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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성도윤은 창문 뒤에 숨어서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오랫동안 그 차를 지켜보았다.

“자기야, 뭘 그렇게 넋을 놓고 보는 거야?”

심심해서 잡지를 뒤적거리던 서은아는 성도윤이 창밖을 내다보며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자 머릿속에 경보가 울렸다.

“새 한 마리.”

성도윤의 담담한 대답이 돌아왔다.

“새 한 마리?”

서은아는 그 대답에 목을 길게 빼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아무것도 없는데?”

“날아가는 새 한 마리였어, 하지만 아직 날개가 뻣뻣하지 않아 멀리 날 수는 없을 것 같아.”

성도윤은 시선을 거두고 손에 든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서은아의 좋지 않은 예감은 더욱 강렬해졌다.

아마 남자가 말하는 '새는 단순한 새가 아닐 것이다.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홀가분한 척 남자를 향해 물었다.

“자기야, 요 며칠 설아 씨를 다시 보러 간 적이 있어?”

“내가 다시는 안 만날 거라고 약속했잖아.”

성도윤의 표정은 약간 엄숙했다.

“며칠 동안 나는 당신이랑 거의 한 발짝도 떨어지지 않았는데, 당신이 이런 말을 묻는다면 나를 너무 믿지 않는 거 아니야?”

“미안해, 당신을 너무 사랑해서 자칫 잘못하면 당신을 잃을까 봐 그러는 거야.”

“우리가 그렇게 사랑하는데 당신은 왜 우리 사이에 자신이 없어? 아니면... 우리 사이의 사랑이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강하지 않은 건가?”

성도윤의 눈빛은 탐구로 가득 차 있었고 마치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그럴 리가!”

서은아는 찔린 듯 고개를 숙이고 남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엄밀히 말하면 그녀는 차설아한테서 성도윤을 훔친 도둑과 같다.

성도윤이 지금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느냐는 바로 그가 차설아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상징한다고도 할 수 있었다.

어느 날, 그가 갑자기 기억을 되찾으면 서은아는 단 1초 만에 지옥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내가 궁금한 게 있으면 당신한테 물어봐도 된다고 말했잖아...”

성도윤은 눈살을 찌푸리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 많은 일이 내 머릿속을 채우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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