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또 중추절이 다가왔다.소유가 운예각의 옷을 들고 찾아와, 이틀 후에 어떤 옷을 입고 연회에 참석할 것인지를 묻자 낙청연은 저도 몰래 작년 궁연에서 일어났던 일이 떠올라, 별로 궁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낙청연은 서방으로 찾아왔다.부진환은 한창 공문을 결재하고 있었다.“이틀 뒤면 또 중추절 연회가 열리는 날입니다.”부진환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 “응”낙청연은 의자에 앉아, 팔을 들고 무료하게 먹을 갈며 말했다. “저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응”낙청연은 부진환 손에 든 공문을 낚아채더니 일구일자 말했다. “저는 가고 싶지 않단 말입니다.”부진환은 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다.”그는 다시 공문을 가져와 계속해서 보기 시작했다.“가기 싫으면 가지 말자. 마침 본왕도 가고 싶지 않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순간 멍해있더니, 부진환이 그렇게 진지하게 일을 하는 모습을 보고 더는 방해하지 않고 일어나 서방에서 나왔다.나가면서 낙청연은 소유에게 물었다. “예전에 왕야는 중추절 연회에 참석하지 않은 적이 있느냐?”소유가 대답했다. “중추절은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명절이므로 왕야는 매년 참석했습니다.”“게다가 왕야는 황자이자 섭정왕이므로 지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병권까지 장악하고 있습니다. 엄씨 일당이 이 일로 크게 떠벌릴까 봐, 왕야는 매년 빠짐없이 참석했습니다.”낙청연은 약간 놀랐다. “그런데 금방 그는……”됐어, 어차피 그는 참석할 것 같다.어쨌든 그녀가 안 가도 된다고 승낙했으니 됐다.올해 중추절은, 낙운희와 함께 계양으로 가서 지내자.뒤이어 낙청연은 지초를 데리고 나갔다. 특별히 명절을 보내러 가니, 선물을 준비하러 갔다.부진환도 공문을 결재하고 총총한 걸음으로 나갔다.어두운 골목에서 줄곧 섭정왕부의 동정을 살펴보던 그 그림자는 슬그머니 왕부의 후원에 들어왔다.어느 정원에서, 낙월영이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매우 선명하게 들렸다.“나를 내보내 줘! 왕야께서 나를 가두라고 하신 거야?
“난 하고 싶던 일을, 이루지 못한 적이 없다!”반드시 부진환과 한배를 타고 말 테다!엄내심은 말을 마치고 곧바로 떠났다.낙월영은 즉시 계집종의 옷을 갈아입고 슬그머니 정원을 빠져나왔다.그러고는 시기를 찾아 약병에 든 약을 왕야가 저녁에 마실 술에 부었다.-날이 어두워졌다.방에는 이미 반찬이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에 아무도 없자 낙월영은 살금살금 방에 들어가 푸짐한 반찬을 보며 오늘 밤의 행복을 상상한 채 기다렸다. “왕야.” 문밖에서 계집종이 인사를 올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왕야께서 돌아오셨다!낙월영은 즉시 침대 밑으로 숨어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렸다.혹시 모르니 왕야께서 술을 마신 다음에 나와야 했다.그러나 밖의 사람은 문 앞까지 왔지만 잠깐 서 있더니 몸을 돌리고 떠났다.낙월영은 실망했다.-부진환은 걸음을 옮겨 주방으로 향했다.주방의 하인들을 물러가게 하고 부진환은 혼자 주방에서 바삐 움직였다.그러고는 수병(酥餅) 한 접시를 들고나왔다.지나가던 소유는 주방에서 나오는 왕야를 보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왕야, 이건…”“별거 아니다. 주방에서 음식을 좀 가져왔을 뿐이다.” 부진환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하며 수병 한 조각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소유는 흠칫했다.음식을 가지러 갔는데 왜 얼굴에 솥바닥의 먼지가 묻어 있는 걸까?소유가 부진환에게 얼굴에 묻은 먼지를 닦으라고 알려주려던 찰나, 부진환이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반찬을 왕비 정원에 보내거라. 오늘 저녁은 왕비와 함께 먹어야겠구나.”소유는 고개를 끄덕였다.“예.”……침대 밑에 숨에 잠에 들 뻔하던 낙월영의 귀에 마침내 발걸음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계집종들이 들어와 모든 반찬을 가져가고 말았다.낙월영은 너무 급해 하마터면 뛰쳐나갈 뻔했다.하지만 절대 폭로하면 안 된다!사람이 다 떠난 후에야 낙월영은 침대 밑에서 기어 나왔다.생각에 잠긴 낙월영은 어차피 왕야께서 저녁에 오실 테니,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 생각했다.낙월영은 약병을 꺼내더니 남은 약을 모두
