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애들 말이 맞았어. 내가 널 잘못 가르쳤어. 자기밖에 모르는 얼음 같은 자식으로 키웠으니!”소영금은 투덜거리면서 성도윤의 팔을 쥐어뜯었다.하지만 성도윤의 팔 근육이 너무 단단해서 전혀 꼬집을 수 없어 등만 짝짝 두 번 세게 두드릴 수밖에 없었다.성도윤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원이와 달이를 보며 말했다.“얘들아, 나한테로 와. 이 노파가 여기가 고장 나서 너희들을 다치게 할지도 몰라.”그는 아이들을 보며 진지하게 머리를 가리켰다.“아니에요, 선녀 할머니는 좋은 사람이에요. 당신이야말로 나쁜 사람이잖아요. 엄마를 괴롭히는 나쁜 사람! 다시 우리한테 말 걸지 말아요!”달이는 성도윤의 미모에 푹 빠져있지만, 지금은 이성을 잃지 않고 순순히 소영금의 뒤에 섰다.“맞아요, 당신 엄마는 좋은 사람이지만 당신은 나쁜 사람이에요. 착해질 수 있게 엄마에게 혼 좀 나세요.”원이는 성도윤을 바라보며 도도한 표정을 지었다.“???”성도윤은 아이들이 할머니를 보자마자 바로 같은 편을 먹을 줄은 몰랐다.“엄마, 애들한테 대체 무슨 말을 했기에 금세 한통속이 된 거예요?”성도윤은 ‘배움에 끝이 없다’는 심정으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소영금을 바라보며 배움에 목마른 표정을 지었다.사실, 그는 차설아를 상대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이 두 아이를 상대하는 건 더 어려웠다.차설아의 마음을 움직일 자신은 있었지만, 두 아이가 적의를 버리고 자신을 좋아하게 할 자신은 없었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팠다!“그거야 당연히 난 정의의 화신이니까. 너란 나쁜 놈을 교육하기 위해 아이들이랑 난 한편이야.”소영금의 말에 두 녀석은 강하게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정의는 절대 무너지지 않아요. 나쁜 놈이 우리 엄마를 괴롭혔으니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해요!”성도윤은 순식간에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차설아가 그를 무시하고, 아이들은 그를 벌하려 하고, 친어머니마저 그를 배신했다. 너무 비참했다.그는 순간 소영금이 왜 이렇게 빨리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깨달았다.“엄마
“이건...”굵은 등나무 가지를 바라보던 소영금과 성도윤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이건 좀 굵지 않을까?”소영금은 조심스럽게 원이를 향해 물었다.비록 손자를 위해 아들을 팔기로 마음먹었지만, 어릴 때부터 한 번도 성도윤을 때린 적이 없었고, 다 큰 아들을 때리자니 마음이 약해졌다.“아니요. 아주 정상적인 굵기인데요? 엄마는 세게 때릴수록 품행이 단정해진다고 했어요. 할머니 아들이 지금 약자를 괴롭히고 있으니, 보아하니 어릴 때 적게 맞아서 그래요.”원이는 그럴듯하게 소영금을 설득했다.소영금은 굵은 등나무 가지를 보며 눈살을 찌푸리고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엄마가 이걸로 자주 너희를 때렸다는 거냐?”“그건 아니에요.”원이는 진지하게 대답했다.“엄마는 그저 겁만 줄 뿐 때린 적은 거의 없어요. 다른 집 아이들은 이렇게 맞으면서 큰다고 했어요. 저는 착해서 거의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할머니 아들은 다르잖아요. 그렇게 많은 잘못을 저질렀으니 진작 호되게 때려서 따끔한 교훈을 줘야 했어요!”성도윤은 어이가 없었다.‘원아, 넌 정말 나의 착한 아들이야!’“네 말이 맞아. 내가 이놈을 너무 곱게 키웠어. 맞아야 해!”소영금은 원이의 손에 들려있는 등나무 가지를 받아 들고 성도윤 옆으로 다가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아들, 협조 좀 해. 내 손자 손녀 기쁘게 좀 해줘야겠어.”성도윤은 어두워진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할머니가 자기 손주들 기쁘게 하려고 아들을 때리는 연기를 한다는 게 말이나 돼요?”“다른 방법이 없잖아? 그러니 왜 잘못을 저지르냐고. 쌤통이다.”“제가 무슨 잘못을 했어요?”“애들 엄마를 누르고 물려고 했다면서? 그냥 때리기만 하는 것도 많이 봐준 줄 알아!”성도윤은 순간 참지 못하고 난처해서 말했다.“애들은 몰라서 그렇다 치고, 엄마도 모르시겠어요? 그만하고 얼른 돌아가세요!”“내가 왜 돌아가. 꿈에서 바라던 손자와 손녀를 만났는데, 아까워서 어떻게 돌아가!”소영금은
