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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2화

“당신과 성진이 커플인지 아닌지는 나랑 전혀 상관없는 일이예요. 난 심지어 당신들이 조금 더 금실이 좋아지길 바래요. 이렇게 하면 성진도 매일 나를 귀찮게 할 정도로 한가하지는 않을 거고 그러면 나도 더 좋죠.”

무표정한 얼굴로 말하면서 깨끗하고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은 성도윤은 담담했다.

“가요, 나랑 나가서 햇볕 좀 쬐죠.”

그는 이미 오랫동안 밖에 나가서 햇빛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왜 그런지 차설아가 곁에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다시 낙관적이기 시작했다.

차설아는 성도윤을 부축해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뒤뜰로 향했다.

봄날의 향기가 은은히 풍겼고 온 정원을 가득 메운 작약이 유난히 아름답게 피어 있었고 공기는 비 온 뒤의 흙과 풀의 맑은 향기를 머금었으며 아침 햇살이 그들의 머릿결과 뺨에 내리쬐었는데 삼라만상이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차설아는 유난히 말이 없었고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없었다.

성도윤의 축복을 들은 그녀는 어쩐지 마음 한쪽이 먹먹했다.

분명히 그녀가 원하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정말 이 상태라면 그녀는 온몸이 불편할 것이다.

성도윤은 정자 난간을 잡고 눈을 감은 채 깊이 숨을 들이쉬며 봄날을 만끽했는데 완벽한 이목구비에 햇빛이 드리운 것이 마치 그에게 필터를 씌운 듯했다.

“쯧쯧, 정말 잘 생겼네.”

차설아는 비록 찝찝했지만 마침내 남자의 절묘한 얼굴을 보고는 다시 신이 나서 속으로 감탄했다.

왜 남자를 찾을 때 반드시 멋진 사람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가 아무리 당신을 화나게 해도 그의 얼굴을 보기만 하면 화가 싹 사그라지니 말이다.

여인이 남자의 미모에 도취한 사이 성도윤은 차설아를 곁눈질하며 물었다.

“성진이랑은 얼마나 사귀었어요?”

그 물음에 차설아는 순간 굳어졌다.

“?”

차설아는 이 녀석이 일부러 그녀를 괴롭히려는 건 아닌지 순간 의심했다.

갑자기 그 재수 없는 자식 얘기는 왜 꺼내는 거야?

“부끄러워할 것 없어요.”

성도윤은 소탈하게 말했는데 아무 상관없는 듯했다.

차설아는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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