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73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누군가 펜과 종이를 건넸다.

고여정이 정답을 쓴 종이를 접어 테이블 위에 올리고 고개를 들더니 말했다.

“말해.”

신우가 말했다.

“대학교 4학년 파티하던 날 밤, 너희 숙소 아래서.”

고여정이 멈칫하더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섞여 있었다.

신진성이 테이블 위에 놓인 종이를 펼쳐보았다. 위에는 “극장”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져 있었다. 그가 웃으며 말했다.

“정말 다르잖아. 너희 둘, 대체 누가 잘못 기억한 거야?”

신우가 웃으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고여정을 바라보았다.

“네 생일날 극장을 말하는 거야?”

고여정의 눈꺼풀이 떨려왔다.

“알면서 잘못 말한 거야?”

신우가 말했다.

“내가 잘못 말한 게 아니야. 내가 처음으로 너한테 입 맞춘 건, 졸업식 파티가 끝난 뒤였어. 그날 네가 취해서 잊어버린 거야. 극장에서 그때는, 사실 두 번째였어. 하지만 너한텐 첫 번째지. 그러니까 우리 둘 대답이 다 맞아.”

고여정이 입술을 앙다물고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그녀의 생일날 극장에서는 두 사람은 사실 키스를 하지 않았다. 다만 신우가 그녀의 얼굴에 가볍게 입맞춤을 했을 뿐이었다. 진정한 첫 키스는 사귀기로 한 그 해 밸런타인데이 극장에서였다.

고여정은 눈을 감았다.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어렴풋이 파티장에서 자신을 안고 있던 사람이 떠올랐다. 하지만 아무리 기억을 되짚어도 디테일은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날 누군가 친구에게 부탁해 그녀에게 해장국을 보냈던 것은 기억했다.

그녀는 한참을 알아보고 나서야 그 사람이 신우였다는 것을 알아냈다.

하지만 그녀가 신우에게 물었을 때, 그는 그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

고여정은 눈을 뜨고 옆에 있는 남편을 쳐다보았다.

처음 신우가 그녀를 따라다녔을 때, 로맨틱했고 또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사귀고 나서 그는 어쩐지 이 관계에 조금 무관심한 듯 보였다. 데이트를 할 때든, 일상에서든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했을 때만큼의 열정을 느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댓글 (2)
goodnovel comment avatar
Suh Hae
여기도 두 쌍둥이가 바뀐 듯....
goodnovel comment avatar
lin88
쌍둥이가 바뀌였나 보네요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