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에 소요가 사라졌다.주락도 놀랐다.“실력이 엄청나군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습니다.”낙청연도 의아한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됐소. 저 사람은 처음 이렇게 많은 돈을 챙기고 떠나는 것도 아니고 매번 알아서 빠져나갔으니 실력이 범상치 않다는 거겠지.”주락은 걱정스레 물었다.“하지만 이번에 그에게는 빙련성과가 있습니다. 정말 아무 일도 없을까요?”“암시장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빙련성과를 노리는데요. 그런데 경매에 부치기도 전에 저자가 먼저 가로채지 않았습니까?”“그를 죽이려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겁니다.”낙청연은 웃었다.“그가 감히 빙련성과를 챙겨서 떠났다는 건 도망칠 방법이 있다는 걸 의미하니 걱정할 필요 없소.”“이번에 빙련성과 때문에 큰 파장이 일었으니 우리도 이만 도성으로 돌아가야겠소.”“내일 아침 떠나겠소.”-며칠 뒤 그들은 도성으로 돌아왔고 낙청연은 손에 상자 두 개를 들고 있었다.그것은 마지막 남은 빙련성과 두 알이었다.도성에 도착한 뒤 낙청연은 우선 상자 하나를 구십칠에게 건넸다.“비밀리에 벙어리에게 연락해 이것을 그에게 주거라.”구십칠은 상자를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랑목은 그 말을 듣더니 다급히 상자를 빼앗았다.“누이, 암시장에서 이미 한 알을 썼는데 두 알 모두 궁으로 가져가려던 것 아니었소?”낙청연은 랑목에게서 상자를 빼앗아 구십칠에게 건넸다.“상관없다. 궁에는 한 알만 가져가도 된다. 두 알을 가져가봤자 황제와 황후 한 사람당 하나씩 얻을 텐데 황후에게 줄 것을 쓴 셈 치면 되지.”랑목은 다시 구십칠에게서 상자를 빼앗았다.“하지만 누이, 누이는 세 알만 챙겼는데 이미 한 알을 쓰고 다른 한 알을 벙어리에게 줄 생각이오?”“벙어리가 그렇게 소중하오?”“이 두 알 모두 궁으로 가져가시오!”낙청연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며 상자를 빼앗아 구십칠에게 건넸다.“넌 많이 먹지 않았느냐? 그런데 겨우 이걸로 그러는 것이냐? 아토는 내 친구다. 이것은 아토에게 줄 것이다!”“산에
상자를 든 부진환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는 랑목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그는 암시장에서 한 알을 썼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러니 남은 건 두 알이 넘지 않을 텐데 그중 하나를 그에게 준 것이다.랑목은 불쾌한 얼굴로 그를 보고 말했다.“뭘 좋아하십니까?”“정말 그냥 겸사겸사 준 겁니다. 구십칠이 꼭 당신에게 줘야 한다고 하지 않았으면 누이도 아까워서 주지 않았을 겁니다.”랑목이 또 말했다.“참, 예전에 저희 누이를 보호해 준 일은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하지만 지금은 제가 있으니 앞으로 제가 누이를 지킬 겁니다. 당신은 천궐국으로 돌아가세요.”“섭정왕이라는 자가 이 꼴이 될 필요가 있습니까?”“누이는 당신 때문에 큰 상처를 받아 여국에 온 겁니다. 그러니까 누이를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은 또 벙어리라는 신분으로 누이를 속였으니 누이가 진실을 알게 된다면 더 슬퍼할 겁니다.”