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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1화

“어, 아니요!”

차설아는 웃음은 금세 거두고 얌전하게 서 있었다.

성도윤이 병약하긴 하지만 타고난 아우라는 여전히 강했는데 그가 정말 화가 났다는 것을 알고 그녀도 적당한 선에서 놀림을 멈추었다.

“그... 내가 일부러 수염을 남겨 두려고 한 건 아녜요... 아, 아직 다 못 깎았어요.”

차설아은 긴장이 흐르는 공기 속에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찮으면 내가 지금 다시 깎아줄까요?”

뭐 어차피 사진은 찍어뒀으니까 나중에 꺼내서 되새길 수 있으니 이 정도로도 족하다.

“그럴 필요 없을 것 같네요.”

성도윤은 면도칼을 더듬어 턱을 빙빙 돌며 깨끗이 깎지 않은 수염뿌리까지 긁어내었는데 전반 과정에 전혀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차설아는 얼떨떨해져서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혼자서도 면도 잘하네요? 나보다 훨씬 부드럽잖아요, 왜 나보고 해달라고 했어요?”

그녀가 보기에 여자가 남자의 면도를 도와주는 것은 매우 애매한 일이었다. 남자가 여자의 머리를 말려주는 것과 같이 오직 연인 혹은 부부 사이에서만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분명히 직접 할 수 있는데 왜 하필이면 그녀에게 부탁했을까? 이것은 그녀와 썸을 타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설마 그가 무슨 생각이 난 걸까 아니면... 다시 한번 그녀에게 마음이 끌린 걸까?

“당신이 깎아주는 걸 경험해보고 싶어서요.”

성도윤은 잘생긴 얼굴로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다.

차설아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마음속의 설렘을 거두고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말했다.

“당신도 방금 들었겠지만 나는 성진의 여자친구예요. 면도 같은 친밀한 일은 앞으로 나를 찾지 말아요, 남자친구가 오해할까 봐요.”

“그래요?”

성도윤은 앞이 보이지 않는데도 쉽게 차설아를 꿰뚫어 보았다.

“왜 거짓말을 해요?”

“거짓말 안 했어요. 성진은 정말 내 남자친구예요, 만약 남자친구가 아니었다면 내가 저렇게 때릴 때 이미 반격했을 거예요.”

차설아는 진지하게 허튼소리를 계속했다.

그녀도 사실 성도윤을 속이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가 그녀에게 있어서는 안 될 감정을 느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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