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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여자가 입을 열려고 할 때 연약한 목소리가 그들의 대화를 끊었다.

“도윤아, 여기 있었구나, 한참 찾았어.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네.”

서은아는 환자복을 입은 허약한 얼굴에 파이프까지 꽂은 채 옥상 입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여긴 어떻게 왔어?”

성도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얼른 앞으로 나가 부축했고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이제야 몸이 좀 나아졌는데 왜 이렇게 제멋대로 하는 거야?”

“아니거든, 당신이 사라지면 내 몸이 어떻게 멀쩡해도 소용없어.”

서은아는 두 번 기침하며 가냘프게 성도윤의 품에 기대어 애교를 부렸다.

“아까 악몽을 꿨는데 너를 빼앗기는 꿈이었어. 갑자기 깨어나 사방을 둘러보는데 네가 없는 거야. 어쩐지 당신이 옥상에 있을 것 같아서 옥상으로 찾으러 달려왔어. 너무 힘들어. 상처가 덧나서 아픈 거 같아.”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그건 꿈일 뿐이야. 난 언제나 당신 곁에 있을 거야.”

성도윤은 가슴이 아파 여자를 꼭 끌어안았다 .

서은아는 줄곧 자신 곁에 있었고 그가 가장 힘들 때 그를 버린 적도 없었고 그로 인해 원수에게 복수를 당했기에 그녀는 그에게 있어서 벗어날 수 없는 책임이 되었다.

그녀가 아프니 그도 같이 아팠다. 그녀가 미간을 조금 찌푸려도 그는 그녀를 위해 온 세상을 등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정말 내가 엉뚱한 생각을 한 거야?”

서은아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남자를 바라보며 차설아를 가리켰다.

“그럼 왜 늦은 밤중에 이 여자랑 옥상 커피숍에 단둘이 있는 거야? 이렇게 야릇한 분위기에 두 사람이 있는데 내가 어떻게 엉뚱한 생각을 않게 생겼어?”

성도윤은 차설아를 힐끗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궁금한 게 많아서 찾아가서 물어보려고 했을 뿐이야.”

“궁금한 게 있으면 나한테 물어보면 되지. 한밤중에 나 몰래 이 여자와 밀담할 필요는 없잖아? ”

원래 안정감이 없던 서은아는 차설아를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차설아 씨는 세계여행을 다닌다고 하지 않았어요? 갈 곳이 그렇게 많은데 굳이 여기서 우리랑 우연히 만나길 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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