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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5화

“그땐 당신이 불쌍한 줄만 알았지. 귓가에 꽂은 그 부드럽고 연약한 꽃처럼 바람 불면 시들 것만 같았는데. 이혼하고야 그 성깔을 알았어. 알고 보니 내 동정심은 오지랖이었던 거야.”

성도윤이 차설아의 이혼 전과 후의 확 달라진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같은 사람인데 어떻게 완전히 다른 두 가지 인격처럼 행동할 수 있는 건지.

그러나 ‘연약함’이든 ‘사나움’이든 간에 모두 그의 감정을 쉽게 조종할 수 있었다.

차설아가 담담히 웃었다. 그리고 복잡한 눈빛으로 성도윤을 응시했다.

“나는 모든 사람이 꺼리던 차가운 성씨 집안 둘째 도련님이 이렇게 동정심 많은 사람인 줄 몰랐네. 그럼 이렇게 된 바에... 끝까지 동정해서 나랑 아이들을 놔주고 우리의 평화로운 생활을 방해하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

성도윤의 그윽하고 깊은 눈동자에 차가움이 스쳐 지나가더니 냉담하게 말했다.

“당신 정말 나의 존재가 당신과 아이들한테 방해라고 생각해?”

“그럼 아니야?”

차설아가 날카롭게 이어 말했다.

“아직도 몰라? 나랑 아이들 모두 당신 안 좋아해. 당신이 갑자기 우리의 세계에 들어와서 우리의 원래 생활을 깨뜨리는 건 아이들한테는 상처야.”

“미안. 근데 난 오히려 아이들이 나랑 잘 노는 것 같았는데. 아이들에겐 ‘아빠’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해.”

“인정해. 확실히 아빠가 필요하긴 하지. 그런데 다른 사람이 이 역할을 할 수도 있어.”

성도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럼, 내 아이들에게 새아빠라도 찾아주겠다는 거야?”

“맞아!”

차설아는 성도윤을 단념시키기 위해 솔직하게 말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난 이미 남은 생을 함께 할 동반자를 찾았어. 두 아이는 더더욱 좋아하고. 우리 네 가족은 평화롭게 잘살고 있으니까 끼어들지 말았으면 좋겠어.”

“삶의 동반자?”

성도윤은 차가운 얼굴에 눈빛은 불쾌함이 서려 있었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도 잘 알지 못하면서 삶의 동반자라고?”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당연히 알지. 당신이 상관할 바 아니야.”

“세상에 대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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