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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그랬다, 강한서는 연애를 정말로 한 번도 못 해봤던 것이었다. 그랬기에 그녀는 애초에 강한서가 무슨 이상한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녀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신경 쓰긴 뭘 신경 써!'

그녀가 나직하게 물었다.

“그래서, 나한테 네 친구에게 쿠키 주지 말라 한 것도 성서원 씨의 말 때문이었어?”

강한서는 이마 위에 있던 그녀의 손을 잡아 입술에 갖다 대었다. 그리고 그녀를 보면서 애틋한 목소리로 말했다.

“현진아, 난 종종 어떻게 말을 해야 네 기분이 상하지 않을지 잘 몰라. 사실 그날도 네가 걔들한테 선물을 줘서 화가 난 게 아니야. 내가 화가 난 건 네가 정성스럽게 만든 쿠키를 진심을 담아 선물한 건데 뒤에서 그런 말이나 듣게 되고, 게다가 손까지 다친 네 모습을 보니까 화가 났던 거야. 너한테 화낸 것도 아니었어. 내가 화상연고를 사서 메모까지 적어뒀는데 네가 보지도 않고 버린 거잖아.”

“... 난 화상연고를 본 적이 없어.”

강한서가 말했다.

“난 분명 샀어.”

강한서는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억울한 듯한 얼굴로 말했다.

“정말이야.”

유현진은 당연히 그의 말을 믿었다. 왜냐하면, 강한서는 술에 취하기만 하면 솔직해졌으니까.

강한서가 사 온 걸 그녀가 아닌, 전에 집에서 일하던 가정부가 버린 것이었다.

가정부는 신미정의 말을 따르는 사람이었고 아마도 신미정이 가정부에게 시켜 버리라고 한 것이 틀림없었다. 흡사 신미정이 일부러 피임약을 정인월의 시야에 닿는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것처럼 말이다.

신미정은 처음부터 그녀와 강한서의 사이가 틀어지길 바랐다.

강한서는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성서원을 만나자마자 불쾌했던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 강한서는 바로 기분이 가라앉게 된 것이었다.

유현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도 이렇게 솔직했다면 우리한테 이미 유치원을 다닐 아이가 있었을 거야.”

민경하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뜨렸다. 유현진 또한 강한서와 마찬가지로 속으로 끙끙 앓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유현진이 눈을 가늘게 뜨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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