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는 초조한 마음에 그녀를 좇아 뒷마당의 한 우물 앞에서 류 씨를 만류했다.“부인, 안 됩니다.”다투던 와중에 우산이 떨어졌다. 류 씨는 큰 소리로 울다가 집사의 품에 안겼다.“여색을 왜 저렇게 밝히는지. 첩이나 통방이 끊이질 않고 이번에는 심지어 내 체면까지 고려하지 않고 내 사촌 동생과 혼인하려 하다니.”“난 그 천한 것과 십여 년을 싸웠다. 걔는 분명 내 모든 걸 빼앗으려고 할 것이다!”“다른 사람에게 능욕당할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낫지!”거세게 쏟아지는 빗줄기도 류 씨의 울음소리를 덮지는 못했다. 집사의 귓가에 분노와 절망이 담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집사는 그런 그녀가 불쌍했다.“부인, 어르신께서 첩실을 많이 둔 건 사실이지만 부인의 지위가 변한 적은 없지 않습니까?”“어르신은 분명 아직도 부인을 아끼십니다.”“그리고 부인께서는 아드님을 생각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도련님의 편을 들어줄 사람이 없다면 앞으로 얼마나 힘들겠습니까?”그 말을 듣자 류 씨는 더 슬프게 울었다.그러나 더는 죽겠다고 말하지 않았다.집사는 류 씨를 설득했다.“제가 부인을 방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그는 류 씨를 부축한 뒤 우산을 쓰고 부랴부랴 떠났다.그러나 이때의 류 씨는 자신을 품에 안고 비와 바람을 막아주는 사내를 보는 눈빛이 살짝 달라졌다“난 발목을 접질렸으니 우선 네 방으로 가서 쉬어야겠다.”집사는 깜짝 놀랐다. 비록 예의에 어긋난다는 건 알았지만 류 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결국 그녀를 데리고 자신의 거처로 향했다.방안에 불을 피운 뒤 집사는 뜨거운 물을 가져와 류 씨가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게 해주었다.그렇게 그날 밤 두 사람은 한 침상에서 자게 되었다.거기까지 본 낙요는 깜짝 놀랐다.집사와 류 씨 사이에 이런 과거가 있을 줄은 몰랐다.그 기억이 지나가고 또다시 류 씨를 보게 되었을 때, 그녀는 딸을 낳았다.류 씨는 깊은 밤 집사의 방을 찾았고 집사는 깜짝 놀라 연신 뒷걸음질 쳤다.“이제야 피하려고 하다니, 너무
다른 여자아이의 시체를 찾아 위장하여 강물에 빠뜨렸다.그리고 그들의 딸은 편벽한 곳에서 자라고 있었다. 집사는 거의 하루건너 아이를 보러 갔고 아이에게 돈을 주거나 먹을 것을 주었다.낙요는 충격 속에서 천천히 눈을 떴다.“콜록콜록...”집사는 기침하면서 정신을 차렸다.눈앞에 낙요가 있는 걸 본 그는 다시 한번 겁을 먹고 강물로 뛰어들려 했다.자신이 의심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또 고문받아 다른 비밀을 얘기하게 될까 두려운 마음에 죽음으로 모든 걸 해결하고 류 씨와 딸을 보호할 생각인 듯했다.낙요는 발 빠르게 그를 잡았다.“도망칠 수 있을 것 같소?”집사의 안색이 달라졌다.“대체 뭘 어쩌고 싶은 것입니까?”“오두막 안에 있는 위패들을 보았소. 온씨 가문의 딸들은 전부 당신이 죽였겠지? 켕기는 게 있어서 위패를 놓고 그들을 기리는 것이겠지.”그 말을 들은 집사는 눈빛을 피하며 인정하지 않았다.“그 위패들은 어르신께서 분부하신 일입니다.”“대제사장님, 사람을 모함하지 마세요!”낙요는 차갑게 웃었다.“아직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당신과 류 씨는 사통하여 딸까지 낳았고 그 딸은 지금 청계가(清溪街)에서 자라고 있지.”낙요의 말이 집사의 귓속을 파고들었다. 그는 겁을 먹고 얼굴은 파리하게 질렸다.그는 낙요가 어떻게 그 사실을 안 것인지 몰랐다.“아직도 얘기하지 않을 생각이오?”낙요가 그의 멱살을 잡았다.“그래, 얘기하지 않겠다면 지금 당장 당신의 딸을 잡아서 아비 대신 빚을 갚게 할 것이오!”낙요가 위협하자 집사는 겁을 먹고 황급히 외쳤다.“얘기하겠습니다!”“모든 건 제가 한 짓입니다. 그 아이와는 상관없는 일이니 제발 그 아이는 살려주세요!”집사는 통곡하면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빌었다.낙요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묻겠소. 온연을 잡은 것이 당신이 맞소? 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소?”집사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그날 밤 전 아가씨를 잡아 기절시킨 뒤 그녀를 밖에 있던 마차
