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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5화

이런 막장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장면을 유현진에게 들킨 두 사람은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현진아, 네가 병원엔 어쩐 일이야?”

그래도 유상수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 현진에게 물었다. 그러더니 강한서에게 시선을 돌렸다.

“강 대표랑 같이 온 거야?”

유현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병문안 온 건데, 아래에서 만나서 같이 올라왔어요.”

그녀는 유상수와 백혜주를 번갈아 보더니 유상수가 품에 안아 보호하고 있는 여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분은?”

“이 사람은—”

유상수가 막 대답하려는데, 백혜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회사 비서.”

그러자 유상수는 입을 다물었다.

불륜녀였던 백혜주가 하현주의 자리를 빼앗았다. 그땐 기세가 등등했지만, 혼인신고를 한 지 일년이 채 안 되는 사이, 유상수는 벌써 백혜주에게 질려 더 어린 여자를 찾았다. 그야말로 벌을 받은 셈이었다.

백혜주는 유상수가 밖에서 바람이 나는 것은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유현진에게 웃음거리가 되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그러니 그녀는 제일 먼저 최연서의 신분을 감추었다.

유현진은 말없이 최연서를 훑어보더니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비서분, 낯이 익네요.”

하현주에 대한 유현진의 마음이 얼마나 큰데, 버젓이 보이는 그 얼굴이 누구를 닮았는지 그녀가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

백혜주는 부아가 치밀었다. 유상수 이 개자식은 바람을 피운 것도 모자라 하필 하현주랑 비슷하게 생긴 걸 찾아서는 그녀의 심기를 건드렸다. 유현진이 바보도 아니고, 이런 곳에서 만났는데, 어떻게 그쪽으로 생각하지 않겠는가?

“나도 처음 쟤를 봤을 때 낯이 익다고 생각했어요. 눈매 좀 봐요, 현주 언니랑 정말 비슷하죠.”

백혜주는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안타깝게도 언니가 명이 짧아서 일찍 가버려서 그렇지, 만약 나란히 서 있었으면 모녀 같았을 거예요. 낯이 익지만 않았어도 고용하지 않았을 텐데. 애가 착하고 부지런해서, 평소 심부름하는 것도 사람들 눈치를 잘 살펴요.”

낯짝도 두껍게 내뱉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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