“누이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으니 얼른 떠나세요.”그 순간 부진환은 저도 모르게 들고 있던 상자를 꼭 쥐었다.그는 마음이 무겁고 심경이 복잡했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문을 열고 떠났다.밖에 서 있던 구십칠은 벙어리가 나오자 그에게 몇 마디 하려고 했는데 벙어리가 곧바로 떠나는 걸 보았다.벙어리는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그래서 구십칠은 곤혹스러웠다. 어떻게 된 일일까?고개를 돌리자 랑목이 나오는 게 보여 구십칠이 물었다.“랑목 왕자, 혹시 안 좋은 얘기를 한 것이오?”“벙어리와 낙청연은 생사를 함께 한 사이오. 당신이 그러면...”랑목은 뒷짐을 지고 불쾌한 듯 말했다.“내가 짐승도 아니고 그를 뭘 어떻게 하겠소? 날 왜 그렇게 경계하는 것이오?”“저자가 기분이 좋지 않은 건 그의 일이지, 나랑 무슨 상관이오?”“우리 누이에게 쓸데없는 얘기는 하지 마시오. 그렇지 않으면 암시장의 당신과 사이좋은 낭자를 도성으로 데려올 것이오!”랑목이 위협하자 구십칠은 안색이 달라졌다.“랑목 왕자, 어찌...”“나 랑목이 누구요? 난 만족
온심동이 만족을 가장하여 백성들을 잔혹하게 살인한 계획에 고묘묘도 참여했다는 걸 털어놓을까 봐 걱정돼서 말이다.그런데 온심동이 처형당했다니.“전 돌아오자마자 입궁하여 아직 그 소식을 전해 듣지 못했습니다.”“하긴, 하지만 걱정하지 말거라. 온심동이 처형당하는 모습은 짐이 직접 확인했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의 말 때문에 마음을 놓지는 않았다.낙청연이 직접 온심동이 참수당하는 걸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온심동이 이미 죽었다는 걸 쉽게 믿을 수 없었다.출궁한 뒤 낙청연은 사람을 시켜 성에서 알아보게 했고 날이 저물자 구십칠이 돌아왔다.“처형 당일, 시장에 많은 백성이 구경하러 나와 온심동이 참수당하는 걸 직접 봤다고 합니다.”“게다가 폐하께서 직접 감독하셨으니 온심동은 정말 죽었을 겁니다.”낙청연은 눈살을 찌푸렸다.“처형 당일 황후와 고묘묘도 있었느냐?”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였다.“있었다고 합니다.”“그러면 처형 당일 온심동이 살아있었느냐?”구십칠은 또 고개를 끄덕였다.“많은 사람에게 당시 구체적인 상황을 물어봤는데 온심동이 참수당하기 전까지 살아있었다고 합니다.”낙청연은 잠깐 생각에 잠긴 뒤 말했다.“난 온심동이 아직 죽지 않았다고 생각한다.”’“온심동이 그렇게 얌전히 참수당할 사람은 아니다.”“형장에서 사람을 바꿔치기했거나, 죽은 이가 온심동이 아닐 것이다. 아니면 가짜로 죽었을 수도 있다.”온심동은 천궁도와 협력하기를 원했으니 사악한 술법으로 속임수를 썼을지도 몰랐다.황후의 세력은 엄청났으니 온심동을 도와 그 일을 완성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구십칠은 그 말을 듣고 걱정하기 시작했다.“그러면 이제 어떡합니까?”“온심동이 죽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이제 더는 온심동의 신분으로 살 수는 없을 겁니다. 궁지에 몰렸으니 기필코 당신을 죽이려 할 겁니다.”“게다가 황후가 옆에서 도와주니 그들은 어둠 속에 있고 당신은 밝은 곳에 있어 당신의 처지는 더욱 위험합니다.”낙청연은 침착하게 고민하다가 말했다.