“그러면 부탁하겠소. 아직 하루 남았으니 반드시 온연을 찾아야 하오!”그리고 오늘 대제사장 저택과 세자 저택에서도 연회 초청장을 받았다.온 영감이 사람을 데리고 떠난 뒤 낙요와 부진환은 그 강을 따라 온연을 찾으러 갔다.한참을 걸어서야 그 농가가 보였다.강가라 바람이 아주 셌고 강가 주위에 사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래서 그 농가는 아주 눈에 띄었다.두 사람은 마당에 가까이 다가갔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피비린내가 풍겨오기도 했다.문을 열자 마당에 시체 몇 구가 놓인 게 보였다.부진환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서 방문을 열었다. 그러나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낙요는 시체 옆에 쭈그리고 앉아 검사해 봤고 시체는 전부 검은 옷을 입고 있어서 한패 같았다.그러나 그들의 신분을 증명할 만한 것들이 없었다.부진환은 빠른 걸음으로 낙요에게 다가간 뒤 그녀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없다.”두 사람은 다른 방도 확인해 보았다.그러다가 주방 수조에서 핏자국을 보았다.부진환이 따라 들어와서 말했다.“밖에 있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인 듯하다. 옷궤 안에도 전부 검은 옷이다.”말하면서 핏자국을 본 부진환이 물었다“온연은 찾지 못했다. 설마 정말 죽임당한 건 아니겠지?”낙요는 눈살을 찌푸렸다.“온연의 피는 아닌 듯합니다.”“밖에 있는 사람들이 다 죽었으니 온연은 도망쳤을 수도 있습니다.”낙요는 말하면서 마당으로 돌아왔다.다툰 흔적을 확인해 보니 적어도 10명이 그곳에서 싸운 듯했다.이때 부진환이 마당 밖을 살피다가 외쳤다.“청연아!”낙요는 곧바로 일어나 달려갔다.부진환은 땅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마차가 떠난 흔적이 있다. 제일 위에 남겨진 흔적을 보거라. 이다음엔 마차가 나간 적이 없는 듯하다.”“온연이 도망쳤다면 이 마차를 탔을 것이다.”두 사람은 차의 흔적을 따라 계속해 나아갔다그러다가 낙요가 옆의 풀더미에서 구슬을 꿰어 만든 술을 발견했다.그녀는 술을 들어 살펴보았고 부진환이 나
“빌어먹을!”“오늘 널 단단히 혼쭐내지 않으면 네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구나!”그는 말하면서 술잔을 집어던졌고 거칠게 온현의 허리띠를 잡아당겼다.온연은 초조함과 분노에 사로잡혀 호통을 쳤다.“그만! 그만하라고!”“망할 놈!”풍옥건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거칠게 온연의 겉옷을 잡아당겨 속곳을 드러나게 했다.그가 손을 뻗어 온연의 속곳을 벗기려 할 때, 온연이 입술을 깨물면서 눈물 한 방울을 떨궜다.그 순간 풍옥건은 몸이 굳으며 손을 멈췄다.“아, 난...”풍옥건은 순간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이때 방문이 쾅 하고 열리며 낙요와 부진환이 안으로 들어왔다.그 광경을 보자 낙요의 안색이 확 달라졌다. 그녀는 발차기를 날려 풍옥건을 걷어찼다.풍옥건은 바닥에 쓰러지면서 가슴팍을 누르며 고통을 참았다.“감히 내 사택에 침입하는 것이오?”침상 위에 있던 온연은 깜짝 놀랐다.낙요는 다급히 그녀의 손목을 묶은 밧줄을 풀고 옷을 입혔다.풍옥건은 도망치려다가 부진환에게 걷어차여서 바닥에 엎어졌다. 부진환은 그의 가슴팍을 짓밟았고 풍옥건은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꼼짝하지 못했다.낙요는 온연의 밧줄을 풀어주었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온연은 일어나 앉은 뒤 깜짝 놀란 얼굴로 부진환과 낙요를 바라보았다.“대제사장님, 여기는 어떻게 온 것입니까?”낙요가 설명했다.“당신의 아버지가 당신을 찾고 있소. 당신은 실종되기 전 우리와 함께 있었으니 당신의 아버지가 우리를 물고 늘어졌소.”그 말에 온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그녀는 일어나서 풍옥건의 앞으로 걸어가 그의 뺨을 힘껏 때렸다.풍옥건은 씩씩거리면서 일어나려고 버둥거렸지만 부진환이 그를 밟고 있어 꼼짝하지 못했다.“온연, 너, 너! 감히 날 때려?”온연은 분노에 찬 표정으로 다시 한번 그의 뺨을 때렸다.“그래!”풍옥건은 얼굴이 빨갛게 부어올랐다. 그는 온연을 때리지도 못하자 분통을 터뜨렸다.“차라리 날 죽여! 이 여자에게 모욕당할 바에야 죽는 게 낫지!”그는 심지어 울기 시작했다.온
