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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화

“원래는 할 줄 몰랐는데, 열심히 배우니까 되더라고.”

“따로 배우기까지 하셨어? 무척 한가하나 봐?”

“한가하다니? 아끼는 사람에게 음식을 만들어 먹이는 것도 행복이라는 걸, 당신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성도윤은 웃는 듯 마는 듯하게 말했다.

“당신, 나랑 결혼하기 전에는 부엌에 발도 안 디뎠다고 하던데? 나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려고 부엌데기로 되었다며?”

“누가 그래? 헛소리야.”

차설아는 애써 부정했다.

그녀만큼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자란 여자도 또 없을 것이다.

차설아는 어렸을 때부터 보통 여자아이들과는 달랐다. 인형, 예쁜 치마, 소꿉놀이 같은 걸 싫어했고, 부엌에 들어가는 건 더욱 극혐했다. 오히려 격투기, 총, 코드, 물리 화학 등에 관심이 많았다.

만약 ‘자격 있는’ 성도윤의 아내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평생 부엌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고, ‘성도윤의 위를 잡는’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의 자신을 생각하니 그야말로 귀신에 홀린 것 같았다. 남자 하나 때문에 ‘자아’도 버렸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내 미색을 탐내서 나에게 엉큼한 맘을 먹었다고 했지?”

“무슨 헛소리야!”

차설아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홱 몸을 돌려 감격에 겨워 변명을 늘어놓았다.

“당신은 내 취향 아니야...”

그제야 남자가 어느새 거실에서 부엌으로 다가와 그녀의 뒤에 서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의 거리는 지척에 불과했다. 그녀가 고개를 들면 강인하고 잘생긴 남자의 턱이 바로 머리 위에 있었다.

“진짜 당신 취향이 아니야?”

성도윤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계속 밀어붙였다.

“그런데 왜 자꾸 날 힐끔힐끔 쳐다보는 거지?”

“그건 그냥 우연이야!”

차설아는 얼굴이 살짝 달아올라 설득력 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당신은 내 취향이 아니라니까! 난 당신처럼 차갑고 도도한 남자 말고 다정한 남자 좋아해! 김칫국 마시지 마!”

“차설아, 이렇게 비겁한 사람이었어? 어젯밤에 애들한테는 분명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성도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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