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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6화

바람이 조심스럽게 말하자 차설아가 물었다.

“상을 달라고? 어떤 걸 말하는 거지?”

“그, 그냥 너를 안아보고 싶어. 네가 나무처럼 혼자서 버티고 있지만 나한테 기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거든.”

바람은 솔직하게 말했다. 예전에 이런 말을 꺼냈다면 바람은 차설아한테 진작에 맞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차설아의 마음을 3퍼센트나 얻었으니 차설아를 안고 싶다고 하면 허락할 수도 있었다.

“그래.”

차설아를 고개를 끄덕였고 두 팔을 벌렸다.

“이리와, 안아줄게.”

차설아는 바람이 기특해서 이런 요구쯤은 들어줄 수 있다고 여겼다. 예전에 바람을 마구 때린 것이 마음에 걸렸고 이 포옹은 사과의 뜻도 있었다.

“이게 아닌데...”

바람은 차설아가 아들을 안으려는 어머니처럼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투덜거렸다.

“나는 네가 나한테 기대길 바라서 안으려는 건데, 이 박력 넘치는 자세는 뭔데? 누가 보면 내가 위로받는 줄 알겠어. 그러니까 자세 바꿔줘.”

“포옹이 원래 이렇지, 뭔 자세를 바꿔? 우리 원이는 내가 팔을 벌리면 좋아서 뛰어오던걸?”

바람은 어이가 없었다.

“아니, 난 네 아들이 아니잖아!”

“잔말 말고 이리와, 아니면 포옹하지 않을 생각이야? 나 팔이 슬슬 아프거든, 쭈뼛거리면 또 예전처럼 때릴 거야.”

“그래, 아들이든 뭐든 너한테 안기면 된 거지.”

바람은 입을 삐죽 내밀면서 차설아의 품에 안겼고 여두목이 먹여 살리는 남자 친구 같았다. 오늘따라 바람의 뒷모습이 가냘파 보였다.

“바람이 착하지, 앞으로 사고 치지 않으면 누나가 사탕 사줄게.”

차설아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면서 바람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일부러 바람을 놀렸다.

큰 나무처럼 아무한테 기대지 않고 스스로 돈을 많이 벌면 잘생긴 남자 친구를 열 명 정도 두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 사이에 분홍색 기류가 흐르고 있는데 갑자기 엘리베이터에서 정장 차림을 한 성도윤이 걸어 나왔다. 그러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안고 있는 두 사람을 노려보았고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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