부진환은 난처한 기색을 드러냈다. “아마...... 이런 모양인 거 같은데. 일단 먹어보거라. 괜찮을 거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싫은 눈빛으로 의심스럽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본왕이 방금 먹어보니 맛이 괜찮았다. 너도 한번 맛보거라.” 부진환은 포기하지 않고 수병을 하나 집어 낙청연에게 내밀었다.낙청연은 반신반의하며 앞으로 다가가 한입 베어 물었다.그 순간, 입술이 그의 손가락을 스쳤다.두 사람은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괜찮은 거…… 같습니다……” 낙청연은 나머지 반을 다 먹었다.왠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부진환은 자기 손가락에 묻어 있는 수병 부스러기를 귀신에게 흘린 듯이 핥았다.순간 부진환의 가슴이 뜨끔했다.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는 낙청연의 매력적인 자태에 침을 삼켰다.낙청연이 고개를 드는 순간, 커다란 손이 뻗어와, 그녀의 뒤통수를 잡았다.그 준수하고 설레는 얼굴이 바짝 다가와, 갑자기 그녀의 입술에 묻은 수병 부스러기를 핥았다.손을 떼는 순간, 서로를 마주 보았다. 낙청연은 긴장해서 그녀의 옷깃을 꽉 움켜쥐었다.고요한 주위는 서로의 가쁜 숨소리와 미친 듯이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두 사람은 서로 참고 참았지만 결국 서로에게 빠져들었다.뜨거운 입맞춤을 한 후, 부진환은 그녀를 번쩍 안고 침상으로 갔다.침상 휘장이 내리고, 촛불이 꺼졌다.얼굴이 귀밑까지 빨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어둠 속에서, 낙청연이 부진환의 옷을 벗기려고 하자, 그는 한 손으로 낙청연의 손을 누르더니, 뜨거운 손바닥으로 그녀의 허리를 휘감았다.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움직이지 마, 본왕이 할게.”……얼마나 지났을까! 날이 밝을 무렵에 낙청연은 땀에 흠뻑 젖어 잠이 들었다.날이 밝자, 부진환은 일어났다.지초가 물을 들고 문밖에 왔다.부진환이 방문을 열었다.“왕야……”“쉿” 부진환은 급히 손짓하며 고개를 돌려 한번 쳐다보았다.“좀 더 자게 놔두거라.”지초는 기쁨을 참을
“왕야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지초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낙청연은 몸을 일으켜 방을 나섰다. 정원으로 나가보니 부진환이 뒷짐을 지고 낙청연을 기다리고 있었다.“소유, 이만 출발하자고 하거라. 왕부를 부탁하겠다.”소유가 답했다.“왕야, 걱정하지 마십시오.”“출발이라고 하였습니까?” 낙청연은 의문스러웠다.부진환은 자연스레 낙청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계양에 가자고 하지 않았느냐.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계양의 등회(燈會)에 늦겠구나.”낙청연은 잠에 덜 깬 채 얼떨떨한 정신으로 마차에 올랐다.출발하고 나서야 낙청연은 한 사람이 빠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잠깐, 운희가 빠졌습니다!”그러나 부진환은 낙청연을 끌어당겼다.힘에 못 이긴 낙청연은 부진환의 다리에 주저앉았지만, 부진환은 이 기회를 틈타 낙청연을 품에 안았다.“계양에서 만나자고 이미 말해주었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대체 언제 일어나신 겁니까? 일을 다 처리하신 걸 보니…”부진환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보다는 일찍 일어났다.”말을 마친 부진환은 갑자기 다가오더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직도 아프냐?”낙청연은 귀가 빨개진 채 대답했다 “당, 당연한 말씀을…”부진환은 낙청연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그럼 다음에는 좀 천천히 해야겠구나.”말을 마친 부진환은 혹시라도 낙청연이 불편할까 봐 마부에게 속도를 줄이라고 했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계양의 등회에 늦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 속도로 언제 도착하겠습니까?”부진환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말거라. 늦을 일은 없을 거다.”“잠이 덜 깬 것 같으니 내 품에서 좀 더 자거라.”부진환은 부드러운 어투로 말했다.그렇게 낙청연은 팔로 부진환의 감싸고 어깨에 기댄 채 편히 잠에 들었다.날이 어두워져서야 낙청연은 깨어났다.마차는 이미 멈춰 섰고, 낙청연은 부진환의 품에 기대어 있었다.낙청연은 몸을 일으켜 문발을 거두려 했다.“언제 도착한 겁니까?”그러나 부진환은 또다시 낙청연을
