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머리를 돌려, 랑목이 물었다. “누이, 언제 나와 만족으로 돌아갈 거요?”“여국도 보니까 별로 좋은 곳은 아니오. 차라리 나와 함께 만족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소.”“내가 미리 우리를 지원할 사람들을 배치해 놓으면, 그 누구도 우리를 막을 수 없소!”낙청연이 반찬을 집는 동작이 약간 멈칫하더니, 곧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랑목.”“나는 여국에서 아직 해야 할 매우 중요한 일이 있다. 이번에 어렵게 온심동을 무너뜨렸지만, 아직 대제사장 자리에 오르지 못했는데, 내가 어떻게 갈 수 있겠느냐?”이 말을 들은 랑목은 궁금해하며 캐물었다. “그런데 누이, 대제사장이 그렇게 좋소?”“그 온심동도 대제사장 아니었소? 그러나 그녀의 결말도 별로 좋은 것 같지 않았소. 황제와 황후에게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빌고 있더구먼.”“누이, 만족으로 돌아가면, 모든 사람은 다 누이 말만 듣소. 누이 한마디면 절대 두말하지 않을 거요. 그러니 대제사장이 되는 것보다 통쾌하지 않소?”낙청연은 저도 몰래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온심동은 온심동이고, 나는 나고.”“내가 만약 대제사장이 되면, 온심동처럼 무능하지 않을 거다.”“걱정하지 말거라. 별일 없을 거다. 넌 여국에서 며칠 더 머물다가 돌아가거라. 계속 여기 있으면 안 된다.”“바깥사람들이 우리 둘 다 모두 여국에 있는 걸 알면, 여국에 불리하다.”“너는 돌아가서 우리 집을 잘 지켜야 한다.”이 말을 들은 랑목의 마음은 약간 움찔했다. 곧이어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었다.“알겠소. 누이 말을 따르겠소!”--온심동은 대뢰에서 반나절 동안 형벌을 당하고,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그녀는 피투성이가 된 채 대뢰에 갇혔다.제사 일족들은 처음에는 모두 대뢰 밖에서 기다렸지만, 기다리고 기다리다, 결국 하령만 남게 되었다.날이 어두워졌지만, 하령은 여전히 온심동을 만날 수 없었다.그런데 이때, 고묘묘가 왔다.“공주님!” 하령은 순간 긴장해서 앞으로 다가갔다.고묘묘는 담담한 눈빛으로 그를 힐끔 쳐다보
유심히 바라보니 하령이었다.하령의 긴장한 모습을 본 고묘묘가 말했다.“내가 약을 줬으니 죽지는 않을 것이다.”하령은 무척이나 감격했다.“감사합니다, 공주마마!”고묘묘가 하령을 지나쳐 가려는데 하령이 다급히 그녀의 앞길을 막으며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공주마마! 혹시 황후 마마를 뵐 수 있게 저를 데려가 줄 수 있겠습니까?”고묘묘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뭘 할 생각이냐?”“저는 황후마마께 온심동을 구해달라고 청하고 싶습니다! 전 황후마마를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발 저를 믿어주십시오, 공주마마!”고묘묘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승낙했다.“날 따라오거라.”그들은 황후의 궁에 도착했고 하령은 곧바로 본론을 얘기했다.“황후마마, 부디 온심동을 구해주십시오!”황후는 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차를 마셨다.“온심동을 구해달라고? 그 아이가 이번에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느냐?”“그 아이를 구하기가 그리 쉬운 일인 줄 아느냐?”