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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

차설아는 몸이 굳은 듯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성도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은 연인 사이였던 것이 아니라 깊은 사랑을 나눴던 사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차설아는 그가 그녀를 잊을까 봐 두려웠는데 그가 그녀를 떠올릴까 봐 더 두려웠다.

그때 문이 열리며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 여자가 성가의 사람과 연인 사이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사람은 네가 아니라 나야. ”

이 말을 한 건 당연히 그녀의 주변에서 줄곧 서성이는 성진이었다.

차설아는 어색해 허리춤에 있던 성도윤의 손을 재빨리 떼며 거리를 뒀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성도윤이 보기에는 두 남녀가 몰래 정을 나누다가 들킨 것처럼 보였는데, 어느 정도 성진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해 주었다.

“그 뜻은 두 사람이 연인 사이라는 건가? ”

남자의 눈빛은 냉엄했고 나지막한 어조로 물었다.

“역시 우리 도윤이는 똑똑하네...”

성진은 당황하지 않고 차설아 곁으로 가서 다정하게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을 이었다.

“나와 내 여자 친구는 지금 좀 사이가 안 좋아. 그래서 일부러 날 질투 나게 하려고 네 품에 안긴 거니까 진지하게 생각하지 마.”

“성진 그만해, 또 무슨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야?”

차설아는 이 치근덕거리는 놈에게 질려 죽겠다는 표정으로 흉악하게 그를 노려보고는 팔꿈치로 그를 세게 찍었다.

성진은 비록 아팠지만 마음만은 매우 행복했다.

여자가 그를 거칠게 대할수록 그는 더욱 중시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본인도 자신이 너무 변태적이라고 느꼈다.

“자기야, 나한테 화내지 마. 내가 잘못한 거 알아. 그래도 도윤이를 갖고 장난치지는 마, 이미 너무 힘든 애 감정까지 갖고 놀면 애가 얼마나 속상하겠어. ”

성진은 얄밉게 말했다.

이렇게 큰 모욕이 항상 자부심이 있던 성도윤에게 얼마나 큰 상처인지 그 누구도 그보다 더 잘 알지는 않을 거다.

“성진, 좋은 말로 할 때 그만해.”

차설아는 성도윤 앞에서 말을 너무 명확하게 할 수도 없고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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