온심동은 혐오스러운 듯 손을 뺐다.“그러면 절 언제까지 가둬둘 생각입니까? 전 낙청연을 죽일 겁니다.”“당신이 절 가둬두면 제가 낙청연을 어떻게 죽입니까?”하령은 살짝 당황하더니 이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그러면 여기에 얌전히 있겠다고 약속하십시오.”“만약 도망쳐서 낙청연에게 발각된다면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될 겁니다.”“적어도 낙청연이 함정에 빠진 뒤에 그녀의 앞에 나타나야 합니다.”온심동은 불쾌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런데 하령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하지만 당신은 도망칠 수 없습니다.”“지금의 전 예전과는 다릅니다.”하령이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의 눈빛에서 광기가 번뜩이는 것이 보고 있으면 섬뜩했다.온심동은 의아해하다가 문득 그의 목에 핏줄이 서 있고 검은색 선이 뻗어 있는 걸 보았다.온심동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무슨 짓을 한 것입니까?”하령은 웃으면서 다시 한번 온심동의 손을 잡았다. 그는 그윽한 눈빛으로 말했다.“금지된 약물을 먹었습니다.”온심동은 깜짝 놀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그녀는 다급히 손을 뿌리쳤다.“감히 금지된 약을 먹다니, 미쳤습니까?”그러나 이번에 온심동은 자기 손을 잡은 그의 힘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하령의 실력이 예전보다 훨씬 더 강해진 듯했다.하령은 광기가 느껴지는 미소를 지었다.“전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습니다. 겨우 금지된 약을 먹는 건 아무것도 아니죠.”“낙청연을 죽이기만 한다면 앞으로 우리 둘은 함께 할 수 있습니다.”하령은 푹 빠진 얼굴로 그녀의 손을 자신의 뺨에 가져다 댔다.온심동은 싫은 티를 내며 손을 빼내려 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온심동은 긴장했다.-하루 뒤, 저녁.낙청연은 약속대로 제사 일족을 찾았다.그녀는 취혼산으로 가기 전에 우유를 한 번 만날 셈이었다.그러나 그녀는 우유를 만나지 못했고 대신 탁장동이 보낸 사람을 만났다.그 사람은 쪽지
이곳은 취혼산이 아니었기에 낙청연을 전혀 속일 수 없었다.하지만 어두운 밤, 조용한 산길을 걸으니 너무 고요해서 두려웠다.밤바람이 들이닥치자 울창한 숲속에서 바람 소리가 휘몰아쳤다.나뭇잎들이 바스락거리며 사방팔방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렸다.잠시 뒤 낙청연은 그곳이 어딘지를 깨달았다.그곳은 청봉산(青峰山)이었다.취혼산과 맞닿아 있는 청봉산은 숲이 우거지고 나뭇잎이 무성하다 못해 심지어 산 전체를 촘촘히 감싸고 있었다.밤바람이 불어오니 사방에서 그런 소리가 들렸다. 혼자 밤길을 걸으며 그 소리를 들으니 등골이 오싹했다.아마도 그 때문에 그들이 시간을 저녁으로 정한 것 같았다.그들은 정말 낙청연과 겨룰 생각이 없었다. 그저 취혼산에서의 경쟁을 핑계로 낙청연을 죽일 생각뿐이었다.그런 생각이 들자 낙청연은 저도 모르게 온심동을 떠올렸다.이번에 온심동이 정말 모든 것을 걸고 그녀와 겨룰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잘된 일이었다. 그녀는 이번에 청봉산에서 온심동의 목숨을 빼앗을 생각이었다.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서 인기척이 들렸다.낙청연은 살짝 놀라 발소리를 죽이고 몰래 접근했다.두 사내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산을 향해 절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손에 향을 세 개 들고 있었는데 아주 경건해 보였다.