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모 영감을 따라 전청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술과 음식이 올라오자, 온 집안은 향긋한 음식 냄새로 가득했다.대제사장을 접대하는 자리인 만큼 정말 풍성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대제사장, 오늘 정말 고맙소. 당신이 아니었다면 우리 딸은 큰일 날 뻔했소.” 모 영감은 술잔을 들고 술을 권했다.온심동은 술잔을 들더니, 고개를 살짝 끄덕이었다.술을 마신 후 온심동은 말했다. “따님은 많이 놀랐으니, 앞으로 몸조리 잘하면 됩니다.”모 영감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소. 꼭 딸을 잘 회복시켜 궁으로 보내겠소.”모씨 집안은 8대 가문의 끝자리이다. 이번에 만일 딸이 궁에 들어가 황상의 총애를 받아 책봉을 받으면, 모집 집안의 지위도 따라서 올라간다.모 영감은 전체 가문의 영광을 모두 모원원 한 사람의 몸에 기대고 있었다.낙청연은 참지 못하고 질문했다. “모 영감, 혹시 아씨는 예전에 누군가에게 밉보인 적이 있습니까?”모 영감은 이 말을 듣는 순간 얼굴에 그늘이 졌다.그는 젓가락을 상 위에 올려놓더니, 싫은 기색을 드러내며 말했다. “이 말만 하면 화가 나서 못참겠소.”“전에 어떤 강호 사람이 있었는데 늘 원원을 찾아와 끈질기게 달라붙어 치근거렸소! 내가 몇 번이고 그 사람을 때려서 쫓아냈지만, 그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찾아왔소!”“이번에 아마도 그가 벌인 짓인 것 같소!’“언젠가 그 사람을 붙잡으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오!”낙청연은 잠시 멍해졌다.동일한 남자였지만, 모 영감과 모원원이 말한 그 남자의 형상은 완전히 달랐다.온심동은 듣더니, 고개를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낙청연을 노려보았다.“일은 이미 해결되었으니, 더 크게 만들지 말거라.”“너 자신이 해야 할 일만 신경 쓰면 된다!”낙청연은 약간 어이가 없었다. 이건 작은 일이 아니다. 남을 위해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슨 일인지부터 알아내야 깨끗하고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다.이 어린 사매는 예전에 노는 데만 정신이 팔려서 배운 지식은 너무나도 적었다.이런 사
”모 아씨!”모원원은 낙청연을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아직 안 가셨습니까?”“오늘 밤, 아씨와 함께 하룻밤 지내겠소.”“좋습니다!”모원원은 모든 것이 그녀와 상관없는 듯, 아무런 표정도 반응도 없었다.계집종은 낙청연을 모원원의 옆방에 묵게 했다. 이 방은 모원원의 시중을 들던 계집종이 살던 방이었다.하지만 지금 그 계집종은 이미 죽었다.그래서 낙청연은 마침 이곳에 하룻밤 머물게 되었다.낙청연은 원래 모원원과 얘기를 나누려고 했지만, 모원원은 그녀와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여서 낙청연은 더 가까이 가지 않았다.낙청연은 조용히 밤이 깊어지길 기다렸다.저녁 식사를 마치고, 낙청연은 급히 계집종을 방에서 내보냈다.그리고 누구도 이 정원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낙청연은 창문을 닫고 침상에 누웠다.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으며, 인기척을 듣고 있었다.얼마 지나서 밤이 깊어졌다.밖에서 갑자기 발걸음 소리가 들려와 낙청연은 눈을 떴다. 문밖에 어떤 그림자가 나타났다.낙청연은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여인이었다.그 여인은 문밖에서 한창 방문을 잠그고 있었다……자물쇠를 잠그고 그 여인은 떠났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앞으로 다가가 방문을 잡아당겨 보았지만, 확실히 잠겨 있었다.방금 그 여인은 누구일까?이 정원에 더 이상 다른 사람은 없었다. 모원원만 남아있었다!모원원은 스스로 자신을 가뒀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잠시 후, 갑자기 방문과 창문 틈 사이로 흰 연기가 들어왔다.낙청연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약효가 매우 강한 미혼 연기였다.연기는 끊임없이 방안으로 몰려들어왔다.낙청연은 즉시 환약 두 알을 복용했다.자신이 미혼 연기에 중독되지 않도록 확보했다.게다가 그전에 그녀는 이미 사상환을 복용했다.예전에 낙월영은 사상환을 복용 후, 미혼약 같은 것들은 그녀에게 별로 작용을 발휘하지 못했다.이렇게 짙은 미혼 연기에 낙청연은 몸을 휘청거리며 책상을 잡더니, 갑자기 바닥에 쓰러졌다.무거운 몸으로 바닥에
