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적이 신속하게 몰려와 그들을 포위했다.송우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나를 내려놓으시오. 나를 데리고 당신들은 도망갈 수 없소.”“아버지, 절대 아버지를 버릴 수 없습니다.” 송천초의 태도는 확고했다.몇 사람은 각각 전투 준비를 했다.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칼날이 번뜩이고 살기등등했다.적은 수로 많은 적을 상대하려니, 모두 힘겨워했다. 낙청연은 어쩔 수 없이 특수한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낙청연도 침서가 자신을 줄곧 주시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처음 미혼진을 사용했을 때부터 침서가 그녀를 노린 것 같다.그러나 낙청연은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 목숨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낙청연은 손바닥을 베어, 피를 제물로 삼아 소령진을 쳤다.그는 이 산장 안의 모든 망혼을 소환했다.그리고 이번에는 막대한 힘이 형성되어, 강풍이 휘몰아쳤다. 침서는 안색이 굳어졌다.밤하늘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추호의 두려움도 없었다. 오직 타오를수록 뜨거운 눈빛만 이글거렸다.“참 재미있군!”수많은 망혼은 무수한 처절한 비명을 내며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질렀으며 몹시 맹렬했다.그들은 수많은 적을 날려 버렸다.한바탕 대란이 일어났다.침서는 분사검을 들고, 낙청연을 쳐다보며 달려왔다. 속도는 어찌나 빠른지 미처 당해 내기 어려웠다.낙청연은 일찍이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즉시 검을 들고 맞이했다.낙청연은 침서와 맞붙었다!두 번 겨룬 후, 낙청연은 어수선하고 순서 없는 동작으로 초식마다 기습했다. 오직 이렇게 해야만 이길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었다.침서는 약간 적을 얕잡아봤다. 그는 조심하지 않아 낙청연에게 손등이 긁혔다.몸 여러 곳에도 상처를 남겼다.침서는 궁지에 몰려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눈빛은 약간 의아했지만, 심오한 웃음기를 띠고 있었다.침서가 검으로 머리 뒤로 한 번 그으니, 면사가 밤바람에 날려갔다.드디어 그 준수하지만 사기가 가득한 얼굴이 드러났다.특히 그 매혹적인 봉안은 사람을 홀렸다
일행은 어두운 밤에 계속 도망쳤다.숲속에서 달려 나오자, 전방 벼랑 끝에서 찬 바람이 솔솔 불어와, 그들은 발걸음을 멈추었다.“바로 여기 밑에 있소.”송천초는 아버지를 부축하여 땅에 내려놓았다.그들은 절벽 끝까지 걸어와 밑으로 내려다보았다. 칠흑같이 어두워, 얼마나 높은지 보이지 않았다. 그저 떨어지면 산산조각이 날 것만 같았다.“끝에 넝쿨이 있소. 어서 내려가시오.” 송우는 재촉했다.“아버님, 제가 업고 내려가겠습니다.” 진소한은 허리띠를 풀어 두 사람을 함께 묶으려고 했다.그러나 송우는 손을 들어 제지했다. “나는 여기에 남겠소. 그 사람들이 쫓아오면 그들이 보는 앞에서 뛰어내리겠소. 그래야 그 사람들이 내려가 수색하지 않을 것이오.”“이 아래는 비록 우리 송씨 가문의 선산이지만, 하산하는 길은 없소. 만일 그 사람들이 쫓아오면 도망갈 곳이 없소.”송천초는 듣더니 다급해졌다. “아버지! 아버지가 이곳에 남으면 저도 남겠습니다!”그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아버지를 버리고 돌보지 않을 수 없었다.송우는 또다시 설득했다.낙청연은 벼랑 끝에 서서, 일월경으로 한참 내려다보았다. 절벽 아래에 쟁쟁한 추위가 은은하게 느껴졌다.막다른 길 같지는 않았다.“시간이 없다. 일단 내려가자.” 낙청연은 급히 재촉했다.진소한도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강제로 송우를 등에 업고 넝쿨을 잡아당겨 두 사람을 함께 묶은 후 벼랑 끝 넝쿨을 타고 천천히 내려갔다.낙청연과 다른 사람들도 즉시 넝쿨을 타고 내려갔다.벼랑에 매서운 찬 바람이 불어 사람의 몸이 흔들렸다.그러나 확실히 송우의 말대로, 이곳은 십여 미터밖에 되지 않았다.그들은 아주 빨리 땅에 발을 디뎠다.아래는 아주 큰 평대였으며, 큰 동굴도 하나 있었다.동굴에는 관과 위패가 놓여있었다. 다른 길이 없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당신들은 나를 데리고 내려오지 말았어야 했소. 어차피 나는 이렇게 된 이상, 나 한 사람의 목숨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의 목숨을 바꾸는 건 가치 있는 일이오!”송우는
