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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낙청연은 손을 들어 그를 안으며 그의 가슴에 뺨을 붙였다.

“도망갈까 두렵습니다.”

부진환은 작게 웃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본왕이 어디로 도망가겠느냐?”

낙청연은 고개를 들어 가볍게 웃었다.

“그건 그렇습니다. 뛰어봤자 벼룩이지요.”

아름다운 미소에 부진환은 애정 가득한 손길로 그녀의 콧잔등을 긁었다.

하지만 머릿속에 문득 어머니를 죽인 원수의 딸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계양에 며칠 더 머무르고 싶으냐?”

낙청연이 대답했다.

“왕야께서는 할 일이 많으시겠지요. 며칠 시간을 지체했으니 내일 바로 돌아가는 건 어떻습니까?”

부진환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연등회를 보러 이렇게 먼 곳까지 왔는데 벌써 돌아간다는 말이냐?”

낙청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살짝 웃었다.

“아름다웠던 건 연등회가 아니라 길가의 풍경이었습니다.”

“그래. 그러면 내일 떠나자꾸나.”

부진환은 말하면서 낙청연을 품에 꼭 안았다.

다음 날 아침 일찍 그들은 낙랑랑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경도로 돌아가는 길에 올랐다.

가는 길 내내 사람이 많아 떠들썩했고, 그들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경도로 돌아갔다.

그래서 속도가 아주 늦었다.

낙청연은 기회를 찾아 단둘이 초경을 만났다. 그는 멀지 않은 곳에서 혼자 말없이 따라다니며 송천초를 보호하고 있었다.

그를 만나러 갈 때 낙청연은 술 두 병을 그에게 가져다주었다.

나무 아래 기대앉아 있던 초경은 술병을 건네받은 뒤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천초를 따라다니지 말라고 날 설득하러 온 것이냐?”

낙청연은 한숨을 쉬면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그래. 천초가 진소한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괴롭지 않으냐?”

초경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또 한 번 술을 마셨다.

“술은 고맙다. 다음번에는 더 잘 숨으마.”

“최대한 자제하겠다.”

초경은 씁쓸했다.

낙청연도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그를 설득했다.

“어젯밤 너도 들었겠지만 천초와 진소한은 이제 곧 혼인할지도 모른다.”

“앞으로 셋이 함께 지낼 수는 없지 않으냐?”

“그중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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