정원은 온통 사람이었다!일부는 산 사람이었고, 일부는…… 죽은 사람이었다.그리고 사람들이 대문 밖에서 아직도 끊임없이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심지어 모 영감까지 그중에 있었다. 그는 휘청거리며 걸어 들어왔고 눈동자는 다 풀려 멍해 보였으며 아무런 의식이 없는 것 같았다.그 얼굴을 가린 남자도 놀라서 멍해졌다. 그는 자기 눈을 의심하고 있었다.정신을 차리고 그 남자는 즉시 담 쪽으로 달려가더니, 담을 넘어 도망갔다.낙청연이 앞으로 달려가 그 사람을 붙잡으려고 하니, 정원 안의 그 사람들은 모두 일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게다가 며칠 전에 죽은 그 시체들, 그 머리와 몸이 아직 봉합되지 않은 시체들도 있었다.머리가 매달린 모습으로 갑자기 몸을 돌려 눈까지 뜨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너무 무서웠다.그 한 무리는 이렇게 낙청연을 향해 달려들었다.낙청연은 급히 몸을 돌려 넓은 곳으로 달려갔다.그렇지 않으면 구석에 포위되기 때문이다.낙청연은 비수를 뽑았다.그러나 모 영감이 달려들자, 낙청연은 비수를 그에게 찌를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는 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그녀의 손에 죽어서는 안 된다.낙청연은 한 발로 모 영감을 발로 걷어차 버렸다. 다른 사람들은 또 포위 공격해 왔다.그 사람들의 눈빛은 분명 하나같이 흐트러지고 의식이 없었지만,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그들은 미친듯이 낙청연을 포위 공격해 왔다.낙청연의 부적은 한 사람은 누를 수 있었지만, 이 한 무리의 사람은 누를 수 없었다,잠시 몸을 피한 후, 낙청연은 한 무리의 사람들 속에 진두지휘자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그 사람은 시위였다.낙청연은 그 사람을 주시하더니, 즉시 몸을 날려 달려갔다.시위의 눈빛이 돌연 차가워지더니, 살의가 번졌다.그는 곧장 검을 뽑아 낙청연을 향해 달려왔다.낙청연은 손에 든 부적을 시위의 이마에 붙였다. 순간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더니 시위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그와 동시에 정원의 다른 사람도 모두 멈추더니,
낙청연은 앞으로 다가가 손가락을 깨물었다. 선혈은 모 영감의 이마에 부문을 그리더니, 타는 소리가 들려왔다.비명과 함께 모 영감은 쓰러졌다.온몸에서 검은 안개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더니, 곧이어 사라졌다.정원 안의 그 사람들은 일제히 멈췄다.낙청연은 또 부적 하나를 던졌다. “돌아가거라!”정원 안의 그 사람들은 산송장처럼 몸을 돌려 정원에서 나가 자신들의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하지만 모 영감은 잠깐 이곳에 남았다.낙청연과 모원원은 함께 모 영감을 옆 방으로 끌고 갔다.낙청연은 뒤이어 모원원과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방금 당신이 나의 방문을 잠그지 않았소? 그런데 왜 또 나를 구해주는 것이오?”낙청연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모원원이 대답했다. “당신의 방문을 잠근 건, 당신을 나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그 사람은 절대 저를 놓아주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죽어야 그 사람이 더 이상 사람을 해치지 않을 것입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약간 놀랐다.모원원이 문을 잠근 건 낙청연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럼, 그 복면을 쓴 남자는 또 누구일까? 그 사람은 모원원과 한패가 아니었다.“그래서 당신은 오늘 일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소?” 낙청연은 모원원의 맞은편에 앉았다.“당신은 도대체 무엇을 알고 있소?”모원원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와 그 사람은 원래…… 죽마고우였습니다.”“우리 두 집안도 원래는 혼맥 관계였습니다.”“그러나 제씨 집안(齊家)이 일이 생겨서 온 집안이 죽임을 당하고, 오직 그 사람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이곳은 그 사람의 집이 되어야 했습니다.”“그러나 저의 아버지는 마음이 바뀌었고, 이 혼사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저를 궁으로 시집보내 모씨 집안을 위해 영광을 쟁취하라고 했습니다.”“그 사람은 저와 혼인하기 위해 목숨 걸고 돈을 벌었습니다. 그 사람이 십만 냥을 벌어오면 아버지께서 저를 그 사람에게
