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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0화

서은아는 담담한 어조로 이것저것 이야기를 긁어모아 성도윤에게 완전히 다른 사실을 말했다.

“정, 정말이야?”

성도윤의 그윽한 눈동자는 분노와 증오, 그리고 약간의 의심으로 반짝였다.

분명히 이것은 그가 예상한 진실과 너무 달랐기에 그는 잠시 동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를 믿는다면 이게 다야. 만약 나를 못 믿는다면 차설아를 찾아가서 물어봐.”

서은아는 더없이 단호하게 말했다.

성도윤은커녕 그녀 자신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을 정도로 그녀의 말은 흠잡을 데 없었다.

더구나 소영금 같은 확실한 증인들도 있으니 말이다.

“그럴 필요 없어...”

성도윤은 주먹을 살짝 쥐며 말을 이었다.

“사실 그 여자가 진작에 인정했어. 단지 내가 믿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

그는 그사이에 분명 무슨 속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렇게 나쁜 여자가 어떻게 자신의 피를 자신의 약으로 삼을 수 있겠는가?

지금 보니 단순히 그녀가 그를 다치게 하고 양심에 찔려 속죄하러 온 것뿐인데 말이다.

아니, 차설아, 나 성도윤은 이렇게 쉬운 사람이 아니야. 감히 나를 건드려놓고 그렇게 쉽게 떠날 생각 하지 마.

차는 넓은 길을 따라 유유히 작은 마을로 향했다.

차설아는 창가에 기대어 푸른 거리의 풍경을 바라보며 침묵에 잠겼다.

성진은 일찌감치 차설아의 울적함을 눈치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생각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그렇게 아쉬우면 퇴원 연기를 신청해도 돼.”

남자는 눈을 감고 짐짓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차설아는 고개를 돌려 평온한 얼굴을 한 남자를 보면서 그가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무슨 소리야, 나... 내가 아쉬워 할 게 뭐 있어.”

이 말은 그녀 자신도 말하고 자신이 없었다.

뼛속 깊이 새겨진 그리움은 이성으로 자제할 수 있지만 지울 수 없었다.

그녀는 마음속에 확실히 성도윤이 있고 그 어느 순간에도 그를 놓아준 적이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그리움이 덜할 거다. 하지만 일단 만나면 마음속에서 불길이 타오르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숨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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