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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지금 나보고 하는 얘기야?”

차설아는 몸을 뒤로 젖히고 장난스럽게 남자를 보더니 손가락을 흔들었다.

“노노노, 도련님이야말로 끝장이죠.”

말을 마친 그녀는 핀셋으로 작은 애벌레를 집더니 ‘부주의’로 떨구었고, 마침 성도윤의 옷깃에 떨어졌다.

“악, 징그러워. 이거 당장 치워! 빨리 치우라고!”

성도윤은 제자리에서 꼼짝도 못 하고 서 있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어머, 미안해요 도련님. 방금 손이 미끄러져서 벌레가 떨어졌네...”

차설아는 웃음을 참으며 사다리에서 내려왔고, 거의 미쳐버릴 것 같은 남자를 애써 위로했다.

“걱정 마. 사람을 해치지는 않아. 그저 당신 옷깃에서 꿈틀꿈틀하며 운동하고 있을 뿐이야.”

성도윤의 얼굴은 잔뜩 어두워졌고, 엄격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차설아, 명령이야. 지금 당장 이 징그러운 물건을 내 몸에서 떼지 않으면, 내가 당신 죽인다!”

차설아는 두 팔을 감싸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분노하고 있는 남자를 보며 피식 웃었다.

“도련님, 아직도 그렇게 무섭게 말하면 어떡해요? 벌레 무서워하지 않는다면서요? 그럼 직접 떼어내면 되잖아요?”

“젠장!”

성도윤은 제자리에서 뻣뻣하게 서 있었다. 벌레를 떼어내기는커녕 벌레가 옷 속으로 기어들어 갈까 봐 여광으로 벌레의 방향을 감히 보지도 못했다. 온몸이 근질근질하는 것 같았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잠시 존엄을 굽혀 낮은 목소리로 차설아를 향해 도움을 요청했다.

“맞아, 나 벌레 무서워해. 내가 어떻게 하면 이 징그러운 물건을 떼어줄 건지 그냥 말해. 어서!”

“진작에 인정하지! 그러면 이렇게 고생하지 않았잖아!”

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굽힐 줄 아는 남자의 모습에 매우 만족했다.

두 녀석은 옆에서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었다.

달이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성도윤의 정곡을 찔렀다.

“예쁜 아빠, 달이도 이렇게 작은 벌레를 무서워하지 않아요. 정말 겁쟁이네요.”

원이가 한마디 더 보탰다.

“흥, 내가 말했지. 이 나쁜 놈은 껍데기만 번지르르할 뿐 실제로는 겁쟁이라니까!”

성도윤은 자신의 체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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