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막장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장면을 유현진에게 들킨 두 사람은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현진아, 네가 병원엔 어쩐 일이야?”그래도 유상수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 현진에게 물었다. 그러더니 강한서에게 시선을 돌렸다. “강 대표랑 같이 온 거야?”유현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병문안 온 건데, 아래에서 만나서 같이 올라왔어요.”그녀는 유상수와 백혜주를 번갈아 보더니 유상수가 품에 안아 보호하고 있는 여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분은?”“이 사람은—”유상수가 막 대답하려는데, 백혜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회사 비서.”그러자 유상수는 입을 다물었다. 불륜녀였던 백혜주가 하현주의 자리를 빼앗았다. 그땐 기세가 등등했지만, 혼인신고를 한 지 일년이 채 안 되는 사이, 유상수는 벌써 백혜주에게 질려 더 어린 여자를 찾았다. 그야말로 벌을 받은 셈이었다. 백혜주는 유상수가 밖에서 바람이 나는 것은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유현진에게 웃음거리가 되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그러니 그녀는 제일 먼저 최연서의 신분을 감추었다. 유현진은 말없이 최연서를 훑어보더니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비서분, 낯이 익네요.”하현주에 대한 유현진의 마음이 얼마나 큰데, 버젓이 보이는 그 얼굴이 누구를 닮았는지 그녀가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 백혜주는 부아가 치밀었다. 유상수 이 개자식은 바람을 피운 것도 모자라 하필 하현주랑 비슷하게 생긴 걸 찾아서는 그녀의 심기를 건드렸다. 유현진이 바보도 아니고, 이런 곳에서 만났는데, 어떻게 그쪽으로 생각하지 않겠는가?“나도 처음 쟤를 봤을 때 낯이 익다고 생각했어요. 눈매 좀 봐요, 현주 언니랑 정말 비슷하죠.”백혜주는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안타깝게도 언니가 명이 짧아서 일찍 가버려서 그렇지, 만약 나란히 서 있었으면 모녀 같았을 거예요. 낯이 익지만 않았어도 고용하지 않았을 텐데. 애가 착하고 부지런해서, 평소 심부름하는 것도 사람들 눈치를 잘 살펴요.”낯짝도 두껍게 내뱉는 말들,
유상수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비록 자네가 현진이와 이혼했지만, 내 마음속에 우리는 여전히 한 가족일세. 게다가 오랫동안 불러서 습관도 되었고.”강한서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 습관, 고치셔야 할 것 같네요. 현진이 아버지도 아니고, 이론적으로 저와 유 대표님은 아무런 사이가 아니니까요. 습관이 되셨다고 계속 그렇게 부르시면, 전 또 다른 사람들에게 애써 설명해야 해요. 그러니, 대표님께서 고치시죠.”유상수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순식간에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리고 또 “현진이”라고 부르는 강한서의 말에, 그는 유현진에게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현진과 강한서의 관계는 아직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그에 유현진을 양녀로 삼으려는 유상수의 결정은 더욱 확고해졌다. 그동안 강씨 집안이 그에게 준 혜택이 너무 컸었다. 그러니 그가 어떻게 쉽게 포기하겠는가?유상수는 재빨리 표정 관리를 하더니 말했다. “내가 비록 현진이 친아버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키우지 않았는가. 전에도 현진이한테 양녀로 들이는 것에 대해 말했었고, 현진이도 마음속으로는 그걸 원하는 것 같았네. 누가 뭐라고 하든, 그래도 명의상 내가 아버지 아닌가.”그의 말에 백혜주가 화를 냈다.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오빠가 유현진 씨를 양녀로 들인다고요?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유상수는 그에 바로 표정을 굳혔다. “남자끼리 얘기하는데, 끼어들지 마!” 백혜주는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치밀었다. 바람을 피워 임신까지 시켰으면 되었지, 이젠 또 유현진을 양녀로 들이겠다니, 유상수가 미친 게 아닐까? 유현진이 그들에게 얼마나 많은 원한을 품고 있는데 이런 독사 같은 애를 곁에 두겠다니, 유상수의 머리가 어떻게 된 게 분명했다!그녀는 화가 나자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유상수를 잡으려고 하며 나지막이 말했다. “오빠, 나 배가 아파요.”유상수는 백혜주가 자신의 계획을 망치려고 괜히 연기를 한다고 생각
