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89화

백혜주는 치밀어오르는 화에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배가 서서히 아파져 오기 시작했고 비틀거리며 중심을 잃더니 마침 진단서를 들고 오던 백현석이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곤 바로 그녀를 부축했다.

“누나, 왜 그래요?”

백혜주의 안색이 점차 창백해지더니 이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

유상수는 백현석의 목소리를 듣곤 바로 고개를 들었다. 백혜주는 이미 정신을 잃은 상태였고 치맛자락이 서서히 붉은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유상수는 순간 어찌할 바를 몰랐다.

두 명의 임산부는 곧바로 응급실로 들어가게 되었다.

강한서는 한주병원에 아는 지인이 있었기에 미리 지인에게 얘기해 둔 상태였다. 그랬기에 최연서가 가짜 임신이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게 된 것이었다. 의사는 그저 최연서의 태아가 불안정하다며 약을 처방해주곤 집에 돌아가 푹 쉬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유상수는 순간 마음이 놓였다.

한편 백혜주 쪽은 다행히 유산이 되지 않았고 의사는 그저 나이도 많은 데다가 갑작스럽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 출혈이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아이는 무척 건강한 상태라고 했고 태아의 심박수 등 모든 수치가 정상이라고 했다.

유상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마자 간호사가 진단서를 들고 보호자의 사인이 필요하다며 들어왔다.

백현석이 받으려는 순간 유상수가 먼저 가로챘다. 그것이 임신중절수술 확인서라는 것을 알게 되자마자 그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지금 이게 뭐죠? 임신중절수술 확인서라니요? 누가 수술을 한다는 거죠? 잘못 가져오신 게 아니에요?”

간호사도 행여나 잘못 가지고 왔을까 봐 얼른 확인해 보았다.

“백혜주 님이 아니신가요? 주민등록증 확인해 보니 백혜주 님이 맞는데요?”

유상수는 미간을 확 구겼다.

“저희는 임신중절수술 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간호사가 말했다.

“하지만 본인께서 이미 임신중절수술을 하겠다고 이곳에 직접 사인하셨습니다.”

간호사가 낮은 소리로 이어서 물었다.

“혹시 보호자와 상의가 되지 않은 건가요?”

유상수는 백혜주의 사인을 발견하곤 안색이 더욱 안 좋아지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