지금의 차설아를 그는 전혀 통제할 수 없었다.차설아는 성씨 가문에 들어오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었기에 성도윤은 괜히 자괴감이 들었고 체면이 서지 않기도 했다.“아이의 엄마가 누구냐니까? 뭔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야?”소영금이 머리를 빠르게 굴리더니 잔뜩 기대하는 표정으로 물었다.“뉘 집 아가씨인지 어디 맞혀볼까? 적어도 8대 명문가 출신이겠지?”“설마 서은아 이 계집애 아니야? 어릴 때부터 두 사람 사이가 심상치 않더니, 둘이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정말 잘됐네. 우리 두 가문에서도 이날만을 기다렸잖아.”“은아 아니에요.”성도윤이 피곤한 얼굴로 부인했다.“나랑 은아는 그냥 친구 사이예요.”“그럼 네 첫사랑 아니야? 그... 이름이 뭐더라? 허청하라고 그랬지? 그 여자애가 명문 가문 출신이 아니어도 어디 흠잡을 데는 없잖아. 그럭저럭 두 사람 어울리긴 해.”성도윤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엄마, 이제 막 며느리 고르기 시작하신 거예요?”“그럼 도대체 누구야? 너랑 관계있는 여자가 다섯 손가락 안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은데 설마 임채원은 아니겠지? 그런데 임채원은 아이를 못 낳는다고 하지 않았어?”소영금은 한참 생각하다가 갑자기 두 눈을 번쩍이더니 제자리에서 퐁퐁 뛰기 시작했다.“어휴, 내 정신 좀 봐. 우리 성씨 가문의 며느리인 차설아였어? 세상에, 내가 그렇게 두 사람 잘되기를 바랐는데 이렇게 이어지네.”성도윤은 부인하지 않았지만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함부로 말씀하지 마세요, 지금은 성씨 가문의 며느리 아니잖아요. 나랑 이미 이혼한 사이라고요.”“세상에, 나 진짜 로또 맞은 기분이야. 기분이 너무 좋아서 날아갈 것 같다고.”소영금은 너무 기쁘기도 하고 흥분해서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그녀는 한참 이마를 짚더니 갑자기 성도윤을 찰싹 때리며 말을 이어갔다.“이 자식, 역시 나 소영금의 아들이야. 이러면 나에게 며느리, 손주, 손녀가 다 생기는 거잖아. 이제야 마음이 놓이네.”그동안 소영금은 성도윤을 위해
성도윤을 혼내겠다는 말은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그녀는 등나무 막대기로 성도윤을 마구 후려치기 시작했다.“아파요!”아무리 성도윤이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고 하지만 매를 맞게 되니 저도 모르게 곡소리를 내었다.“엄마, 그만하세요, 진짜로 때리시게요?”“당연히 진짜로 때리려고 했지. 너 제대로 혼나지 않으면 절대 정신을 안 차릴 거잖아. 귀여운 나의 손주, 손녀들도 이래야 우리의 성의를 알아챌 거 아니야? 그러니까 이를 악물고 잘 견뎌. 너무 아프면 소리내서 아이들의 동정심도 얻고.”소영금이 때리면서 성도윤에게 쓴소리를 했다.“일리가 있네요.”성도윤은 처음으로 소영금의 생각에 동의한 듯했다. 그러고서는 고통스러운 듯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악, 너무 아파요!”“잘못했어요, 제발 그만 때려주세요!”아이들은 워낙 순수하기 때문에 불쌍한 척 연기를 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를 용서할 것이다.다만... 차설아는 예외였다.그녀는 워낙 똑 부러지기에 성도윤은 분명 그녀의 동정심을 얻지 못할 것이다.차설아는 점심을 차린 후 향기로운 음식들을 식탁 위로 옮겼다. 하지만 이때, 별장 밖에서 남자의 곡소리가 들려왔다.‘뭐지? 성도윤이 낸 소리인가? 그런데... 그 차도남이 이런 소리를 낼 리가 없잖아. 워낙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라...’차설아는 호기심에 별장을 나섰는데 곧바로 소영금의 등나무 막대기에 맞아 소리를 지르며 용서를 비는 성도윤의 모습을 발견했다.‘응? 이건 무슨 상황이지?’원이와 달이는 흥미진진하게 구경하고 있었다. 분명 두 사람의 연기에 제대로 홀린 모양이었다.아이들은 차설아를 발견한 후 곧바로 신이 난 채로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엄마, 빨리 이리로 오세요! 선녀 할머니가 나쁜 아빠를 제대로 혼내주고 계세요!”달이는 차설아가 혹여나 이 재미난 구경을 놓칠까 봐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면서 말했다. “응...”차설아는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전혀 몰랐고 또 어색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전 시어머니가 전남편을