다른 사람들도 보았다.걸어갈 시간이 전혀 없었다. 다들 어쩔 수 없이 빨리 다리 건너편으로 달려가야 했으므로 다리는 심하게 흔들렸다.다행히 다리 위는 든든했고, 썩은 나무가 없어서 헛디디는 일이 없었다.그러나 뒤쪽에서 침서는 이미 사람들을 데리고 내려왔다.낙청연이 고개를 돌려보니, 침서는 쫓아오지 않았다.낙청연은 어리둥절했다.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뒤이어 침서가 분사검을 들고, 천천히 다리 옆으로 걸어오더니, 사악하게 웃으며, 검을 휘둘러 고정된 쇠사슬 중 하나를 맹렬하게 끊어버렸다.철커덕—쇠사슬은 갑자기 끊어져 벼랑 끝에서 떨어져 나갔다.다리는 순간 심하게 흔들렸다.다행히 오른쪽에 쇠사슬 하나가 더 고정되어 있었다.다리 위의 사람들은 모두 불안했다.침서는 분사검을 휘둘러 한쪽에 남은 그 쇠사슬을 끊어버리려고 했다.만일 끊어버리면 다리는 옆으로 뒤집어져, 그들은 전부 떨어지고 말 것이다.송우는 다급히 소리쳤다. “멈추시오! 약재를 원하면 모두 드리겠으니, 이 사람들을 보내주시오!”그는 귀한 딸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자신 때문에 이곳에서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그러나 침서는 냉랭하게 웃더니 말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내가 아직도 당신들의 그까짓 약재를 신경 쓴다고 생각하는 것이오?”말을 하더니, 그는 분사검을 들고 남은 그 쇠사슬을 향해 내리치려고 했다.이 쇠사슬만 끊어지면 높은 절벽에서 그들은 틀림없이 죽는다!모든 사람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낙청연은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다급히 외쳤다. “침서!”이 말을 들은 침서의 표정이 확 바뀌더니 온몸이 굳어졌다.그는 손을 멈추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낙청연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 속에 한줄기의 광기가 숨어있었다.“나를 알아보는 것이냐?”“참 재미있군!”“네가 이리 오면, 그 사람들을 놓아줄게.”침서는 손에 든 검을 내려놓았다.“꿈 깨시오!” 랑목의 반응은 격렬했다. 그는 낙청연의 손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누이, 가면 안 되오!”소소도 다급히 말했다
그리고 맞은편 침서 또한 매우 인내심이 있었다. 그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낙청연을 쳐다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낙청연은 아신이 날아올 때까지 기다렸다. 아신을 보고 낙청연은 그들이 이미 안전하게 다리에서 내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제야 그는 마지막 남은 한 걸음을 옮겨 평대로 걸어갔다.침서가 천천히 다가오더니 낙청연의 턱을 움켜쥐고, 그 피에 굶주린 눈동자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너는 누구냐?’“어떻게 나를 아는 것이냐?”“소령진, 미혼진, 넌 여국 사람이냐?”“그런데 나는 왜 너를 본 적이 없을까?”이런 진법을 아는 사람은 절대 보통 여국 사람이 아니다.제사장 일족일 가능성밖에 없다.그러나 눈앞의 이 여인을 그는 한번도 만난적이 없다.낙청연은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더니 그의 손에서 벗어났다. “침서 대장군께서 천궐국에 나타난 이유는 낙정을 돕기 위해서인가요?’“아쉽게도 낙정은 벌써 침서 대장군의 행방을 낱낱이 진술했습니다.”침서가 이곳에 나타난 이유를 낙청연은 낙정 때문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낙청연은 침서와 낙정사이를 충동질해보려고 했다.그러나 침서는 듣더니 경멸하듯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넌 아는 게 참 많구나. 낙정도 너의 적수가 못 되는구나!”“계획이 실패해도 괜찮다. 나는 그저 구경하러 왔을 뿐이다. 그러나 너를 잡아서 돌아가면 한동안은 즐길 수 있겠구나. 그러니…… 이 여정이 헛되지 않았다.”침서의 눈동자는 피에 굶주린 광기를 띄고 있었다.차갑게 웃었으며 그 웃음은 섬뜩했다.“미치광이.” 낙청연은 등골이 오싹해 졌고, 싫어하는 어투였다.낙청연의 표정을 보더니, 침서의 눈빛에는 광기가 서렸다.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더니 말했다. “서리 미인, 쭉 이렇게 냉담한 얼굴을 하고 있거라, 예쁘다.”“감히 웃으면, 너를 칼로 한 번 그어버리겠다.”“아, 그리고 울어도 안 되고, 기쁨과 슬픈 정서가 있어도 안 된다. 이렇게 쭉 냉랭하게 있거라. 내 마음에 든다.”침서는 혼자 중얼거리더니, 낙청연의 얼
