금까지 이렇게 노력했고 최종 심사에서 1등까지 하였는데, 여제를 실망하게 했다.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일으켜 세웠다.“실망하지 않았다.”“네 실력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어찌 실망했겠느냐? 네가 후회하지 않으면 된다.”“이미 결정을 내린 이상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말거라. 마음을 놓고 네 목표를 향해 가거라.”“나는 네 결정을 존중한다!”여제가 화를 내지 않자, 낙현책은 그제야 한숨 돌렸다. 그는 감동에 겨웠다.“고맙습니다.”낙요는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동안 심면을 만나지 않았겠구나? 어서 네 결정을 알리러 가거라.”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고 궁을 나갈 준비를 했다.그동안 심면도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다. 두 사람에게 있어 정말 어려운 문제였다.누군가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낙현책이 궁을 나서려는데 제사장족 제자가 그를 가로막았다.“유생이 궁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있소.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소.”“급한 일? 알겠소.”유생은 그동안 궁에 있지 않았다. 갑자기 궁으로 찾아온 것을 보아, 중요한 일이 있는 듯했다.먼저 그녀를 만나고 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