인두의 얼굴에는 기이한 부문이 가득 그려져 있었다.낙청연은 바로 천궁도(天穹道)가 떠올랐다.천궁도는 사술로 유명하고 진법은 더없이 음흉하며 여국에서 소문만 들어도 간담이 서늘해지는 신비한 조직이다.그들이 눈독을 들인 사람은 절대 벗어날 수 없다.제사장 일족과 정면으로 맞서는 것을 피하고자 그들은 거의 도성에 나타나지 않는다.그러나 이번에 그들이 찾아왔다.이것이 바로 모씨 집안의 뒤에 숨겨진 진정한 진법이다. 낮에 해결한 그 건, 단지 눈가림에 불과했다.천궁도를 건드린 걸 보아하니, 모씨 집안 일은 역시 그리 간단치 않다.낙청연은 즉시 비수를 뽑아 호되게 그 인두를 찔러 두 쪽으로 쪼개버렸다.머릿속은 단지 두개골뿐이었고, 부문이 가득 붙어있는 것 제외하고는 텅 비어 있었다.낙청연은 바로 그 부적들을 찢어버렸다.진안이 파괴되자, 모씨 집안의 하늘 위에 아주 강한 음기가 솟아올랐다.뭔가 하늘 높이 솟아오른 것 같았다.낙청연은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이 장면을 보더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천궁도는 정말 대단했다.그 검은 안개는 인간 모습으로 뭉쳐져, 손에 검을 들었다. 이는 보통 사람의 두 배 크기였고 낙청연을 쪼개려고 했다.낙청연은 옆으로 몸을 피했으며, 그 검은 아주 빨랐다. 날카롭게 낙청연의 뺨을 스쳐 한줄기 핏자국을 남겼다.그리고 지면은 매우 긴 검 자국을 남겼다.가히 손가락 하나의 깊이는 되었다!위력 또한 거대했다.낙청연은 즉시 부적을 꺼내 던졌으나, 그 큰놈이 검으로 쪼개버렸다.깜짝 놀란 낙청연은 곧 정원에서 달려 나갔다.손에 부적을 들고 신속하게 벽면에 붙였다.등 뒤의 그놈은 검을 들고 쪼개러 왔고, 벽면은 검 자국이 줄줄이 생겨났으며, 몹시 날카로웠다.이것은 낙청연이 처음으로 천궁도와 맞서는 것이었다. 그 위력은 정말 대단했다. 낙청연도 처음으로 이런 강대한 영체를 만나본다.낙청연은 천명 나침반으로도 그를 상대하지 못할 거라는 것을 느꼈다.그래서 일단 실력을 보존하기로 했다.낙청연은 관저에서 여기저기 뛰어
몸집이 큰 녀석은 그 사내를 치지 않고 낙청연만 노리며 죽이려 했다.낙청연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던 순간.갑자기 살기가 몰려오며, 검은 그림자가 시야에 나타났다.그는 낙청연 앞을 막아서더니 틈을 타 다른 사내를 손바닥으로 물리치고 몰아세우며 시간을 끌었다.검은 그림자를 보니 낙청연은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자세히 보기도 전에 몸집이 큰 녀석은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낙청연은 바짝 긴장하며 피했고, 그를 더 널찍한 곳으로 끌고 온 후 천명 나침반을 꺼냈다.그러고는 손가락을 물어뜯어 진법을 그렸다. 순간, 나침반에 금빛 진법이 생기더니 몸집이 큰 녀석을 덮어씌웠다.그렇게 부문사가 날아오르며 그 녀석을 묶어버렸다.잠깐이나마 제압한 셈이다.낙청연은 곧바로 싸우고 있는 두 사람을 찾아갔지만, 이미 사라진 후였다.낙청연은 주위를 둘러보다 담벼락을 뛰어넘는 그림자를 보았다.낙청연은 신속하게 쫓아갔다.“누구십니까? 성명이라도 알려줄 수 있으십니까?” 낙청연은 정원 벽까지 쫓아갔다.그 검은 옷을 입은 자는 머지않은 지붕까지 도망쳤다. 어둠 속에서, 낙청연은 그 그림자가 유독 눈에 익어 보였다.상대는 잠시 멈춰서더니, 재빨리 도망쳤다.아무 말도 없이 말이다.낙청연은 의아했다. 한 명은 자신을 죽이려 하고, 한 명은 자신을 살리려 하다니, 대체 정체가 무엇일까?전에 돌멩이로 낙청연을 도와주던 그자도, 혹시 그 사람인가?여기까지 생각한 낙청연은 시선을 거두었다.바로 그때, 낙청연은 벽을 보았다.벽에는 돌멩이로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하령을 조심하라.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하령?오늘 밤, 자신을 죽이려던 사람은 설마 하령인가?하지만 하령의 실력이 이렇게 강했던가?낙청연은 생각에 잠긴 채 다시 돌아갔다.그러나 진법은 이미 풀려있었고, 갇혀있던 몸집이 큰 녀석도 사라졌다.낙청연은 나침반을 들고 부를 돌아다녔지만, 나침반은 미동도 없었다.이렇게 갔다고?날이 서서히 밝아왔다.낙청연은 어쩔 수 없이 모원원의 정원으로 돌아