랑목과 소소 두 사람은 이 광경을 보고 즉시 달려가 낙청연을 구하여, 함께 도망갔다.그러나 침서는 곧바로 뒤쫓아왔다. 그 날카롭기 그지없는 분사검은 당해낼 방법이 없었다.3대 1로 싸웠지만, 여전히 매우 힘겨웠다.그리고 뒤에 있던 사람들도 곧 쫓아와, 다시 그들을 겹겹이 에워쌌다.침서는 오히려 손을 멈췄다. 흥미진진하게 그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도망갔다가 죽으러 다시 돌아온 것이냐?’“그럼 내가 사정없이 죽여도 나를 탓하지 말거라.”낙청연은 있는 힘을 다해 막았지만, 그들이 도망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래서 침서와 협상을 시도해볼 생각이었다.“저는 도망가지 않겠으니, 저 사람들은 놓아주세요.”침서는 미치광이다. 소소와 랑목이 그의 손에 들어가면 분명 비참한 결말을 맞이할 것이다.“정말 도망가지 않을 거냐?” 침서가 눈썹을 들썩이었다.“예! 약속합니다.”침서가 담담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자, 부하들은 즉시 멈췄다.랑목이 낙청연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누이!”낙청연은 랑목의 손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거라.”“먼저 가거라.”낙청연은 눈빛으로 소소에게 암시했다.낙청연의 뜻을 알아차린 소소는 즉시 랑목을 끌고 신속하게 도망쳤다.“돌아오지 말거라!” 낙청연이 당부했다.랑목은 이를 악물더니, 소소를 따라 멀리 도망갔다.낙청연은 고개를 돌려 침서를 보며 말했다. “그들을 뒤쫓아가면 안 됩니다!”침서는 입가에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왜 너의 말을 따라야 하느냐?’“당신이 나를 죽이지 않는다는 건, 당연히 내가 쓸모가 있어서가 아니겠습니까? 만일 당신이 그들을 잡는다면 나는 죽더라도 당신이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할 겁니다.” 낙청연의 눈빛은 날카로웠다.침서는 미친놈이다. 그러나 여러 번 그녀를 용서한다는 건 틀림없이 그녀가 침서에게 다른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그렇지 않으면 그는 절대 이런 인내심이 없다.침서는 웃음을 터뜨리더니, 흥미진진하게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좋다. 약속한다. 그들을 잡지 않
이제 곧 여국 경계에 도착한다. 낙청연은 더는 걸음을 옮기고 싶지 않았다.“힘듭니다. 더는 움직이지 못하겠습니다. 전 휴식해야겠습니다!”낙청연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뒤 꼼짝하지 않았다.침서는 두 손을 허리 위에 올리고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았다.“시간을 끈다고 해서 그들이 널 구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말거라.”“나에게 걸린 사람 중 내 손에서 도망친 사람은 아무도 없다.”낙청연은 흠칫했다.그녀는 화가 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휴식하는 것도 안 됩니까? 그러면 차라리 죽이세요! 어차피 저는 더 이상 걷고 싶지 않습니다. 다리가 아픕니다.”침서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는 낙청연을 둘러업었고 낙청연은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내려주세요!”침서는 멈춰 서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웃었다.“움직이지 못하겠다면서? 내가 널 들고 가면 그만이다.”“이걸 핑계로 난리를 피울 생각이라면 네 두 다리를 잘라버리겠다. 그러면 아프지도 않겠지.”낙청연은 더는 발버둥 칠 수 없었다.침서는 정말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침서는 그렇게 그녀를 둘러메고 산 하나를 넘었고 두 사람은 여국 경계 안으로 들어섰다.소서 일행이 여국까지 쫓아오지 못할까 봐 낙청연이 걱정하고 있을 때 침서가 멈춰 섰다.산 위에서 침서는 다른 이들에게 잠깐 휴식하라고 했고 홀로 낙청연을 둘러메고 산꼭대기에 올라섰다.산꼭대기의 다른 한쪽은 마치 무릉도원처럼 보였다.죽림 뒤에는 고즈넉한 대나무 집과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있었고 마당에는 대량의 검이 있었는데 어떤 건 다 만들어진 것, 어떤 건 채 만들지 못한 것이었다. 그리고 철을 두드리는 데 쓰이는 헛간도 있었다.낙청연은 그곳에 내려졌고 내심 깜짝 놀랐다.이곳이 바로 침서가 검을 만드는 곳일까?침서가 들고 있는 분사검도 그가 만든 것이었다. 분사검은 손쉽게 철을 자를 수 있고 요사한 것들을 파괴할 수 있다.이런 미친놈이 뛰어난 실력을 갖춘 주검사(鑄劍師)라는 걸 누가 상상이나 하겠는가?