‘남자아이를 낳을 확률이 높다니!’유현진은 강한서가 연기를 제대로 하지 못할까 걱정이었다. 연기하는 티가 너무 많이 나 들킬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보니, 그것은 완전히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강한서는 소질이 있는 편이었다. 태연하고 진지한 모습은, 그녀마저도 그의 헛소리를 믿게 만들었다. 유상수는 남자아이를 낳는다는 말을 듣자마자 흥미를 가졌지만, 곧 반신반의하며 말했다. “아들딸이라는 건,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일 아닌가?”강한서가 말했다. “지금은 기술이 굉장히 발전했고, 유전 공학, 유전자 변형은 더 이상 말뿐인 일이 아니에요. 그러니 아이의 성별을 결정하는 것도 가능하죠.”그의 말에 유상수는 마음이 흔들렸다. “그럼, 그럼 그 의사 연락처 좀 보내주게.”강한서가 바로 대답했다. “네. 연락하실 때, 제 이름을 말씀하시면 돼요.”유상수는 강한서에게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퍽 어울리는 두 사람을 보며 후회스러운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많은 말들을 할 상황이 아니었던지라 그는 유현진에게 말했다. “현진아, 내가 한 말은 언제나 유효해. 여자애가 혼자 밖에서 힘들 거야. 너만 원한다면, 유씨 가문은 언제나 네 그늘이 되어줄 거야.”유현진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유상수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유상수는 어쩌다 아버지다운 면모를 보이며 강한서에게 당부했다. “강 대표, 현진이 잘 부탁하네.”강한서를 입술을 짓이기며 “네”라고 대답했다. 유상수는 그제야 빠른 걸음을 옮겨 자리를 벗어났다. 물론, 최연서를 끌고 가는 것은 잊지 않았다. 그의 모습이 사라진 뒤, 유현진이 참지 못하고 소리 내 웃었다. “너무 말도 안 되는 소리잖아, 성별을 결정할 수 있다니? 눈치챌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했어?”강한서는 어깨를 으쓱였다. “난 그저 확률이 높다고 했을 뿐이야. 확신하지 않았다고. 만약 아니라면, 낮은 확률에 걸렸을 뿐이야. 이런 걸 여지를 남겼다고 하는 거지.”말하며 그는 유현진의 손가락을 잡았다. “가자
“다른 얘기도 나눴어. 그 작은 고모부에 대해 알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하지만 강운 씨도 잘 모르는 것 같아.”강한서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알면 이상한 거지. 강운이 아버지와 주시윤은 사이가 그저 그렇거든. 평소 연락도 자주 하지 않고. 게다가 주시윤의 남편을 그 집안에서는 누구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혼인 신고만 했고, 결혼식도 못 하게 하거든. 주강운도 그 고모부를 몇 번 보지 못했어.”그에 유현진은 의아해했다. “지난번 주얼리 전시회에서 강운 씨 어머니와 강운 씨 고모의 사이가 꽤 좋은 것 같았는데. 왜 사이가 별로라고 하는 거야?”강한서가 덤덤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하니 당연히 예의는 지켜야지.”그는 잠시 말을 멈추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전에 강운이한테 두 살 어린 동생이 있었어. 한 살 때 장난감 안에 있는 작은 부품에 기도가 막혀 세상을 떠났거든.”당시 주시윤이 유학에서 돌아왔고, 주진철은 굉장히 기뻐했다. 그랬기에 환영식을 성대하게 치르려고 했다. 굳이 집에서 파티를 열려고 했었기에 주진철과 함께 살고 있던 주강운의 부모님이 파티 준비를 했어야 했다. 그날도 그의 부모님은 파티 준비를 위해 밖에 물건을 사러 나갔었다. 그 결과, 그들 부부는 주시윤의 환영식을 위해 불려 다녔고 온 가족이 주시윤을 중심으로 맴돌았다. 집에 있는 두 아이에게 신경을 쓰는 사람이 없었고, 결국 사고가 생겼다. 곁에 어른이 없었으니, 아이의 식도에 물건이 걸려도 아무도 몰랐다. 주강운도 고작 3, 4살이었으니, 동생이 숨을 쉬지 못하는 원인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어른에게 도움을 청해도, 그들은 그저 그가 떼를 쓴다고 생각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도우미가 확인하러 갔을 때는 이미, 아이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심장 박동이 멈추었었다. 병원으로 옮겨지자 의사는 바로 뒷일을 준비하라고 했다. 그 소식을 들은 주강운의 어머니는 바로 쓰러지고 말았다. 사실 파티 준비는 도우미에게 맡겨도 충분했다. 하지만 주진철이