부진환은 고개를 숙이더니 낙청연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승상부고 뭐고 상관없다. 반드시 널 아끼며 절대 섭섭하게 하지 않을 테다!”낙청연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전 절대 대신 혼인을 하지 않을 겁니다!”부진환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본왕이 직접 찾아가 혼담을 꺼내겠다! 어쨌든 이번 생에는 넌 본왕의 것이다!”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가볍게 웃었다.“그렇습니까? 하지만 그때의 저는 뚱뚱하고 못생겼습니다. 정말 혼담을 꺼낼 수 있다는 말입니까? 믿음이 안 갑니다.”“지금 이 얼굴 때문에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까?”부진환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름다운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확실히 지금의 네 모습이 더 좋지만…”낙청연은 다음 말이 궁금했다.“좋지만?”부진환이 낙청연의 허리를 꽉 껴안자 둘은 풀숲에 누워버렸다.낙청연의 귓가에는 부진환의 낮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본왕은 예전의 너를 먼저 좋아하게 된 것이다.”낙청연의 콩닥거리는 심장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둘은 날이 밝아서야 하산하여 마차에 타 다시 길을 떠났다.낙청연의 예상 밖인 건, 계양으로 가는 길 내내 전에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풍경이었다는 것이다.전에 갔던 길은 맞지만, 어떤 곳에 머물든 처음 보는 풍경으로 가득했다.낙청연은 궁금한 표정으로 마차에 앉은 부진환에게 물었다.“대체 언제 이런 곳을 찾은 겁니까? 부하를 보내 찾은 겁니까?”부진환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네가 좋다면 된 것이다.”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감언이설이지만 참 듣기 좋다고 생각했다.“며칠을 길에서 보내다 중추절도 다 지났는데, 어찌 급해하지 않는 겁니까?’부진환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걱정하지 말거라. 계양 등회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끝나지 않는다고 하면 끝나지 않는 겁니까?”부진환은 확고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한 길 여행을 하며 오다 보니
낙청연은 술을 단번에 들이켰다.낙랑랑은 웃었다.“가족이 있다면 중추(中秋)든 아니든 우리는 항상 모일 수 있습니다.”낙운희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가족이 있다면 언제라든 중추를 보낼 수 있지요!”“넋 놓지 말고 얼른 음식을 집으세요.”낙운희가 젓가락을 움직이려던 때 부진환이 말했다.“기다리시오. 아직 손님 몇 분이 도착하지 않았소.”그 말에 세 사람은 살짝 놀랐다.“또 누가 있습니까?”낙청연이 궁금한 듯 물었고 부진환이 대답했다.“사람이 많을수록 떠들썩한 법이지.”“조금만 더 기다리거라. 이제 곧 올 것이다.”잠시 뒤 도착한 사람을 보자 낙청연은 무척 반가워했다.“천초!”송천초와 진소한이 함께 찾아왔고 7황자 부경리, 계양에서 온 손님인 범영현도 있었다.범영현의 출현에 낙랑랑은 살짝 놀랐다.낙운희는 그를 보자 다급히 범영현에게 자리를 내주었고 그로 인해 낙랑랑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갑자기 사람이 많아져 아주 떠들썩하긴 했다.낙청연은 복잡한 심경으로 부진환을 보았다.“미리 계획한 것입니까?”부진환이 웃었다.“마음에 들지 않느냐?”낙청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술잔을 들었다.“신경 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부진환은 씩 웃으며 낙청연에게 가까이 다가가더니 그녀의 잔에 담긴 술을 마셨다.바로 그때, 밖에서 ‘펑’ 소리가 들렸다.폭죽이 터지면서 환한 빛이 잠깐 반짝이더니 이내 폭죽들이 하나둘 터졌다.“우와, 참 아름답습니다.”거리가 더욱더 떠들썩해졌다.낙청연도 불꽃놀이에 매료되었다. 그녀는 그들이 있는 곳이 불꽃놀이를 감상할 최고의 장소라는 걸 깨달았다.심지어 위치마저 아주 적절했다.사실 낙청연은 궁중의 중추 연회에 참석하고 싶지 않았고, 그저 계양으로 와서 기분전환을 하고 싶었을 뿐 뭔가를 준비하려고 한 적은 없다.그런데 부진환이 이렇게 많이 준비했을 줄은 몰랐다.“자자자, 중추가 지났지만 이런 경치가 있으니 다들 한잔하시지요!”사람들은 저마다 술잔을 들고 고개를 젖혀 술을 마셨다.분위기는 아주
