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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화

유상수가 그녀를 또 잡으려고 했지만 백현석이 그의 손을 막으며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

“매형, 누나가 이런 꼴을 당하고도 매형한테 심한 소리 한 번 한 적 없어요. 대체 누나를 어떤 지경까지 내몰려고 그러시는 거예요?”

유상수는 입을 뻐금거렸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백현석이 덤덤하게 말했다.

“제일 좋은 변호사를 모셔서 누나의 소송을 도울 거예요. 현아랑, 서훈이 우리가 꼭 데려갈 겁니다. 매형도 매형 변호사에게 준비하라고 하세요.”

그에 유상수는 완전히 당황하고 말았다.

백현석은 이미 예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주씨 가문의 일원이 되었으니, 어떻게 되든 그에겐 유리했다. 게다가 그와 백혜주의 결혼이 끝나기만 하면, 그때의 비밀을 지켜준다는 약속을 믿을 수 없어졌다.

그건 정말 큰 문제였다.

그런 생각이 들자 유상수는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빠른 걸음으로 따라가 백혜주를 막아섰다. 그는 쉰 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잘못했어, 혜주야. 화내지 마. 내가 잠시 미쳐서, 정신이 나갔어.”

“네가 17살 때부터 나를 만나서 오랜 세월을 명분도 없이 내 옆에 있었는데, 난 너한테 제대로 된 결혼식도 못 해주고, 이런 일까지 겪게 했어. 내가 죽을죄를 지었어.”

백혜주는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였다.

“그런 말 하지 마요. 나도 내가 이젠 나이도 먹고 갓 스물이 된 여자애랑은 비교도 안 된다는 걸 알아요. 이게 아마 제가 남의 가정을 파탄 낸 벌이겠죠. 받아들일게요. 그래도 한때는 부부였는데, 좋게 끝내요.”

유상수는 비통해하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난 이혼 안 해. 현아, 서훈이랑 너, 그리고 배 속의 아이까지. 누구도 없어서는 안 돼. 넌 걱정하지 말고 태교에만 신경 써. 다시는 지우겠다느니, 그런 생각은 하지도 마. 이 애가 우리한테 온 이상, 모두 운명이라고 생각해. 아들이든 딸이든, 난 다 좋아. 그리고 연서는, 돈을 줘서 애를 지우라고 할게. 다신 걔를 만나는 일은 없을 거야.”

백혜주가 쉰 소리로 말했다.

“날 속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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