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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9화

여인은 더욱 서럽게 울며 말했다. “오라버니, 혹시 이 돈을 저에게 주면 안 됩니까?”

“제가 급하게 필요하단 말입니다!”

구십칠은 미간을 찌푸리며 냉랭하게 말했다. “허튼수작 부지지 말거라.”

구십칠이 돈주머니를 가져가려고 하자, 그 여인은 털썩 무릎을 꿇더니, 여전히 돈주머니를 꽉 움켜쥐고 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여인은 간절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제가 원해서 물건을 훔친 게 아닙니다. 단지 저는 이미 사흘 동안 물건을 훔치지 못했을 뿐입니다. 만일 오늘도 빈손으로 돌아가면 또 굶어야 합니다.”

“저는 이미 사흘 동안 밥을 못 먹었습니다.”

“오라버니, 제발 저를 가엽게 생각하셔서 좀 도와주십시오!”

이 말을 들은 구십칠은 깜짝 놀랐다.

“뭐라고? 물건을 훔치라고 협박하는 자가 있다고?”

여인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저와 저의 벗은 도적 떼에게 잡혔습니다. 그들은 저를 협박하여 돈을 훔치게 했습니다. 만일 7일 이내 돈을 훔치지 못하면 저를 청루에 팔아넘긴다고 했습니다……”

여인은 말을 하며 더욱 서럽게 울었다.

이 말을 들은 구십칠의 안색이 확 변했다.

그는 즉시 손을 내밀어 여인을 부축해 일으켜 세우며 물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구십칠의 어투는 조금 전보다 훨씬 온화했다.

여인은 눈물을 글썽이며 그를 쳐다보았다. “저의 이름은 기옥(祁玉)입니다.”

구십칠은 냉랭하게 말했다. “울지 말고 나와 함께 너의 벗을 구하러 가자꾸나.”

“정말입니까?” 기옥은 눈물을 스쳤다.

“그럼, 가자꾸나.”

구십칠이 발걸음을 옮기자, 기옥은 급히 따라오며 물었다. “오라버니의 성함은 어떻게 되십니까?”

“구십칠이라고 한다.”

이름을 들은 기옥은 매우 놀라 하더니, 휘둥그레진 두 눈에 눈물을 머금고 그를 쳐다보았다.

“오라버니가 바로 그 구십칠입니까? 전설 속에 단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다는 그 신투(神盜), 구십칠입니까?”

구십칠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었다.

기옥은 격동되어 그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오라버니, 저를 가르쳐 주실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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