그들은 중얼거리며 말했다.“쭉 절하면서 올라가다 보면 신선들이 우리를 무사히 통과시켜 줄 거라고 하던데 부디 영험했으면 좋겠소!”절을 한 뒤 그들은 향을 바닥에 꽂고 계속해 산을 올랐다.낙청연은 의문 어린 표정으로 다가갔고 바닥에 꽂힌 향을 보며 의아한 듯 허리를 숙였다.순간 위험한 기운이 콧속으로 밀려 들어와 낙청연은 급히 숨을 멈췄다.그것은 혼향이었다!낙청연은 계속해 산을 올랐고 얼마 가지 않아 또 그 두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그들은 여전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한 뒤 향을 피웠다.“부디 저희가 순조롭게 산에 오르길 바라며 신선들에게 혼향으로 제사를 지냅니다. 다른 건 바라지 않고 그저 살아서 산을 내려가 시련
그중 한 사람은 겁을 먹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놀란 표정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나뭇가지를 가리켰다.“저기, 저기 뭔가 있소!”다른 사람이 다급히 그를 부축했고 두 사람은 긴장한 표정으로 서로의 팔을 꼭 잡았다.“예전에 경험이 있는 사람과 물어본 적이 있는데 이 산에 갑자기 실력이 대단한 여인이 밤마다 나타나 다른 잡귀들은 감히 나오지도 못한다고 들었소.”“그 여인이 나타나면 상대가 누구든지, 이 산에 어떤 사람이 있든지 모두 잔인하게 그 사람의 혈액을 빨아먹는다고 들었소.”“무덤에 숨어야만 그녀에게 들키지 않는다고 했소.”그들은 긴장해서 목소리까지 떨렸다.“그, 그렇다면 얼른 가는 게 좋겠소.”낙청연은 조용히 듣고 있었다. 어딘가 이상했다. 그녀는 예전에 단 한 번도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게다가 주변에서 음기가 아주 강한 물건도 보이지 않았다.그렇다면 따라가 볼 셈이었다.그렇게 낙청연은 몰래 두 사내를 뒤따라 산속 묘지로 향했다.하지만 그곳의 묘지는 취혼산의 묘지와는 달리 음기가 강하지 않았다.그들이 묘지에 도착하자 등 뒤 나무 꼭대기에서 다시 인기척이 들렸다.두 사내는 곧바로 재촉했다.“얼른, 얼른 관을 찾아 숨어들자고!”그곳의 묘지는 오랫동안 황폐해져 있어 많은 관이 지면 위로 노출되었고 낡았다.두 사람은 가까운 위치를 골라 관을 열고 안에 누웠다.밤을 넘기면 괜찮았기에 낙청연은 잠깐 고민하다가 관을 찾아 그 안에 누웠다.밤하늘에 드리워진 한 점의 달빛마저 완전히 가려졌다.주위는 캄캄한 어둠 속에 잠겼고 축축하고 음침한 기운도 느껴졌다.고요한 밤, 갑자기 바람 소리와 함께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갑자기 손가락이 관을 두드렸다.똑똑똑.관마다 두드리는 소리가 이어서 났다.그리고 그 소리는 낙청연이 있는 관에서도 들렸다.그 소리는 낙청연의 바로 위에서 들렸다.다른 사람이었다면 겁을 먹었을 테지만 낙청연은 아주 태연했다.낙청연은 온갖 것들을 본 적이 있었기에 이 정도로는 전혀 놀
곧이어 흑백무상은 계속해 앞으로 걸어가 자리를 떴다.낙청연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등 뒤에서 음산한 기운이 느껴졌다.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어 몸을 홱 돌리니 두 개의 얼굴이 갑자기 그녀의 코앞에 나타났다. 곧이어 쇠사슬이 낙청연의 목을 단단히 묶었다.낙청연은 동공이 확대되었고 갑자기 눈앞이 아찔해 기절해 버렸다.-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낙청연은 익숙한 사내의 목소리를 들었다.“낙청연이면 뭐 어떠합니까? 이렇게 많은 혼향을 들이마셨으니 환각 때문에 저한테 잡히지 않았습니까?”하령의 목소리였다.낙청연은 놀랐다. 하령이 한 짓이었다니.“우선 탁장동에게 이 일을 알려야겠습니다. 무슨 수를 쓰던 침서를 붙잡아둬야 합니다.”“줄곧 낙청연을 죽이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까? 직접 손을 쓰세요!”