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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2화

그 말에 부진환의 안색이 달라졌다.

“저는 황자님 곁을 지키는 호위입니다. 송구하지만 명령에 따를 수 없습니다.”

공주는 침서를 좋아했기에 그녀와 같이 다닌다면 침서와 마주칠 수도 있었다.

게다가 고묘묘는 그를 도와 침서를 죽일 수가 없었다.

다시 한번 거절당하자 고묘묘의 안색이 흐려졌다.

어쩔 수 없이 진익이 나섰다.

“묘묘야, 네 주변에는 널 지키는 사람이 충분히 많다.”

“내 주위에는 이자 한 명뿐이니 내게서 빼앗지 말거라.”

진익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고 어조 또한 가련하게 느껴졌다.

고묘묘는 그의 모습에 더는 빼앗을 수 없어 불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갖고 싶지 않을 때 제게 주시지요.”

“전 저자가 꽤 마음에 듭니다.”

고묘묘는 미소 띤 얼굴로 부진환을 훑어보았다.

보면 볼수록 침서와 닮은 듯했다.

얼굴보다는 차갑고 오만한 분위기와 목소리 한 번 떨지 않고 그녀를 거절하는 담대함이 닮았다.

당장은 침서를 굴복시킬 수 없으니 이 호위와 논다면 재밌을 것 같았다.

“그래. 필요 없어지면 꼭 너한테 주마.”

말을 마친 뒤 진익은 곧바로 부진환을 데리고 떠났다.

혹시나 고묘묘가 말을 바꿀까 봐 고개 한 번 돌릴 수 없었다.

고묘묘는 부진환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고묘묘는 정신을 차렸다.

멀리 걸어가 사람이 없을 때야 부진환이 입을 열었다.

“당신을 별로 존중하지 않는 것 같군. 친남매가 맞소?”

진익은 안색이 살짝 달라졌지만 불만을 억누르며 미소 띤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어릴 때부터 성격이 저랬지.”

그 말에 부진환은 다소 의아했다.

“저자가 당신을 노비처럼 생각하는데 어떻게 참은 것이오?”

진익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괜한 생각을 하는군. 묘묘는 그저 여동생으로서 오라버니와 장난을 친 것뿐이오. 부하 앞이라 거리낌 없이 말했을 뿐이지.”

“게다가 묘묘는 내 유일한 여동생이라 걔의 말이라면 뭐든 다 들어줬소.”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오. 당신은 나랑 거래를 한 사이니 당신을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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