바닥에 무릎을 꿇은 하령은 허리를 곧게 펴고 황후를 직시하며 결연한 눈빛으로 말했다.“황후마마, 전 이 일이 전부 낙청연이 꾸민 짓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낙청연은 온심동의 적일 뿐만 아니라 황후마마의 적이기도 합니다.”“이번에 해 영감이 갑자기 50만 냥의 장부를 조사하여 폐하께 드렸습니다. 그가 이렇게 큰 위험을 무릅썼다는 건 해씨 가문과 낙청연의 관계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황후마마, 잊지 마십시오, 서오궁에는 해 귀비가 있습니다.”“낙청연의 능력과 수단으로 해 귀비가 폐하의 은총을 받는다면 황후마마께서도 위험하시지 않겠습니까?”그 말을 듣자 황후의 안색이 흐려졌다.고묘묘는 화가 난 얼굴로 하령을 걷어찼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냐? 내 모후를 어찌 감히 서오궁의 미천한 해 귀비와 비교한단 말이냐? 해 귀비는 하루 종일 가식을 떨어대는 것이 얼마나 역겨운데!”해 귀비가 최근 새로운 춤사위를 배웠다는 걸 궁 안의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황제는 여유
낙청연은 5일 뒤에야 겨우 황제를 볼 수 있었다.드디어 대제사장의 일을 얘기할 수 있었다.황제도 곧장 본론을 꺼냈다.“온심동은 며칠 뒤 처형당할 것이다.”“짐은 이미 명령을 내렸으니 변하지 않을 것이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결과를 들으니 그제야 마음이 좀 놓였다.하지만 황제가 계속해 말했다.“역대 대제사장이라면 시련을 겪어야 사람들의 믿음을 얻고 대제사장이 될 수 있다는 걸 네가 알지 모르겠다.”낙청연이 대답했다.“들어본 적 있습니다.”“짐은 네 실력을 인정하고 네가 대제사장이 되는 것도 동의한다. 하지만 짐이 동의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짐이 듣기론 누구든 귀도라는 곳에 가면 구사일생이라고 하더구나. 공주도 예전에 귀도에서 다친 적이 있다.”“만약 네가 귀도의 보물을 가져올 수 있다면, 귀도의 유명세로 사람들이 널 인정하게 한다면 너에게 승산이 더 클 것이다.”그 말을 들은 낙청연은 의아했다.귀도?고묘묘가 귀도에서 다쳤던 건 낙청연이 일부러 고묘묘를 귀도로 유인해서였다.황제는 낙청연이 귀도에 상당히 익숙하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았다.그러니 그녀에게 귀도의 보물을 가져오는 것을 대제사장이 될 시련으로 정해준 것이다.그것은 낙청연에게 전혀 어렵지 않았다.귀도에는 보물이 없었기에 낙청연이 뭘 가져오든 보물이라고 하면 됐다.그 시련은 너무 쉬워 믿을 수 없을 정도였지만 낙청연은 굳이 그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네, 완성하겠습니다!”황제는 웃었다.“서둘러 큰소리치지는 말거라. 귀도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곳인지 짐도 알고 있다.”“제대로 수소문한 뒤 결정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낙청연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고민할 필요 없습니다. 전 반드시 갈 겁니다. 폐하께서는 제 소식을 기다리시지요.”황제는 그 말을 듣고 크게 웃었다.“그래. 그러면 네 소식을 기다리겠다.”낙청연은 그곳을 떠난 뒤 곧바로 도성을 떠날 준비를 했다.하지만 이번에는 예전보다 더욱 떠들썩했다.“누이, 귀도에 대해 알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냐!”랑목은 다급히 자신의 뺨을 때렸다.“내가 잘못했소. 내가 잘못했소.”