“그런데 두 사람 뭐 하는 거야?”차설아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아이들 옆에서 두 사람을 한참 지켜보고는 물었다.“할머니께서 나쁜 놈을 혼내고 계세요, 엄마를 더 괴롭히지 못하게 말이에요. 그런데... 너무 살살 때리고 계신 것 같아요. 마치 연기를 하고 있듯이 말이에요.”무표정의 원이가 일침을 가했다.“설마. 방금 나쁜 아빠가 그렇게 서럽게 울었는데 진짜 많이 아팠을 거야. 연기는 아닐 거라고.”순수한 달이가 입을 삐죽이며 반박했다.소영금은 한참을 때렸는데도 성도윤이 체면을 차리면서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자 어쩔 수 없이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설아야, 이 자식이 널 괴롭혔다며? 방금 내가 대신 혼냈어. 그런데 아직도 덜 맞은 것 같아. 그러니까 이 막대기로 그동안 쌓인 원한을 모두 풀어. 도윤이가 절대 도망가거나 반항하지 못하게 내가 옆에서 잘 지켜보고 있을게.”소영금이 말하고는 등나무 막대기를 차설아의 손에 넘겼다.“네? 그건 좀 타당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차설아는 손에 든 굵은 막대기와 눈앞의 훤칠하고도 차가운 남자를 번갈아 보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못할 게 뭐가 있어. 넌 도윤이의 아내잖아. 남편이 나쁜 버릇이 있구나 잘못을 저질렀다면 아내가 혼내는 게 맞아. 걱정하지 말고 제대로 도윤이를 때려, 다신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교육하라고. 그래야 교훈을 얻고 앞으로 더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거야. 그럼 네가 속상해할 일도 없을 거고.”소영금이 무자비하게 말했다.“제가 교육할 게 뭐가 있어요. 그럴 능력도, 의무도 없어요. 다들 각자 제 삶을 잘 살면 그만이죠. 도윤 씨를 혼내는 건 여사님이 하세요.”차설아는 소영금이 원이와 달이의 신분을 알아챘다는 것을 짐작했다. 아니면 그녀는 귀한 아들을 이렇게까지 깎아내리면서 그녀의 동정심을 얻으려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아이의 양육권 문제에 있어서 차설아는 단호했다.성도윤과 차설아가 어떤 방법을 쓰든, 사정을 하든 협박을 하든 그녀는 절대 타협할 생각이 없었다.“음식이
그들은 모두 식탁 앞에 앉은 채 차설아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성도윤은 소영금을 말리지 않았으니 그녀의 말에 동의한 셈이었다. 차설아가 마음을 돌릴 수만 있다면 그는 그 어떤 대가를 치를 의향이 있었다.“제가 원하는 건 많지 않아요. 하나밖에 없거든요...”차설아가 멈칫하더니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두 아이가 저 차설아의 아이라는 것을 잘 알아두셨으면 좋겠어요. 두 아이는 차씨 가문의 아이들이고, 성씨 가문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요. 절대 아이들을 뺏을 생각은 하지 마요, 아니면 당신들과 죽을 때까지 맞서 싸울 거예요.”차설아가 차갑게 뱉어낸 이 말은 방금 그녀가 내놓은 입장과 별다를 게 없었다. 아이의 일에 관해서는 전혀 상의할 여지가 없었다.“꿈도 꾸지 마!”성도윤은 이를 악물었는데 얼굴에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드러났다.‘이 여자, 진짜 똥고집이네. 마음 같아선 밧줄로 묶어서 길고양이를 다루듯 차설아의 센 고집을 다루고 싶은데 말이야.’하지만 소영금은 그와 달리 평온한 반응을 보였다.그녀는 한참 침묵하더니 식탁을 ‘탁’ 치고는 말했다.“네 뜻을 알겠어. 그렇게 어려운 요구도 아니네. 쉽게 할 수 있는 거잖아.”차설아와 성도윤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쉽게 할 수 있는 거 맞아요?”차설아는 소영금의 속내를 알 수 없었다.그녀가 보기에 소영금이 성도윤처럼 다정한 척 연기를 하며 겉치레뿐인 체면을 유지하고 있는 건 그녀에게서 두 아이를 빼앗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차설아는 그들에게 절대 아이를 주지 않을 거라고 단호하게 말하기까지 했다. 예전의 소영금이었으면 진작에 화를 냈을 것이고, 오히려 지금 같은 덤덤한 반응이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다.“당연히 쉽지.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나랑 도윤이 아버지가 그렇게 고지식한 사람 아니야, 남녀 차별은 하지 않는다고. 아이들만 좋으면 누구의 성을 따라든 무슨 상관이야.”“아이가 누구의 성을 따르는 문제가 아니라, 이건...”“이러는 건 어때? 도윤이를 데릴남편으로 차씨 가문에 들일 수
