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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차설아는 조바심이 나서 재촉했다.

“꾸물거리지 마. 이런 일은 빨리 해결할수록 좋아. 오래 끌면 효과가 없어진단 말이야!”

“콜록!”

성도윤의 잘생긴 얼굴이 붉어졌다.

항상 수줍음이 많던 여자가 왜 이렇게 적극적으로 되었을까?

사내대장부 성도윤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여자가 꾸물거리지 말라고 했으니, 그도 굳이 마다할 필요가 없었다.

오래전부터 차설아의 몸을 갈망했던 성도윤이었으니...

“일단 가운부터 벗고 침대에 엎드려 있어. 그래야 내가 편해.”

“내가 엎드려?”

성도윤은 깜짝 놀라더니 조금 겁먹은 표정이었다.

“처음부터 그렇게 어려운 길을 간다고?”

“내 기술만 믿어!”

차설아는 일사불란하게 지휘했다.

“당신은 엎드려 있기만 하면 돼. 팔은 몸에 대고 움직이지 말고 아파도 좀 참아. 곧 끝나니까.”

“그래, 알겠어!”

성도윤은 심호흡을 하고 천천히 가운을 벗은 뒤 울며 겨자 먹기로 침대에 엎드렸다.

조금 주눅이 들긴 했지만, 모처럼 여자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니 그녀의 ‘기술’을 기대해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았다.

“나 시작한다. 아파도 좀 참아.”

차설아는 나지막이 말했다.

그녀는 평온해 보였지만, 이미 불그스름해진 볼이 그녀의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말해주고 있었다.

성적 취향이 멀쩡한 여자라면, 이렇게 완벽한 남자의 몸을 보고 아무렇지 않은 것이 이상했다.

태평양처럼 넓은 어깨, 군살 하나 없이 튼튼한 등골, 날씬하고 잘록한 허리... 여와가 가장 완벽한 비율에 따라 조금씩 빚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벌레에 쏘인 상처부터 가능한 빨리 처리해야 했다. 혹 알레르기라도 유발하면 번거로워진다.

차설아는 아까 챙겨온 애벌레를 꺼내서 으깨더니 면봉에 묻혀서 성도윤의 등에 빨갛게 부어오른 자국에 발랐다.

눈을 감은 채로 여자의 ‘기술’을 기대하던 성도윤은 등에서 전해오는 끈적거리는 촉감에 눈살을 찌푸렸다.

차설아는 지금... 등에 키스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그녀의 말랑말랑한 입술의 촉감이 아니라 면봉의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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