“이건 제가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입니다.”“말을 마친 뒤 하령은 방을 나섰고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곧이어 천천히 가까워지는 발소리가 들렸다.비수를 들고 고개를 숙인 온심동은 증오 가득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봤다.“죽일 생각은 없었지만 당신이 날 강요한 겁니다!”“당신이 저와 대제사장의 자리를 다투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죽지는 않았을 겁니다.”“그렇게 많은 걸 얻었으면 만족할 줄 알아야지, 사람이 욕심이 지나치면 안 됩니다!”“오늘 전 가장 소중한 사람을 위해 복수할 겁니다!”온심동의 눈빛에 독기가 서리더니 그녀는 비수를 꽉 움켜쥔 채로 힘껏 휘둘렀다.살기가 밀려오는 걸 느낀 낙청연은 눈을 번쩍 떴다.그녀는 손을 들어 온심동의 손목을 잡았고 온심동은 깜짝 놀랐다.온심동이 살려달라고 말하려는데 낙청연이 재빠르게 비수를 빼앗고 온심동을 기절시켰다.온심동은 감옥에서 큰 형벌을 받아 아직 상처가 다 낫지 않은 상태라 반항할 힘이 없었다.낙청연은 의아한 얼굴로 눈살을 찌푸렸다. 온심동은 왜 가장 소중한 사람을 위해 복수할 거라는 말을 한 걸까?그가 누구란 말인가?온심동의 친우가 낙청연의 손에 죽은 걸까?그건 아닌 것
제사 일족의 금지된 약은 생명을 소모하여 단기간에 내력을 높이는 것이었다.약을 먹으면 무공이 갑자기 늘어 실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었다.하지만 생명 또한 빠르게 소모되어 기껏해야 한 달이면 죽게 된다.아주 오래전, 누군가 더 높은 지위에 오르기 위해 그 약을 먹고 취혼산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그자는 심지어 대제사장의 자리를 욕심냈다.하지만 그 사실이 발각된 후 그 약은 금지되었고 아주 오랫동안 그 약을 먹은 사람이 없었다.그런데 하령이 그걸 얻었을 줄이야.비수를 뽑은 하령은 두 눈이 벌게져서 눈을 부릅떴다.“온심동을 어떻게 한 것이냐?”“어떻게 그렇게 많은 혼향을 피해 간 것이냐?”하령은 믿을 수 없었다.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그렇게 큰 범위에서 짙은 혼향을 맡는다면 오랫동안 정신이 말짱하기 어려웠고 이렇게 큰 힘을 쓸 수 있을 리도 없었다.낙청연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옷소매를 휘날렸다.낙청연은 경멸 어린 눈빛으로 차갑게 그를 노려봤다.“정말 날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냐? 이곳은 취혼산이 아니다.”그 말에 하령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지긋이 바라봤다.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역시 낙요가 맞았군.”그 말에 도리어 낙청연이 살짝 놀랐다.“알고 있었던 것이냐?”“그런데 감히 가짜 취혼산으로 날 속이려 하다니, 내가 속아 넘어갈 줄 알았느냐?”하령은 분한 듯 이를 악물었다.만약 취혼산에서 그럴 수 있었다면 당연히 취혼산을 선택했을 것이다.하지만 취혼산은 너무 위험했고 그도 자신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또한 그는 낙청연이 낙요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고, 낙요라면 산속의 혼령을 통제하는 함이 일반인보다 몇 배는 더 강했다.그렇게 된다면 도리어 그가 죽게 될지도 몰랐다.이렇게 큰 범위에서 혼향을 쓴다면 돼지 열 마리도 죽을 정도였다.그런데 낙청연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상관없다. 오늘 난 네가 살아서 이 산을 떠나게 하지 않을 것이다!”“난 더 이상 예전의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