낙청연은 긴장했다.정신을 차린 송천초는 잠깐 넋을 놓고 있다가 해명했다.“저 말입니다. 저 신산과 꽤 오래 있었으니 저도 조금 배웠습니다!”말을 마친 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낙랑랑을 보며 말했다.“제가 믿음직스럽지 않다면 제가 대신 저 신산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저 신산은 점을 아주 잘 봅니다!”적절한 해명이었다.“다들 뭐 하십니까? 괜히 떠밀지 마시고 본인의 일은 본인이 알아서 결정하게 놔두세요.”“다들 술을 드시지요.”낙청연이 곧바로 화제를 돌렸고 낙랑랑은 그녀를 향해 감격의 눈빛을 보냈다.그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식사를 했고 배가 부르고 나서는 잡담을 나눴다.낙청연은 거리에서 당인(糖人)을 파는 점포를 보고 충동적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거리로 나가 바람을 쐬었고 부진환도 몸을 일으켜 그녀와 함께 내려갔다.깊은 밤이라 거리에는 사람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등불이 쭉 늘어져 여전히 환했다.“낭자, 당인을 사겠소? 어떤 걸 원하시오? 여기 다 있소.”때마침 부진환이 걸어왔고 낙청연이 웃었다.“이런 걸 사고 싶은데 만들 수 있겠습니까?”노인은 고개를 들어 부진환을 한 번 보고는 웃었다.“당연하오.”“두 사람은 선남선녀인 듯하니 한 쌍을 그려주겠소!”그렇게 노인은 서로 어깨를 맞닿은 채로 서 있는 남녀 한 쌍을 그렸다.낙청연은 당인을 손에 들었지만 어디서부터 먹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너무 예뻐서 먹기가 아깝군요.”“네가 먹지 않는다면 내가 먹겠다.”부진환이 그녀의 손에서 당인을 빼앗아 갔다.바로 그때, 공기 중에서 갑자기 살기가 느껴졌다.몸을 돌리자 날카로운 장검이 낙청연의 등을 향해 날아왔다.검을 든 자는 낯설지 않았다. 익숙한 눈빛과 기운, 그 사람은 다름 아닌 랑심이었다!부진환은 곧바로 낙청연의 앞을 막아서면서 다급히 움직였다.긴박한 상황에서 두 사람이 들고 있던 당인이 바닥에 떨어져 실수로 밟혀 부서졌다.몇 번 공격을 주고받다가 낙청연은 부진환을 뒤로 당기며 그의 앞을 막아선 뒤 호통을 쳤다.“랑심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나온 지 꽤 됐으니 아주 바쁘겠지.”“참, 우리가 가보았던 그 풍경은 누가 찾은 것이냐?”낙청연이 궁금한 듯 물었다.소서가 대답했다.“모두 왕야께서 찾은 겁니다.”“사실 왕비 마마께서 계양으로 오겠다고 하기 전에 이미 준비하셨습니다.”“그동안 왕야께서는 정말 바삐 뛰어다니셨습니다.”그 말에 낙청연은 흠칫했다.부진환은 일찍 준비하고 있었다.이렇게 많은 일을 한 건 전부 그녀를 기쁘게 만들기 위해서였을까?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송천초가 방문 앞에 다다랐다.“청연, 아직 잠이 들지 않았군요.”송천초의 긴장한 기색에 낙청연은 살짝 놀라며 다급히 몸을 일으켰다.“왜 그러느냐?”낙청연은 밖을 내다보았다. 어쩐지 사군의 기운이 느껴졌다.“그가 또 온 것이냐? 내가 널 도와 그를 내쫓으마!”송천초가 낙청연의 손을 잡았다.“그러지 마십시오.”“조금 전 우리는 주루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많아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을 겁니다. 홀로 있었던 걸 생각하면 조금 불쌍하기도 하네요.”송천초는 당시 초경을 보았다.낙청연은 살짝 의아했다.“너...”송천초는 한숨을 쉬었다.“이미 그에게 사과했습니다. 전 예전에 그가 부도덕한 짓을 했다고 오해했습니다.”“제가 그에게 편견을 품고 있었던 것이지요.”“제가 술 두 병을 가져왔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면 저와 함께 정자에서 한잔하시렵니까?”송천초가 술병을 들고 말했고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좋다.”낙청연은 하인에게 음식 몇 가지를 시켰다.송천초의 근심 가득한 모습을 보니 고민이 있는 듯했다.“고민이 있는 것이냐? 진소한 때문이냐?”낙청연이 떠보듯 물었고 송천초가 고개를 끄덕였다.“그가 몇 번이나 재촉했습니다. 사실 시간을 끄는 것은 그가 아니라 저입니다.”“제 상황은 조금 특별합니다. 저 뱀은 평생 절 따라다닐 겁니다. 게다가 그는 이미 인간의 형태를 갖추었으니...”“그건 앞으로 세 명이 함께 평생을 보내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까?”“전 도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