낙청연은 깜짝 놀라 눈을 떴다.그러자 노기등등한 온심동이 걸어 들어왔다.모원원도 대제사장의 이런 모습에 놀라 입을 열었다.“대제사장, 무슨 일입니까?”온심동은 애써 분노를 참으며 모원원에게 말했다.“모 아씨, 잠시 나가주시오. 낙청연에게 할 말이 있소.”모원원은 감히 거역하지 못하고 방에서 나갔다.방문이 닫히자 온심동은 낙청연의 팔을 덥석 잡아당겼다.노기등등한 온심동은 힘이 얼마나 센지 마치 낙청연을 잡아먹을 것 같았다.“낙청연, 아주 대단하구나. 천궁도를 불러오다니! 어찌 이렇게 성가시게 구는 것이야!”온심동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아침 일찍 하령이 온심동을 찾아와 모가에 천궁도가 생겼다고 했다. 하여 찾아와 보니 정녕 천궁도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그리고 이 모든 건, 모만조(慕晚照)가 일으킨 말썽이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내가 불러왔다고?”“난 어제 분명 말했다.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천궁도까지 불러올 수 있다면 왜 너를 따라 일을 하겠냐?”낙청연의 말을 들은 온심동은 화가 잔뜩 치밀어 올랐다.온심동은 분노한 얼굴로 손을 들어 낙청연의 뺨을 때리려 했다.“뭐라고?!”낙청연은 서슴없이 온심동의 팔목을 잡고 세차게 뿌리쳤다.“두 번 다시 말하지 않겠다.”“대제사장, 실력이 좋지 못하면 겸손하게 의견을 받아들여야지, 이렇게 고집만 부리면 되겠나?”낙청연은 이게 자신의 소사매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자신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탕후루를 사달라던 소사매가 맞는지 말이다.온심동의 눈빛은 더 이상 전처럼 맑지 않았다.오히려 혼탁했다.너무 혼탁한 나머지 진짜 속내도 들여다볼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심지어 성격도 전과 완전히 달랐다.낙청연의 말은 온심동의 가슴을 콕콕 찔렀고, 온심동의 두 눈은 분노로 가득 차 시뻘게졌다.“간섭하지 마라!”“무슨 신분으로 내 일에 간섭하는 거냐? 네가 뭔데!”“천궁도가 무슨 의미인지 알기나 하냐? 천궁도를 건드리면 평생 얽히게 될 것이다!”“
“이 약조가 곧 증거다! 만약 모가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침서도 날 막을 수 없을 거다!”낙청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즉시 조인하고 화압했다.그러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온심동을 바라보며 말했다.“우리 둘의 내기라고 치지.”“내가 지면, 내가 죽겠다.”“하지만 네가 지면, 앞으로 날 간섭하지 말아라!”낙청연이 조건을 내걸자, 온심동은 의아했다.그저 간섭하지 말라는 건가?온심동은 낙청연이 이 틈을 타 대제사장의 자리를 뺏으려는 줄 알았다.이러한 조건에 온심동은 망설임 없이 승낙하며 약조를 거두었다.“그럼 지켜보겠다.”말을 마친 온심동은 차갑게 몸을 돌려 떠났다.온심동이 떠나는 모습을 보며 낙청연은 그제야 마음이 약해졌다는 걸 깨달았다.낙청연은 아직도 소사매가 대제사장이라는 자리에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위장을 한 것이라고 믿었다.필경 이런 잔혹한 환경에서, 대제사장이라는 자리를 굳히려면 전처럼 천진난만해서는 안 된다.그래서 낙청연도 너무 독하게 굴지 않았다.비록 이게 불공평한 내기여도 말이다.온심동은 곧바로 노기등등하게 모가를 떠났다. 모 영감이 몇 걸음이나 쫓아가며 말리려고 했지만 결국 온심동을 잡지 못했다.모 영감은 초조하고 걱정으로 가득했다.결국 정원에 있는 낙청연을 찾아와 물었다.“대제사장은 어찌 된 것이오? 우리 집 일을 도와주는 것이오?”낙청연은 위로하며 말했다.“모가의 일은 제가 해결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모 영감은 말을 하려다 다시 입을 다물었다.낙청연의 실력이 의심됐지만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다.낙청연에게 밉보였다가 떠나버리면 정말 도와줄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말을 꺼내기도 전에 낙청연은 방으로 들어가 부적 몇 개를 그렸다.그러고는 방문을 나서며 모 영감에게 건넸다.“오늘 저녁, 베갯머리와 붕문에 붙이십시오. 저녁에는 어떤 소리가 들려도 문을 열지 마시고, 나오지도 마십시오.”“그리고 부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집으로 보내고, 사흘 후에 다시 불러오십시오.”모 영감은 부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