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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1화

하지만 이곳에는 홍해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남은 악인들도 있었다.

그들이 다 같이 달려든다면 아무리 낙청연이라도 당해낼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다시 홍해에게 잡혀서 바닥에 제압당했다.

홍해가 칼을 꺼내 들었다. 위에는 말라붙은 피가 덕지덕지 남아 있었다.

“손부터 자를까?”

말을 마친 홍해가 그녀의 손목을 비틀었다.

예리한 칼끝이 그녀의 손목 관절 근처에서 배회했다.

“여기가 좋겠군.”

홍해의 잘 벼린 칼이 공중으로 치솟은 순간, 낙청연은 조급한 마음에 몸을 바둥거렸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녀의 눈길이 구십칠에게 닿았다. 그가 드디어 책을 덮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낙청연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책이었다.

제사부전(祭司符典)!

홍해의 칼이 내려앉던 순간, 낙쳥연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나 금혼부를 해제할 수 있어!”

순간 구십칠의 표정이 바뀌더니 다급히 소리쳤다.

“그만!”

홍해는 그녀의 손목과 한 치 차이를 남겨놓고 칼을 버렸다.

칼을 내던진 홍해가 차갑게 낙청연을 노려보며 물었다.

“금혼부를 해제할 수 있다고? 네가?”

“딱 봐도 경험도 없는 제사장 같은데 무슨 수로?”

“금혼부 때문에 수많은 제사장을 잡아들였지만, 해결할 수 있는 인간은 한 명도 없었어.”

“또 우리 가지고 장난치는 거라면 당장 그 입부터 도려낼 거야!”

낙청연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 정말 할 수 있어. 나는 그들과 다르니까.”

과거 대제사장까지 했던 몸이었다.

낙청연은 구십칠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네가 들고 있는 책, 나 처음부터 끝까지 암기할 수 있어. 내가 너희랑 다른 점은 너희는 책을 읽을 뿐이지만 나는 그 책과 오래전에 일심동체가 되었어.”

구십칠이 천천히 낙청연에게 다가갔다.

“풀어줘.”

홍해가 낙청연을 풀어주었다.

낙청연은 땅을 짚고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달빛 아래 반짝이는 창백한 피부와 아름다운 이목구비, 그리고 입가에 머금은 붉은 피는 그녀를 더욱 매혹적으로 보이게 했다.

구십칠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다른 제사장과 다르다는 그녀의 말을 믿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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