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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한참을 달래다 강한서는 결국 잠자리에 들게 되었다.

유현진은 고른 그의 숨소리를 확인한 후에야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잠들어버렸다.

이튿날 아침, 의사가 다시 상태를 확인하러 왔을 땐 강한서가 이미 깨어있었다. 다만 유현진이 아직 달콤한 잠에서 깨지 않았기에 강한서는 이불을 그녀에게 덮어주며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보였다.

의사는 조용히 그의 상태를 확인하곤 나가버렸다.

유현진은 그렇게 오전 9시가 되어서야 깨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건 강한서의 수려한 얼굴이었다. 유현진은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주물럭거리더니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어젯밤엔 왜 날 힘들게 했어?”

아침부터 이 말을 들은 강한서는 다소 기분이 이상해지는 것 같았다.

강한서는 그녀가 어제 말한 “의사가 한 말을 들어.”라는 말을 떠올리곤 기쁜 듯 웃었다.

그가 나직하게 말했다.

“어제 말한 보상 아직 못 받았는데, 언제 줄 거야?”

부스스 깨난 유현진은 아직도 비몽사몽인 상태였다.

“보상이라니?”

약속해 놓고 지키지 않으려는 듯한 그녀를 보며 강한서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강한서는 아무 말도 없이 그녀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에 놓았다. 그리고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유현진은 순간 정신을 번뜩 차리게 되었다.

그녀는 재빨리 손을 치워냈고 그를 노려보면서 말했다.

“여긴 병원이야! 정신 차려!”

강한서는 살짝 웃음소리를 냈다. 장난을 그만두기로 한 그는 그녀의 머리칼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나직하게 말했다.

“일어나. 얼른 정리하고 집으로 데려다줄게.”

유현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옷을 벗겨 확인했다. 피부발진이 많이 사라진 그의 몸을 보며 그녀는 그제야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은 일어나 정리하였다. 강한서는 병원비를 내러 갔고 유현진은 그런 그를 병원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병원에서 깨어났던 터라 그녀는 머리도 빗지 않았고 머리를 풀어 헤친 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만약 지인이 아니라면 절대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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