두 사람은 싸우기 시작했다.낙요가 앞으로 나섰다.“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내가 확인해 보면 되지.”이때 부진환이 발을 뗐고 낙요는 부적 하나를 꺼내 붙였다.손가락으로 톡 건드리자 풍옥건의 기억이 보였다.기억을 다 본 뒤 눈을 뜬 낙요는 온연을 바라보았다.“이자는 거짓말하지 않았소. 그 여인은 사기꾼이 맞소.”풍옥건은 깜짝 놀라더니 황급히 가슴을 움켜쥐고 일어났다.“들었느냐? 정말 사기꾼이란 말이다! 온연, 얼른 나한테 사과하거라!”“아니, 사과로도 내가 겪은 상처를 덜 수는 없다.”풍옥건은 아픈 듯 가슴을 주무르면서 분통을 터뜨렸다.온연은 미간을 구겼다. 정말로 풍옥건을 오해한 것일 줄은 몰랐다. 심지어 그녀는 그 사기꾼을 도와 풍옥건을 속여서 돈을 빼앗았다.온연은 나직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정말 교활한 여인이군. 나마저 속이다니.”곧이어 그녀는 풍옥건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걱정하지 말거라. 추 미인은 네게 손을 대지 않았다.“그때는 널 속아서 돈을 떼어먹을 생각뿐이었으니. 평범한 사람들은 추 미인을 한 번 보는 것조차 어렵다. 추 미인은 널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말하면서 온연은 그를 향해 눈을 흘겼다.그 말을 들은 풍옥건은 깜짝 놀랐다.“정말 내게 손을 대지 않았단 말이냐?”“그럼.”“오해였다니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 주마. 나도 네가 날 잡았던 일은 그냥 넘어가겠다.”온연이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풍옥건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자리에서 펄쩍 뛰었다.“그냥 넘어가 주겠다니?”“난 이번에 널 구했다. 그런데 널 잡았다고?”“내가 아니었다면 넌 죽었을 것이다!”“심지어 넌 내 뺨을 때렸지! 넌 네 은인을 이렇게 대하는 것이냐?”온연은 버럭 화를 내며 반박했다.“하지만 조금 전 너는...”“다른 사람이었다면 죽였을 것이다!”조금 전 일을 떠올린 온연은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졌다.풍옥건은 그 일을 떠올리고는 살짝 당황하며 켕기는 게 있는 사람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그건... 그냥 겁을 주려던
낙요 또한 눈치채고 말했다.“풍 공자, 일단 나가계시오.’풍옥건은 곧바로 일어났다.온연이 다급히 경고했다.“풍옥건! 내가 이곳에 있다는 건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말거라!”“알겠다. 나도 성가신 일은 질색이다.”말을 마친 뒤 풍옥건은 문을 닫고 떠났다.탁자 앞에 앉아있던 온연이 가라앉은 어조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건 제 아버지가 처음으로 이렇게 급히 저를 찾는 것입니다.”“풍옥건의 말이 맞습니다. 온씨 가문에서 제 행방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그러니 이번에 부디 제 행방을 제 아버지께 알리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그 말에 낙요와 부진환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그들이 걱정하던 바가 현실이 되었다.낙요가 물었다.“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이 궁으로 들어가 춤을 추길 바라오. 그날 밤 당신은 도망칠 생각이었소, 맞소?”온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날 밤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사실 제가 찾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분이 절 구하실 줄은 몰랐습니다.”“그래서 다른 기회를 찾았습니다.”“그런데 저택에 절 노리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이번에는 다행히도 풍옥건 덕분에 목숨을 건졌습니다.”온연은 말하면서 어두운 표정으로 시선을 내려뜨렸다.낙요가 또 물었다.“그러면 절대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오?”온연은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저희 아버지가 제게 입궁하라고 하는 것은 전부 그 류 씨 때문입니다. 류 씨는 제가 궁에 들어가야 제가 온씨 가문의 재산을 갖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그러면 그 재산은 류 씨의 아들이 가질 것이고 온씨 가문은 그들의 것이 될 겁니다.”온연은 원망스레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이때, 낙요가 말했다.“당신 아버지가 당신을 궁에 보낼 생각이라면, 연회를 놓치면 당신을 궁에 보낼 기회와 핑계가 사라지겠군.”“당신도 영원히 온씨 가문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건 아니겠지.”온연은 미간을 구겼다.“저는 그런 것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습니다. 이제 곧 연회니 이틀
