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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8화

구십칠은 말을 끝내더니, 경공으로 날아갔다.

두 거리를 지나서야, 구십칠은 그 가면을 쓴 주술사를 따라잡았다. 그는 경공으로 간단하게 상대방을 제압해, 벽으로 밀어붙였다.

“돈은?”

“감히 내 것을 훔쳐? 네가 재수없다고 생각하거라!”

구십칠은 말을 하며 바로 손으로 돈주머니를 만졌다.

“아, 아, 아니, 아무 데나 만지지 마십시오!”

그런데 이 말을 할 때, 구십칠의 손은 마침 상대방의 가슴을 만지더니, 화들짝 놀라서 황급히 손을 뗐다.

그 사람은 구십칠과 등을 맞대고 있었고, 널찍한 주술복과 그 가면을 더해, 구십칠은 사실 그 사람이 여인이었다는 걸 전혀 느끼지 못했다.

구십칠은 즉시 그 여인의 어깨를 잡고 그녀를 자기 앞으로 돌리더니, 바로 가면을 벗겨버렸다.

머리에 꽂은 잠이 가면에 걸려 함께 떨어지더니, 청초하고 아리따운 얼굴이 구십칠의 눈앞에 나타났다.

검은 머리가 폭포처럼 쏟아졌다.

순간 구십칠은 그 모습에 넋을 잃었다.

여인은 구십칠의 눈빛에 완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돈주머니? 저의 몸에 돈은 없습니다.”

“오라버니, 사람을 잘 못 본 게 아닙니까?”

온화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부르는 그 달콤한 오라버니 소리에 구십칠은 순간 얼이 빠졌다.

“네가 훔친 게 아닌데 왜 도망가느냐?”

낭자는 온통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오라버니가 저를 쫓아오는데 제가 어찌 도망가지 않겠습니까? 저는 나쁜 사람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구십칠은 미간을 찡그리며, 그 당시 상황을 다시 떠올려 보았다. 그때 같은 복장을 한 사람이 확실히 많았기 때문에 그는 체형을 보고 따라갔다. 설마 그가 잘못 알아본 건가?

구십칠은 재빨리 계속 쫓아갔다.

뒤에서 그 여인은 득의양양한 웃음을 지었다.

구십칠은 이 골목을 지나서 문득 깨달았다. 그는 미간을 찡그리며, 그리 쉽게 그 여인의 말을 믿은 자신을 탓했다.

이런 생각이 든 그는 깨닫고 다시 뒤돌아 쫓아갔다.

그 여인은 이미 도망가고 없었다.

구십칠은 또 두 거리를 연달아 쫓아가, 길모퉁이에서 그 여인을 막아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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