“그만하세요!”성도윤이 차가운 얼굴로 일어서고는 차설아를 보며 협박했다.“돌아오려면 아이들을 데리고 얌전히 돌아와. 그러면 성씨 가문에서도 절대 당신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굳이 우리 성씨 가문과 싸우려고 한다면 나 성도윤이 끝까지 상대해 주지.”말을 마친 후 그는 무표정의 얼굴을 한 채 위층으로 올라갔다.소영금과 달리 성도윤은 보수적이고 오만하기까지 했다.‘내가 왜 차씨 가문에 데릴남편으로 가겠어. 내 아이가 왜 다른 여자의 성을 따라야 하는데?”차설아는 벌컥 역정을 내는 성도윤을 보더니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만약 성도윤이 정말 제정신이 아니어서 소영금의 제의에 동의했다면 오히려 차설아가 어찌할 바를 몰랐을 것이다.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그녀는 차라리 성도윤과 피 터지게 싸우고 실력으로 승부를 보길 원했다. 그러면 패배해도 여한이 없을 것이니 말이다.“봐요, 도윤 씨가 얼마나 차가운지. 도윤 씨는 나와 재혼하기 싫은 것 같으니 여사님도 그만하시죠.”차설아가 고개를 숙이고는 일부러 실망한 척 소영금에게 말했다.“저 녀석은 겉과 속이 다르다고.”바보 같은 아들 때문에 화딱지가 난 소영금이 차설아에게 물었다.“나랑 솔직하게 말해. 도윤이랑 재혼할 마음이 있는 거야? 네 식구가 단란하게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렇게까지 서로 난처하게 굴 필요가 없잖아.”“만약 도윤 씨가 여사님 말씀대로 차씨 가문에 들어오고, 무슨 일이든 제 말을 듣는다면, 그리고 또 두 아이가 제 성을 따르는 것에도 이의가 없다면 저는 찬성이에요.”차설아가 쿨하게 말했다.한편으로 그녀는 성도윤이 성격상 절대 그렇게 비굴하게 굴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일은 사실상 거의 일어날 수 없다고 볼 수 있다.다른 한편으로는 또 정말 성도윤처럼 잘생기고 능력 좋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모든 말에 고분고분 잘 따르는 ‘아내’를 얻을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이렇게 생각하니 역시 남자는 행복해. 결혼하면 아내가
“그건...”원이는 턱을 만지더니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미스터 Q는 미스터 Q만의 장점이 있고, 나쁜 아빠는 나쁜 아빠의 가치가 있죠. 선택하기 정말 어렵네요.”“나, 알겠어요!”달이가 손을 높게 들더니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Q아빠와 나쁜 아빠 다 좋으니까 엄마가 두 사람 모두 선택하는 건 어때요? 한 사람은 집안일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엄마를 도와 회사 업무를 처리하는 거죠. 먼저 나쁜 아빠를 집에 들인 다음, 또 Q아빠와 결혼해요. 그러면 두 사람 모두 가질 수 있잖아요.”“맞아요, 달이가 아주 실용적인 의견을 냈네요. 찬성이에요.”원이도 손을 높게 들며 찬성했다.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동생에게 이런 아이디어가 나오다니, 원이는 무척 흐뭇했다.“두 사람 정말 짓궂어...”차설아는 한껏 진지한 얼굴을 보인 두 아이들을 보며 실소를 터뜨렸다.미스터 Q든 성도윤이든 절대 상대하기 쉬운 사람들이 아니었다. 한 명으로도 충분히 머리가 아픈데, 둘 다 받아들이라니, 차설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게다가 미스터 Q는 성도윤과 끝장을 보는 원수 사이였다. 만약 두 사람이 정말 만나게 된다면 얼마나 끔찍한 장면들이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그럼 정말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면 엄마는 누구를 선택할 거예요?”원이가 차설아에게 물었다.“나는...”차설아는 생각해 보더니 한 주가 곧 다 지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제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서두를 것 없어. 너희들도 곧 알게 될 거야.”그녀는 성도윤이 있는 위층을 향해 보더니 손으로 약지를 더듬었다. 반지의 속박이 없다는 것은 그녀도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녀만 원한다면 마음이 가는 대로 그 누구든 선택해도 되었다!2층 침실에서, 성도윤과 소영금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다.“저랑 차설아 사이의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엄마가 나설 것 없어요. 정말 저를 생각해 주신다면 지금 당장 떠나주세요!”남자는 통창 앞에 서서 정원에 자라난 울창한 식물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