그렇게 그들 일행은 가볍게 귀도로 향했다.여행하러 간 것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았다.랑목은 처음 여국에 온 것이기에 낙청연은 당연히 그가 여국의 풍경을 충분히 즐기게 할 생각이었다.며칠 뒤 마차가 암시장을 지나쳤고 낙청연은 마차를 멈추라고 했다.“구십칠, 암시장에 가서 내 오라버니와 의부, 의모를 만나 뵙거라.”구십칠은 살짝 놀랐다.“저 혼자 갑니까?”낙청연은 웃었다.“가고 싶지 않으면 안 가도 괜찮다. 우리랑 같이 귀도에 가자꾸나.”“돌아갈 때 여유가 없다면 암시장에 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구십칠은 잠깐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제가 한 번 가보겠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따라잡겠습니다.”“좋다.”대오는 계속해 출발했다.며칠 뒤 그들은 귀도산 아래 도착했고 이번에 산에 오를 때도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하지만 낙청연은 그곳의 기관에 익숙했기에 그들을 데리고 순조롭게 산에 올랐다.랑목은 처음으로 귀도산에 와보는 것이었다. 분명 곳곳에 위험이 있었지만 모두 새로웠다.주락이 말했다.“지금 재밌다고 느끼는 건 당신의 누이가 이곳을 장악해서요. 이곳은 당신에게는 충분히 안전하오.”“귀도에 오는 사람은 대부분 목숨을 잃소. 이 산에 얼마나 많은 백골이 묻혔는지 아무도 모르오.”“당신의 누이도 이곳에 처음 왔을 때는 정말 쉽지 않았소.”주락은 낙청연과 함께 귀도로 향하지 않았다.하지만 최근 줄곧 낙청연을 따라다니면서 그녀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됐다. 그는 낙청연이 처음 이곳에 발을 들였을 때 얼마나 위험천만했을지 상상할 수 있었다.랑목은 그 말을 들은 뒤 낙청연을 바라보는 눈빛이 더욱 뜨거워졌다.“역시 우리 누이가 가장 대단하오!”“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만족의 왕이 되었겠소?”주락은 살짝 놀라더니 이내 웃었다.“확실히 대단하오.”낙청연이 만족의 왕이라는 것을 알게 된 주락은 놀라우면서도 속으로 감탄했
주락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산에 정말 이런 나무가 있다면 보물이라고 할 수 있지요!”“게다가 이 귀도의 보물은 성주가 정하는 것이 아닙니까?”랑목은 또 한 입 베어 물고 말했다.“그러면 남은 건 먹지 말고 가져가는 게 좋겠군.”낙청연은 참지 못하고 웃었다.“마음대로 먹거라. 두 개만 남기면 된다.”곧이어 낙청연은 과일 두 알을 골랐고 잠깐 고민하다가 한 알 더 챙겼다.랑목은 계단에 앉아 먹으면서 물었다.“누이, 그 한 알은 누구에게 주려는 것이오?”“아토에게 주려고. 이번에 우리와 함께 오지 못했으니 한 알 가져갈 생각이다.”그 말에 랑목은 궁금한 듯 물었다.“아토가 누구요?”정 아저씨가 대답했다.“벙어리입니다.”“예전에 성주께서 처음 귀도에 왔을 때 그자는 몇 번이나 목숨을 내던져 성주를 지켰습니다.”랑목은 깜짝 놀라면서 부진환을 떠올렸다. 그는 심경이 복잡했다.부진환은 누이에게 너무 많은 상처를 줬기에 그는 부진환이 다시 누이에게 접근하는 걸 원치 않았다.하지만 부진환이 누이를 지켰다는 말에 랑목은 심경이 복잡했다.낙청연은 과일을 비단함 안에 넣은 뒤 넋을 놓고 있는 랑목을 보고 말했다.“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아... 아무것도 아닙니다.”랑목은 정신을 차린 뒤 들고 있던 과일을 허겁지겁 먹어 치웠다.“누이, 이 산은 풍경이 아름답고 사람들도 많은 것 같은데 사람을 몇 명 데려와 당분간 이곳에서 지내도 되겠소?”