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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4화

이 순간 차설아는 절망했다. 그녀는 자신이 마치 꼭두각시처럼 느껴졌는데 말 한마디, 행동 한번이 그 빌어먹을 놈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는 기분에 분노와 무력감을 느꼈다.

보아하니 이 전쟁은 피할 수 없는 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이 너무 처참하게 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차설아는 간단히 정리하고 가장 빠른 비행기를 타고 해안으로 돌아왔다.

떠난 지 반년이 지났고 모든 것은 예전과 다름없었지만 그녀의 마음가짐은 천차만별이었다.

장재혁과 민이 이모는 그녀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속의 큰 돌이 마침내 땅에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는데 잇달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차설아는 차성철이 마음에 걸려 제일 먼저 전당포로 향했다.

두 아이는 그녀가 너무 보고 싶어서 진작에 대문 앞에서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엄마! 엄마!”

달이는 멀리서 달려오는 차설아가 탄 차를 보고 기뻐서 깡충깡충 뛰었다.

원이도 옆에 서서 차설아를 만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지만 감정은 훨씬 복잡했다.

“원이, 달이! 키가 또 컸네? 엄마가 많이 보고 싶었어~”

차에서 내린 차설아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적시며 한 손에 한 명씩 두 아이를 품에 안았다.

“아가씨, 고생이 많으셨어요.”

민이 이모도 얼굴을 붉히며 차설아가 들고 있던 짐을 받아들었다.

반년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이국땅에서 생활할 능력도 없는 사람을 돌보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아뇨, 전 고생 안 했어요. 이모가 고생하셨죠. 두 아이 모두 이모님이 돌봐준 덕분이에요, 저는 엄마로서 정말 불합격인 것 같아요.”

차설아는 그리움의 표시로 두 아이에게 입을 맞췄다.

이국에서 지낸 반년 동안 가장 힘든 것은 낯선 땅이 준 무기력함도 아니고 성진을 돌보는 것도 아닌 아이를 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녀는 두 아이가 너무 그리웠다.

“엄마 울지 말아요. 나랑 오빠는 이제 다 컸으니까 알아서 잘할 수 있어요. 우리 살도 많이 쪘는걸요.”

달이는 차설아가 자책하는 모습을 보기 싫어서 얼른 배를 두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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