유현진이 파일을 펼쳐 보았다. 백현석에 관한 자료였다. 백현석... 아니, 손태오라고 부르는 것이 맞았다. 그의 출신은 신기하리만치 백혜주와 비슷했다. 그 역시도 작은 도시 출신이었고, 10대 때 한주시로 상경했다. 종업원, 누드모델, 이발소 직원, 자동차 수리...아무튼 생계를 위해서 거의 모든 일을 해봤었다. 제일 오래 한 일 중 하나는 모델이었고, 다른 하나는 종업원이었다. 그의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고, 그의 가족들은 이미 오랫동안 그를 보지 못했었다. 그의 두 형들도. 많은 사람은 그가 밖에서 사고로 죽은 줄 알고 몇 년 전, 사망 신고를 해버렸다. 그런 이유로 백혜주는 완벽하게 그를 백현석으로 둔갑시켰다. 애초부터 신분이 없는 사람이었으니, 유괴되어 오랫동안 실종된 사람으로 둔갑해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와 백혜주는 10년 전에 이미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다만 백혜주는 신중하게 행동하는 편이라, 찾을 수 있는 자료가 매우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손태오가 백혜주의 돈으로 미술 학원을 다녔으니, 그 증거는 찾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손태오는 성형을 한 적이 있어서, 그는 원래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유현진은 그의 성형 전 사진을 확인하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사람... 유서훈이 이 사람을 닮았잖아!”강한서는 그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았다. 조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예측하고 있던 사실이었다. 조사를 한 것은 단지 그의 추측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가 물었다. “어떻게 할 생각이야?”정신을 차린 유현진이 서류를 덮었다. “조금 더 기다려야 재밌지. 3 개월... 아마 그 정도도 필요 없을 거야. 백혜주가 우리보다 더 급할 테니까.”손태오는 그녀가 자기 아이의 앞날을 위해 주시윤에게 준비해 둔 카드였다. 이 시점에 그녀가 아이를 더 낳을 리가 없었다. 정력도 없었고, 들킬까 봐 두렵기도 했기 때문이다. 자료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손태오는 백혜주에게 일편단심인 것 같았다. 백혜주는 머리가 굉장히
강한서는 눈을 움찔거리더니 그녀의 말을 되풀이했다. “남자 옷이 있다고?”유현진이 말했다. “전에 국내 의류 브랜드 광고 촬영할 때 디자인이 예뻐서 너 주려고 두 벌 가져왔었어. 원단도 부드럽고. 하지만 가격이 비싼 건 아니라서, 네가 싫으면 됐어.”강한서는 그녀의 말에 멈칫거렸다. “너 나한테 비싼 옷 사준 적이 별로 없잖아? 왜 그렇게 격식 차리면서 말하는 거야?”유현진: ...그녀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내가 언제 너한테 비싼 옷을 사준 적이 없어? 네 양말은 한 켤레에 몇만 원씩 했지만 내가 신는 건 한 켤레에 몇백 원짜리였어!”강한서가 말했다.“양말 빼고.”“속옷은? 속옷도 한 벌에 몇만 원씩 하는 거잖아. 어떤 건 몇십만 원씩 하는 거야!”강한서: ...“속옷 빼고.”유현진은 입을 뻐금거리더니 결국 변명했다. “비싼 옷을 안 사는 건 아까워서가 아니라, 가성비 때문인 거 알잖아. 유명 브랜드 옷은 브랜드 프리미엄이 붙어 있어서 몇백만 원짜리 옷도 원가는 몇만 원밖에 안 하잖아. 일상복으로 입을 건데, 왜 그런 돈을 쓰겠어?”그녀는 말을 하면 할수록 자신의 말에 일리가 있는 것 같아 마지막엔 오히려 당당해졌다. “매번 여러 군데 비교하면서 사는 나는 안 힘들겠어? 다 네 돈을 아끼려고 그러는 거잖아. 속 좁은 사람처럼 왜 네가 그러는 거야?”강한서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여러 군데 비교하면서 사는데, 색이 빠지는 수영복으로 고른 거야?”유현진: ...민경하가 참지 못하고 소리 내 웃어버렸다. 강한서가 수영을 할 줄 모르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가끔 어떤 바이어들은 클럽에서 비지니스 하기를 좋아했다. 골프를 치거나 수영을 하면서, 놀면서 미팅하는 것을 즐겼다. 강한서도 당연히 모든 과정에 동행해야 했지만 일반적으로 그는 물에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가끔 물을 좋아하는 바이어를 만나면 강한서가 수영할 줄 모른다는 것을 알고 꼭 그에게 수영을 가르쳐주려고 했다. 그러면서 강한서가 수영을 할