“염라가 꼭 누이의 곁을 지키라고 당부했소. 이번에 돌아갈 생각이 없다면 그가 여국에 남아도 되겠소?”“누이를 보호할 사람이 한 명 더 있으면 마음이 조금 놓일 것 같소.”낙청연은 잠깐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좋다. 어차피 이 산은 땅이 넓으니 사람이 몇 명 더 묵어도 비좁지 않을 것이다.”뭔가 떠올린 낙청연은 고개를 돌려 정 아저씨를 바라보며 물었다.“정 아저씨, 저쪽의 다리들은 얼마나 고쳤습니까?”정 아저씨가 다급히 대답했다.“이미 여러 개를 보수했습니다. 성주께서 오늘
“누가 그 성과를 얻은 것인지 참 궁금하네!”소문이 퍼지자 큰 파문이 일었고 한동안 암시장에서는 이 문제가 논의되었다.낙청연은 파장이 꽤 크자 일부러 소문을 퍼뜨려 빙련성과를 암시장 경매에 부칠 것이라고 했다.그렇게 며칠 동안 암시장에서 묵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고 거의 모든 객잔에 손님들이 넘쳐났다.바로 그날 밤, 갑자기 누군가 보고했다.“아가씨, 한 사내가 아가씨를 만나 뵙고 싶어 합니다.”“누구 말이냐?”“모르겠습니다. 키만큼 큰 검갑을 메고 있었습니다.”그 말을 들은 낙청연은 저도 모르게 흥미가 생겨 그 사람을 만나러 갔다.만나보니 저번에 만방검을 판 그 사람이었다.“또 당신이군.”낙청연은 그가 메고 있는 검갑을 훑어보며 웃었다.“설마 등 뒤에 메고 있는 것이 복맹의 검이오?”사내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소.”“복맹의 모든 검이 여기에 있소.”사내는 말하면서 무거운 검갑을 탁자 위에 올려두고 열었다.그 안에는 8자루의 검이 정연하게 놓여 있었고 검갑이 열리는 순간 날카로운 검광이 번뜩였다.낙청연은 눈을 빛내면서 저도 모르게 검을 들고 살펴봤다.“정말 복맹의 솜씨가 맞군.”“이번에는 얼마에 팔고 싶소?”그런데 사내가 뜻밖의 말을 했다.“난 빙련성과를 원하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그의 진지한 표정을 보니 농담이 아닌 듯했다.“빙련성과? 진심이오? 검 몇 자루로 바꿀 생각이오?”“전부 바꿀 것이오!”낙청연은 더욱더 놀랐다. 빙련성과의 소문이 정말 큰 파장을 일으킨 듯했다.복맹의 검 8자루를 경매에 부친다면 적어도 몇백만 냥은 벌 수 있었는데 그는 고작 과일 하나를 원했다.비록 낙청연에게는 수지맞는 거래였지만 그래도 사내에게서 이렇게 많은 돈을 뜯어낼 수는 없었다.“빙련성과는 줄 수 있소.”“하지만 당신은 반드시 돈을 받아야 하오!”“내가 계산해 보겠소. 이 8자루의 검은 50만 냥으로 계산해 주겠소.”그 말을 들은 사내는 깜짝 놀라 잠시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제대로 들은 것이 맞소? 내가 원하는
사내는 살짝 당황하더니 이내 낙청연의 뜻을 이해했다.“나와 장기간 협력하고 싶은 것이오?”낙청연은 생각하지도 않고 대답했다.“맞소.”“난 검총(劍冢)을 만들고 싶소!”사내는 의아해했다.“검총이라? 당신은 검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닌 듯하지만 실력은 대단하더군.”낙청연은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내 부하가 좋아하오.”“난 그가 천하제일의 검객이 되길 바라오!”사내는 그 말을 듣고 눈을 빛냈다. 덤덤하던 눈동자에 약간의 열기가 느껴졌다.“일개 부하일 뿐인데, 당신은 내가 본 주인 중 최고의 주인이오.”낙청연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유유히 웃었다.“그러면 나랑 협력하겠소?”사내는 머뭇거렸다.확실히 마음이 움직인 듯했다.하지만 그는 성급히 대답하지는 않았다.“난 혼자 다니는 것이 익숙하여 누군가를 위해 움직이는 건 익숙하지 않소. 