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침서는 낙청연의 손목을 꽉 누르면서 말했다.“움직이지 말거라. 데지는 않을 거다.”“그럴 리가 있습니까? 이거 놓으세요! 제가 손목을 잃는다면 진법을 쓰지 못해 당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침서는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이런 상황에서도 날 도울 생각을 한다니, 아주 마음에 드는구나. 난 네 손에 그 어떤 흉터도 남기지 않을 생각이니 안심하거라.”그는 말하면서 낙청연의 손목을 감은 그 기관 위로 천천히 용융액을 들이부었다.뜨거운 기운에 낙청연은 바짝 긴장했다.그녀는 침서를 전혀 믿을 수 없었다.용융액 속 튀어 오르는 불길은 본 낙청연은 긴장한 얼굴로 피했다.뜨거운 용융액이 그녀의 피부에 닿을 듯했다. 펄펄 들끓는 느낌 때문에 낙청연은 기관이 당장이라도 녹아내려 그녀의 손목까지 녹을 것만 같아 저도 모르게 움찔 떨었다.때마침 침서가 기관을 돌려 낙청연의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게 했다. 그녀의 움직임 때문에 아래로 흐르던 용융액의 방향이 살짝 빗나갔다.침서는 곧바로 손을 뻗어 낙청연의 손등을 막았다.그 바람에 흘러내린 용융액 한 방울이 그의 손등 위로 떨어졌고 살이 타들어 가는 소리에 머리털이 쭈뼛 솟았다. 낙청연은 경악했다.침서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안색 하나 달라지지 않았다.그는 침착한 눈빛으로 그녀의 손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움직이지 말라니까. 난 널 다치게 하지 않을 것이다.”“미래의 여국 대제사장에게 어찌 흉터를 남길 수 있겠느냐? 대제사장은 반드시 완벽해야 한다!”그의 눈빛은 광기에 사로잡힌 사람처럼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낙청연은 그 말을 듣고 흠칫했다.“뭐라고요? 여국 대제사장이요?”침서가 그녀를 알아본 걸까?아니, 그건 아닐 것이다.그렇다면 침서는 그녀를 통제하여 여국 대제사장으로 만든 뒤 자신이 여국을 장악할 셈인 걸까?여국인은 모두 대제사장의 명령에 따르니 말이다.“됐다.”침서가 위에 냉수를 뿌리자 ‘치지직’ 하는 소리가 들렸다.낙청연
침서는 그녀가 도망치는 게 두렵지 않은 걸까?산 위에서 한 바퀴 뛰어서 수림 밖으로 나갔는데 세 면이 모두 절벽이었다. 낙청연은 그제야 침서가 왜 사람을 시켜 그녀를 지켜보게 하지 않은 건지 깨달았다.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낙청연은 재빨리 대나무 집으로 돌아왔다.막 집에 도착했는데 침서가 곧바로 들어와 먹을 것을 건넸다.“어떠냐? 산 위의 풍경이 좋지 않으냐?”침서가 웃으며 물었다.낙청연은 의자에 기대어 앉아 눈을 감고 휴식했다.“침 장군은 수단이 탁월하시군요. 제가 뭘 했는지도 다 아시니 말입니다.”침서는 뒷짐을 진 채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침 장군? 날 침 장군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오랜만이구나.”“넌 내가 아는 친우와 무척 닮았다.”낙청연은 흠칫 놀랐다. 그녀는 피식 웃었다.“침 장군 같은 사람에게도 친우가 있습니까?”침서는 웃으며 눈썹을 치켜올렸다.“없다.”“그러면... 아는 적이라고 할까?”낙청연은 그와 쓸데없는 얘기는 나누고 싶지 않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대체 제가 뭘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겁니까? 제게 알려줄 수 없습니까?”“급하지 않다.”침서는 웃었다.그는 이내 몸을 돌린 뒤 방을 나섰고 나가기 전 한 마디를 남겼다.“산속의 밤은 추우니 옷을 두껍게 껴입거라. 옷은 궤 안에 있다.”발걸음 소리가 멀어지자 낙청연은 곧바로 몸을 일으켜 방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그녀는 종이와 붓을 찾아냈고 곧바로 오늘 기억해 둔 산의 지형과 오는 길을 그리기 시작했다. 낙청연은 노선을 전부 기억해뒀고 주위 지형까지 그렸다.밖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한 뒤 낙청연은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와 죽림을 벗어난 뒤 산림에 도착했다.이제 막 겨울에 들어설 때라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있었고 산속의 찬바람은 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추웠다.낙청연이 휘파람을 불자 아신이 날아와 그녀의 팔 위에 앉았다.“자, 이것을 가져다주거라.”낙청연은 지도를 접어 아신에게 건넸고 아신은 지도를 가지고 떠났다.낙청연은 마음이 무거웠다.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