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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4화

“성도윤!”

차설아는 노란 살구를 안고 정자에 서 있는 남자를 향해 달려갔다.

“살구 많이 땄는데 먹어볼래요?”

성도윤은 부드러운 햇살을 받으며 여인의 뜨거운 목소리가 들려오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해졌다.

“달아요?”

“당연히 달죠. 첫사랑보다 달걸요.”

차설아는 얼른 가장 큰 살구를 골라 깨끗이 닦은 뒤 남자에게 정성스럽게 건넸다.

“자, 먹어봐요.”

이와 함께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남자가 얼굴을 찡그리는 순간을 포착할 준비를 했다.

요즘 그녀의 핸드폰에는 이미 성도윤의 엽사와 각종 동영상이 많이 수집되어 있었다,두 사람이 함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므로 무의식적으로 그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기록해서 나중에 꺼내 볼 수 있도록 하려 했다.

만약 두 사람이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이라면 최대한 아름다움을 남겨두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어쩌면 그녀의 남은 인생을 그 아름다움으로 버텨낼지도 모르니.

“고마워요.”

살구를 받아든 성도윤은 우아하게 한 입 베어 물었다.

“어때요?”

차설아는 눈을 부릅뜨고 남자가 과장된 표정을 짓기를 기대했다.

“나쁘지 않은데요?”

성도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즐기는 듯한 입 더 깨물었고 얼굴은 우아하고 평온했다.

“나쁘지 않아요?”

차설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성도윤이 먹은 건 단 건가?

“맛 좀 볼래요?"

성도윤은 그렇게 말하며 자연스럽게 자신이 반쯤 물어뜯은 살구를 차설아에게 건넸다.

“윽!”

차설아가 거절하기도 전에 살구는 그녀의 입에 쑤셔 넣어졌고 침샘을 자극하는 시큼함이 다시 그녀의 입안을 가득 메웠다.

“당신 일부러 그랬죠!”

“첫사랑보다 달콤하죠?”

성도윤은 마침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신걸 못 먹는다는 걸 알면서 일부러 그런 거죠!”

차설아는 남자의 그 말에 참지 못하고 한 대 툭 쳤다.

성도윤을 놀리려다가 제 발등을 찧은 셈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툭 치자 성도윤이 종잇조각처럼 가볍게 쓰러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

차설아는 쓰러진 남자를 보며 어리둥절했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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