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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그러자 가슴근육이 드러났는데 보기만 해도 군살 하나 없이 탄탄하고 힘이 넘쳤다.

“쓰읍...”

차설아는 코를 훌쩍이며 단숨에 단추를 풀었는데 남자의 복근도 한눈에 들어왔다.

갑자기 그녀의 작은 손이 남자의 손바닥에 확 잡혔다.

성도윤은 수줍고 분노한 표정으로 물었다.

“당신 또 뭐 하는 거예요?”

왜 그녀가 지금 이상한 짓을 하고 있는데 본인은 아무런 반항을 할 수 없다고 느껴지는 거지?

차설아는 깜짝 놀라 멍한 표정으로 말을 더듬었다.

“아... 당신이 시작하라고 했잖아요. 부끄러워요?”

잘생긴 남자일수록 부끄러움을 더 많이 탄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다. 그들한테 달려드는 여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부끄러워하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내 뜻은 내 옷을 벗기라는 게 아니라 면도를 시작하라는 거에요...”

성도윤은 이렇게 말하며 여자의 손을 꼭 잡았고 서서히 다가가며 물었다.

“단추를 다 풀면 뭐 하려고요?”

“아, 그 뜻이었어요?”

여자는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난처하여 쥐구멍으로 숨고 싶었다. 속으로는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여전히 성도윤 얼굴만 보면 주체할 수 없는 자신이 한심하다고 욕까지 했다.

“미안해요. 당신이 체모도 깎으려고 하는 줄 알았죠. 그럴 필요가 없다니까 내가 직접 수염을 깎아줄게요.”

차설아는 다시 뻔뻔스럽게 변명을 해댔다.

성도윤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금, 이 순간의 여인이 얼마나 궁핍하고 우스운지 상상하면서 웃음을 참으며 정색을 하고 말했다.

“고맙습니다.”

차설아는 다시 면도칼을 집어 들고 성도윤의 면도를 시작했다.

그의 턱 주위에 면도 크림을 바르고 입 주위를 따라 턱 주변의 수염을 꼼꼼히 긁어냈는데 그 분위기가 참으로 화기애애했다.

두 사람은 서로 가까이 다가갔고 차설아는 집중하여 남자의 수염을 깨끗이 깎으려 애썼고 향기로운 향기와 그녀의 체온이 남자의 콧김을 휘감아 남자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좀만 기다려요. 다 됐어요.”

차설아는 짓궂은 꼬마처럼 남자의 얼굴을 장난감으로 여기고 한바탕 면도를 해준 후 입을 가리고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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