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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유현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뭐야, 취해서 이성이 가출한 거야?'

다른 사람이 입을 열기도 전에 등 뒤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뭘 그렇게 재밌게 놀고 있길래 강한서가 이 모양이 된 거야?”

다소 익숙한 목소리에 유현진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흰색 슈트를 입은 남자가 주아름과 팔짱을 낀 채 그들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 남자는 유현진도 아는 남자였다. 이름은 성서원이었고 예전에 강한서의 친구이기도 했으며 그들의 결혼식에 참석한 적도 있었다. 다만 최근 2년 동안 강한서가 그와 만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지난번에 성서원과 마주치게 된 것도 신우와 고여정의 결혼식에서였다. 그는 술잔을 들고 그녀에게 치근덕거렸고 강한서는 대충 그를 상대하곤 바로 그녀를 끌고 다른 곳으로 가버렸었다.

유현진은 성서원을 빤히 보고 있던 와중에 누군가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주아름이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입을 열었다.

“오빠, 여자친구 사귀었다면서? 그렇게 중요한 일을 왜 집에 알리지 않은 거야?”

주강운이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야.”

“그래도 집에 알려서 집안의 허락을 받는 게 낫지 않아? 안 그러면 결혼식 얘기가 나올 때 집으로 데려갔다가 외삼촌이랑 외숙모가 반대하시면 어떡해? 그러면 시간 낭비 아니야?”

유현진은 눈썹 사이를 찌푸렸다.

주아름이 필터 없이 말을 해댔기 때문이었다.

주강운은 그녀의 사촌 오빠였다. 그러나 그녀의 어투는 흡사 주강운을 깔보는 듯한 태도였고 그녀가 한 말은 모든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주강운이 그녀를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넌 네 일이나 잘하면 돼.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주아름은 주강운의 말을 무시해 버렸다. 그녀는 유현진을 계속 위아래로 훑으면서 말했다.

“이름이 뭐죠? 뭐 하는 사람이죠?”

“차현진이요. 음악 선생님이에요.”

“푸흡-”

차미주는 바로 입에 머금고 있던 티를 뿜어냈다.

차현진...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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