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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화

말을 마친 성도윤은 자리를 떠났다.

차설아는 홀로 해바라기 꽃밭에 남겨졌고 하얗게 빛나는 달빛 아래에서 생각에 잠겼다.

솔직히, 그의 제안을 고려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성도윤이 듣기 거북한 말만 늘어놓았지만, 그중 하나는 사실이었다. 바로 세상에 아이의 친아버지보다 더 아이에게 잘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

그리고 하늘 아래 그 어떤 어머니도 ‘아이를 위한다'는 징크스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만약 성도윤과 재결합해서 아이들이 더 즐겁고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녀는 어쩌면 시도해보아도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미스터 Q와 일주일 후에 구청에 가기로 약속했다!

“에휴, 짜증 나!”

차설아는 생각하면 할수록 짜증이 났다. 머리를 쥐어 잡으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면서 두 남자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자신이 너무 나빠 보였다.

이런 고민 때문에, 침실로 돌아간 그녀는 밤새 뒤척이며 쉬이 잠들지 못했다.

다음날, 차설아가 깨어났을 때 해는 이미 중천에 떴다.

“망했다!”

따스한 햇볕이 그녀의 얼굴을 내리비출 때에야 비로소 깨어난 차설아는 벌떡 일어났다.

커다란 방에 혼자 남은 것을 보니, 두 녀석은 아마 일찍 깨어났을 것이다.

그녀는 대충 옷을 챙겨입고 급히 계단을 내려갔다.

“깼어?”

성도윤은 검은색 풀오버에 회색 바지를 입고, 긴 다리를 꼬고는 소파에 앉아 유유히 잡지를 뒤적이고 있었다.

“식탁에 샌드위치랑 우유 준비해놨어. 가서 먹어.”

그는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차설아는 계단 어귀에 서서 햇빛이 그의 머리에 내리비춰 후광을 형성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떨렸다.

‘이 자식, 평소에는 전시품처럼 완벽하게 차려입고 도도해서 늘 거리감을 주더니, 이렇게 편한 모습은 또 다른 매력이 있네.’

눈앞의 성도윤은 더이상 상업계 거물이 아니다. 온몸에 나른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물씬했고, 멀리서 보기만 해도 필터를 넣은 듯한 드라마 남자주인공의 모습이었다.

외모에 끔뻑 죽는 차설아는 또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다!

“아침 먹으라니까 왜 계속 날 쳐다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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