온연의 눈동자에는 실망과 미련이 가득했다.그녀는 이내 한숨을 쉬었다.“그러고 보니 연회 때 했던 말이 조금 당돌했군요.”“전 입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찍 혼인한다면 아버지가 저를 입궁시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낙요가 위로했다.“온 낭자도 자신만 바라보는 사내를 만나게 될 것이오.”낙요는 알고 있었다. 온연은 아버지가 어머니에게서 등을 돌렸기에 사내들은 다 바람둥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말이다.그래서 그녀는 호색한 사내를 싫어했고 그래서 풍옥건을 오해하여 그에게 사기까지 친 것이다.또 일편단심인 사람일수록 더 좋아했다.그녀는 부진환을 처음 만났을 때 조금 좋아했을지 몰라도 그의 일편단심인 모습에 더 끌렸을 것이다.그리고 입궁해야 한다는 압박감까지 있어서 연회에서 청혼했을 것이다.“그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군요.”온연은 쓴웃음을 지었다.정신을 차린 뒤 그녀가 물었다.“대제사장님께서 말한 방법이란 무엇입니까?”낙요가 작게 말했다.“그전에 난 아주 중요한 일을 온 낭자에게 얘기할 생각이오.”그렇게 낙요는 음택과 관련된 소문과, 집사가 한 짓들을 전부 온연에게 알려주었다.온연이 납치당한 것도 집사가 꾸민 짓이라는 것도 얘기해줬다.온연은 그 얘기를 다 들은 뒤 무척 놀라워했고 또 무척 분개했다. 그녀는 탁자를 탕 내리쳤다.“그 류 씨에게 다른 목적이 있었을 줄 알았습니다. 집사와 사통하여 딸까지 낳았다니!”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그 아이는 류운한(劉雲嫻)이라고 하오. 난 그 아이가 어디서 살고 있는지 알고 있소. 그곳에 가보겠소?”온연은 잠깐 생각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그렇게 온연은 가림막이 달린 모자를 쓰고 낙요와 함께 그곳을 떠났다.부진환은 먼저 온씨 가문으로 가서 집사가 살아있는지 확인했다.집사는 아주 중요한 증인이었기에 죽어서는 안 됐다.-낙요와 온연은 청계가에 도착했다.그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들은 거리에서 류운한을 만났다.류운한은 천을 파는 점포에서 소란을 벌이고 있었다.
“겨우 천 두 필 가지고. 저것들이 없다고 살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당신과 저 천을 서로 가지겠다고 다투며 시간 낭비할 생각 없소!”“비키시오!”그 말에 류운한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그녀는 눈빛이 악랄하게 변하더니 손을 들어 상대방의 뺨을 힘껏 때렸다.옆에 있던 여인은 뺨을 맞아 입술이 터졌다. 그녀는 앓는 소리를 냈다.옆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그녀와 함께 왔던 여인은 그 광경에 분통을 터뜨렸다.“어떻게 사람을 때릴 수 있소?”류운한은 또다시 손을 들어 상대방의 뺨을 때렸다.“왜? 때리면 아니 되오?”“감히 날 얕보다니, 맞아도 싸지!”점포 밖에서 그 광경을 본 온연은 주먹을 움켜쥐었다.“저런!”온연은 곧바로 다가가서 류운한을 혼쭐내려 했다.그러나 낙요가 제때 그녀를 붙잡고 고개를 저었다.“일단 가지 마시오.”점포 장궤는 연신 사과를 했고 사람을 시켜 류운한을 끌어냈다.류은한은 은표를 휙 던진 뒤 떠나면서 욕지거리를 했다.“재수 없긴!”“저 천은 필요 없소.”말을 마친 뒤 그녀는 자리를 떴다.류운한이 떠난 뒤 온연과 낙요가 몰래 그녀의 뒤를 따랐다.류운한은 주루로 들어간 뒤 흔쾌히 은표 한 장을 꺼내 일꾼에게 가장 좋은 자리를 달라고 했다.그렇게 류운한은 2층 창가 자리에 앉게 되었다.류운한은 자리에 앉자마자 음식을 한 상 차리라고 했고 혼자서 천천히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기분이 아주 안 좋은 듯했다.낙요와 온연은 멀지 않은 곳에서 조용히 지켜봤다.온연은 불쾌한 어조로 말했다.“집사가 류 씨와 결탁하여 류운한에게 저렇게 많은 돈을 주다니요.”“비록 온씨 가문이 점포도 많고 돈도 잘 번다지만 그것도 전부 고생하면서 번 돈인데 말입니다.”“그런데 류운한은 돈을 물 쓰듯 할 뿐만 아니라 저렇게 막무가내로 굴다니, 참 괘씸합니다!”온연은 화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낙요가 말리지 않았다면 그녀는 이미 류운한을 혼쭐냈을 것이다.낙요는 조용히 관찰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류운한도 원래는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