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18화

그는 오늘 밤 자신이 약간 통제 불능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마치 불장난을 하는 사람처럼 조심하지 않으면 분명 불에 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이지? 이건 당신이 나에게 약속한 거야, 만약 당신이 나중에 이 여자를 따로 만난다면 나는... 여기서 뛰어내려 죽을 거야, 당신 평생 후회하게 할 거야.”

서은아는 캄캄한 아래층을 가리키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자, 화내지 말고 일단 내려가자. 여긴 너무 추우니까 감기 조심해야지.”

성도윤은 말을 끝내기 무섭게 서은아를 안고 자리를 떴다.

도중 두 사람은 차설아와는 말 한마디 없었는데 기본적 예의인 작별인사도 없이 떠났다.

“...”

차설아는 두 사람이 떠난 방향을 보며 우두커니 서 있었고 한참 동안 반응이 없었다.

“하하, 하하하! ”

그러고 나서 그녀는 미친 사람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웃겨, 성도윤도 웃기고 서은아도 웃겼다. 하지만 가장 웃긴 건 역시 그녀 자신이었다.

성도윤의 원래 짝이면서도 얼굴을 못 드는 내연녀 형편이 되어 치욕을 당하고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꽁냥대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차설아, 정말 대단해. 그의 완벽한 인생을 완성하기 위해서 기꺼이 자신을 이 정도까지 비굴하게 만들고 묵묵히 혼자 모든 걸 감수하다니... 이보다 더 미련한 사랑꾼이 어디 있겠는가!

일주일 후

차설아는 주치의의 원래 계획에 따라 성진의 퇴원 절차를 밟았다.

이번 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또 짧았는데 성도윤과 정말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만날 수 있는 어떤 장소도 피했다.

모든 것이 평소와 같이 진행되었다. 만약 곰곰이 생각하지 않는다면 두 사람의 만남은 꿈만 같았다. 진실하지만 일어나지 않은 것 같은 꿈 말이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성진도 있었다.

차설아가 말을 꺼내지 않으면 그도 절대 그 얘기를 입 밖에 내지 않았고 항상 기분 좋게 웃고 있었다.

차설아는 차를 불러 입원실 아래층에서 기다리게 했고 가방을 메고 성진을 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