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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복도 모퉁이에서 차설아는 혼돈을 다 먹어치운 성도윤을 보고 흐뭇하게 웃었다.

그래, 사람은 밥심인데 아무리 애타는 일이라도 굶으면 안 되는 거 아니겠는가

그렇게 또 몇 시간이 흐른 뒤 드디어 수술실 문이 열렸다.

의사가 걸어 나오자 성도윤이 쏜살같이 의사를 맞았다.

“안심하세요, 수술은 잘 됐습니다. 다만 허리와 다리에 심한 상처를 입어서 한동안 누워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의사가 성도윤을 향해 말을 이었다.

“그동안은 가족들이 잘 돌봐줘야 할 겁니다.”

“다행이에요, 정말 다행이에요.”

순간적으로 성도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마음속의 큰 돌멩이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구석의 차설아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말았다.

서은아도 허리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공교롭게 말이야...

더욱 공교로운 일을 차설아는 모르고 있었다. 바로 정형외과 병실이 모두 같은 층에 있다는 것이었는데 그 뜻은 성진과 서은아의 병실이 같은 층에 있다는 거다.

그러면 그녀와 성도윤은 조만간 곧 만나게 될 것이다.

차설아는 이런 난처한 상황을 마주 하고 싶지 않아서 가능한 한 일찍 나가고 늦게 돌아오는 것을 선택했고 항상 성진과 붙어있었는데 부득이하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모두 간호사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 노력으로 2, 3일이 지나도록 그녀는 성도윤과 마주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서은아의 병실.

성도윤은 여자에게 사과를 깎아주고 있었고 서은아는 온몸이 아파 죽을 것 같았지만 마음만은 달콤했다.

간호사가 와서 서은아의 링거를 바꿔주었다.

간호사는 성도윤이 서은아에게 사과를 먹여주는 것을 보고 입을 열었다.

“서은아 님한테 정말 지극정성이신 것 같아요. 동양인들의 사랑은 모두 이렇게 아름답고 따뜻한가 봐요.”

“사랑은 다 따뜻하고 달콤한 것 아녜요? 사랑에 동서양을 나누나요?”

서은아가 웃으며 대답했다.

“저도 원래 동양과 서양을 구분하지 않았는데 제가 최근에 만난 또 다른 커플도 동양인이어서요, 아마도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든 것 같네요...”

“저희 마을에는 모범커플이라고 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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