난 단지 돈을 위해 일하는 걸 좋아할 뿐이오.”“난 천하의 명검들이나 고검을 찾겠소. 당신이 돈을 충분히 준다면 말이오.”낙청연은 그의 담담한 말투에서 자신감을 느꼈다. 역시 사내의 실력은 범상치 않은 듯했다.“당연히 줄 수 있소!”“내가 값을 치르지 못한다면 이 세상에 당신에게 값을 치를 사람은 없을 것이오.”사내는 그 말을 듣고 살짝 당황하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그가 드디어 이름을 알려줬다.“난 소요(蕭堯)라고 하오.”“내일 저녁 돈과 빙련성과를 가지러 오겠소.”말을 마친 뒤 그는 곧바로 떠났다.그는 무거운 검갑과 검갑 안의 검을 챙기지 않았다.낙청연이 검갑 뚜껑을 닫은 뒤 객잔을 나섰는데 꽤 많은 사람이 그녀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정확히는 그녀가 메고 있는 검갑을 쳐다보고 있었다.사내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검을 챙겨와서 많은 이들의 표적이 된 듯했다.제때 손을 쓴 걸 보면 똑똑한 사람이었다.낙청연은 거리를 둘러봤지만 소요는 보이지 않았다.그는 정말 잽싸게 도망쳤다.낙청연이 8자루의 검을 꺼내자 주락은 두 눈을 빛냈다.“이게... 전부 복맹이 만든 검입니까?”낙청연은 앉아
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에 소요가 사라졌다.주락도 놀랐다.“실력이 엄청나군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습니다.”낙청연도 의아한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됐소. 저 사람은 처음 이렇게 많은 돈을 챙기고 떠나는 것도 아니고 매번 알아서 빠져나갔으니 실력이 범상치 않다는 거겠지.”주락은 걱정스레 물었다.“하지만 이번에 그에게는 빙련성과가 있습니다. 정말 아무 일도 없을까요?”“암시장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빙련성과를 노리는데요. 그런데 경매에 부치기도 전에 저자가 먼저 가로채지 않았습니까?”“그를 죽이려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겁니다.”낙청연은 웃었다.“그가 감히 빙련성과를 챙겨서 떠났다는 건 도망칠 방법이 있다는 걸 의미하니 걱정할 필요 없소.”“이번에 빙련성과 때문에 큰 파장이 일었으니 우리도 이만 도성으로 돌아가야겠소.”“내일 아침 떠나겠소.”-며칠 뒤 그들은 도성으로 돌아왔고 낙청연은 손에 상자 두 개를 들고 있었다.그것은 마지막 남은 빙련성과 두 알이었다.도성에 도착한 뒤 낙청연은 우선 상자 하나를 구십칠에게 건넸다.“비밀리에 벙어리에게 연락해 이것을 그에게 주거라.”구십칠은 상자를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랑목은 그 말을 듣더니 다급히 상자를 빼앗았다.“누이, 암시장에서 이미 한 알을 썼는데 두 알 모두 궁으로 가져가려던 것 아니었소?”낙청연은 랑목에게서 상자를 빼앗아 구십칠에게 건넸다.“상관없다. 궁에는 한 알만 가져가도 된다. 두 알을 가져가봤자 황제와 황후 한 사람당 하나씩 얻을 텐데 황후에게 줄 것을 쓴 셈 치면 되지.”랑목은 다시 구십칠에게서 상자를 빼앗았다.“하지만 누이, 누이는 세 알만 챙겼는데 이미 한 알을 쓰고 다른 한 알을 벙어리에게 줄 생각이오?”“벙어리가 그렇게 소중하오?”“이 두 알 모두 궁으로 가져가시오!”낙청연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며 상자를 빼앗아 구십칠에게 건넸다.“넌 많이 먹지 않았느냐? 그런데 겨우 이걸로 그러는 것이냐? 아토는 내 친구다. 이것은 아토에게 줄 것이다!”“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