유현진이 그를 노려보았다. “그러면서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강한서가 그녀의 손바닥을 긁으며 말했다. “그래도 자제해야지. 안 그러면 내가 너무 기대한 것처럼 보이잖아. 매력 떨어져.”유현진: ...‘저것도 재간이야.’차미주는 집에 없었다. 아마 회사에 간 것 같았다. 유현진은 문을 열고 슬리퍼를 꺼내 강한서에게 건넸다. “먼저 신발부터 갈아신어. 옷 가져다줄게.”강한서가 그녀의 말에 대답하고는 신발을 갈아신더니 집으로 들어왔다. 그는 지난번과 크게 변화가 없는 집안을 살펴보았다. 루나는 다시 유현진의 집으로 돌려보내졌고, 지금 막 구석에서 충전 중이었다. 강한서가 부르자 루나는 다가와“아빠”라고 불렀다. 강한서는 루나의 가슴팍에 있는 조작구를 열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더니 안전 모드를 다시 설정했다. 유현진이 옷을 가지고 나왔을 때, 강한서는 휴대폰으로 데이터를 전송했다. “뭐해?”강한서가 말했다. “피드백을 수집하고 있어. 시스템을 조정하는 데 유용하거든.”유현진은 “그래”라고 말하더니 옆에 앉아서 기다렸다. “루나 나 감청할 수 있어?”유현진은 무심코 질문을 던졌다. 강한서의 손이 하마터면 떨릴 뻔했다. 그는 평온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럴 리가. 루나는 앞으로 출시될 예정인데, 기본적인 사용자의 사생활도 보장할 수 없으면, 누가 감히 쓰겠어?”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잠시 후 입을 열었다. “강한서, 너 매번 거짓말할 때면 내 눈 못 보는 거 알아?”강한서: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무심하게 말했다. “넌 정말 내가 얼굴만 반반한 멍청이인 줄 아는 거야?”강한서: ...“데이터를 전송하긴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설정이 트리거될 때 전송돼. 아무리 그래도 내가 네 안전은 확인해야 하잖아. 그리고.”강한서가 멈칫하더니 말했다. “가끔 네 목소리도 듣고 싶고.”말하며 그는 몰래 유현진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화를 내지 않고 턱을 만지며 물었다. “카메라는 없지?”강한서가 말했다. “네
영상은 한 쌍의 백인 커플이었고, 여자는 큰 웨이브를 넣은 헤어스타일에 검은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으며 위에는 버클을 채우지 않은 브라를 손으로 누르고 있었다. 그녀는 도도하게 걸어와 카메라를 등진 채 남자의 허벅지 위에 앉았다. 남자는 그녀의 버클을 채워주었고, 여자가 몸을 일으켜 스트랩 힐을 신은 발을 들어 남자의 어깨 위에 올렸다. 그러자 남자는 눈을 내리깔고 우아하게 그녀의 신발 끈을 묶어주었다. 전반 영상에서 남녀 주인공은 어떠한 스킨쉽도 없었지만, 야릇한 긴장감이 흘러넘쳤고,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열풍을 일으켰고, 많은 유튜버들이 패러디하고 인기를 얻었다. 진지한 버전이든, 웃기는 버전이든, 모두 인기를 끌었다. 이준도 그녀가 그 인기에 묻어갔으면 하는 것이 분명했다. 사실 예전의 그녀는 유튜버나 인플루언서 사이에 퍼지는 유행이나 챌린지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예를 들면 A4용지로 허리 가리기, 만화 캐릭터 다리와 비교하기, 손을 뒤로 꼬아 배꼽에 닿기 등 그런 것들 말이다...그녀는 그런 것들이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날씬하기만 하면, 누구든 가능한 것이었다. 그녀는 오히려 새로운 유형의 챌린지에 관심이 있어 했다. 예를 들면 AI 춤을 따라 추기, 남장여자 혹은 여장남자 변장 챌린지와 같은, 시선을 사로잡는 것들을 좋아했다. 남녀가 함께 찍는 커플 영상은 대부분은 커플들의 애정행각이라 그녀는 보고 싶지도 않아 했다. 하지만 그 영상은 그녀가 전에 갖고 있던 편견을 깨버렸다. 제대로 촬영할 수만 있다면, 커플도 고급스럽고도 섹시한 영상을 찍을 수가 있었다. 이준이 그녀에게 카톡을 보냈다. 「저한테 현진 씨 파트너로 함께 할 남자 모델이 몇 명 있어요. 사진 보낼 테니 한번 봐요.」유현진은 “OK”라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그녀가 물을 가지고 나왔을 때 강한서는 이미 옷을 다 갈아입고 있었다.그는 드레스 룸의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있었다. 그는 습관적으로 제일 위에 있는 단추까지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